태영호 “주체사상 언제 버렸는지 밝혀야”
이인영 “사상자유있는 남쪽 이해 못한다”
이인영 “그때도 지금도 아니다... 사상 전향 여부를 묻는 것. 온당치 않은 질의”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전향 질의는 국회 모욕행위”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이인영 통일부장관 인사 청문회에서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때 아닌 사상검증 발언을 하며 이 후보자와 설전을 벌였다.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태 의원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후보자에게 “사상검증이 안됐다가 네거티브였다. 본인도 들어봤느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정권이 용공세력으로 지목했던 적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의 삶의 궤적을 추적해봤다. 김일성 주체사상. 주체사상의 원조라고 하더라”고 되물었고 이 후보자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태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전대협(전국대학생협의회)의장이었던 점을 들며 “후보자의 인생을 돌아 봤더니 84학번이다. 제가 북한에서 있었을 때 주체사상을 신봉했다”며 “북한에 있을때 남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많다고 들었다. 전대협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매일 아침 일제 식민지를 해방하기 위해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를 보며 신봉한다고 들었다”고 질의했다.

이 같은 질의에 이 후보자는 “전대협 의장인 제가 충성맹세를 하고 김일성 사상을 했다고 하셨느냐?”라고 대답했고 태 의원은 “과장된 것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이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태영호 의원이 이인영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태영호 의원이 이인영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영호 “언제 사상 전향 했는지 찾을수 없어” 
이인영 “전향은 태 의원처럼 북에서 남으로 온 분에게 해당하는 이야기”

태 의원의 사상검증 질의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태 의원은 자신의 인생과 이 후보자의 인생을 비교한 자료를 꺼내들며 “제가 이번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후보자 삶의 궤적을 많이 봤다”며 “하지만 후보자가 언제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을 수 없었다. 이 후보자도 언제 어디서 이렇게 '나는 주체사상을 버렸다'고 한 적 있는가”고 거듭 물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전향이라는 것은 태영호 의원처럼 북에서 남으로 온 분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며 “제가 남에서 북으로 갔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 저에게 사상 전향 여부를 묻는 것은 의원님이 저에게 청문위원으로 물어봐도 온당하지 않은 질의라고 생각한다. 사상의 자유있는 남쪽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태 후보자의 질의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태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재차 “그럼 주체사상을 언제 버렸는지 밝혀달라”고 다시 질의했고 이 후보자는 “그때도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 추궁하는 행위로 착각되지는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설전이 벌어지자 김영호 의원은 “대한민국 4선 국회의원 출신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전향했느냐?라고 물어보는것은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본다”며 “태 의원님의 진정성을 알겠지만 이런 부분은 신중하게 접근했으면 좋겠다. 전향, 주체 사상을 언급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대북 관계를 어떻게 진행하고, 앞으로 북한을 상대할 통일부 장관에게 예민한 문제는 개인적으로 논의했으면 좋겠다. 유감을 표명합니다”라며 태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에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국회법 24조에 따라서 국회의원은 대한민국 국가 이익을 위해서 성실하게 할 것을 선서한다”며 “이인영 후보자도 4번에 걸친 선서를 한 헌법 기관임을 명심해달라”며 과열된 양측의 공방을 진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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