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공론장 역할 자처한 공공극장과 한국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질문 던져
14명의 성가대, 100명의 영상 합창단, 밴드 라이브 연주까지, 대형 예배당으로 변하는 극장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동일한 관극 경험 위해 전 회차 배리어프리(Barrier-Free) 공연 진행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 포스터.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 포스터. <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남산예술센터는 2020년 시즌 프로그램의 세 번째 작품으로 쿵짝 프로젝트와 공동 제작한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작 공동창작, 연출 임성현)를 오는 9월 2일부터 9월 13일까지 공연한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지난 2018년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된 바 있는 ‘삼일로창고극장 봉헌예배’의 주제와 형식을 확장시켜 올해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이다.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교회의 예배를 무대화해 형식만 남은 대다수 교회의 예배 안에 잠재돼 있는 ‘제의성’과 ‘연극성’을 복원하는 시도를 한다. 예수의 생애를 동시대적 시각에서 재해석하고 기독교가 그동안 배제했던 ‘퀴어(Queer,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포괄적인 용어)’를 예배의 전담자인 제사장으로 세워 한국 기독교의 보수화와 소수자 혐오를 짚어본다.

작품의 다른 한 축으로, 한국 기독교 역사와 유사한 공공극장 남산예술센터의 성장 과정도 함께 조명한다.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기도하는 ‘대부흥’ 예배 형식을 차용한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권력에 힘입어 공익보다는 사익을 우선시했던 과거와 기형적으로 성장한 현재를 연극적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시민사회의 공론장으로 자처하던 공공극장과 한국 교회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며 성장해야 하는지’를 질문한다.

교회를 극장 안으로 가져오는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예배의 순서와 형식을 그대로 따르되 연극적 방식으로 무대를 채우는 것이 특징이다. 고대 그리스 극장을 닮은 원형 무대와 객석은 대형 예배당이 되고, 성가대가 위치한 발코니 구조를 따온 극장 곳곳에는 14명의 코러스가 배치돼 극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라이브 밴드의 생생한 연주가 더해져 ‘대부흥성회’의 에너지를 그대로 재현한다. 극 후반부에 진행되는 성가 장면은 사회 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 모집한 100여 명의 영상 합창단과 무대 위 출연진들의 5부 합창이 어우러져 극장 안팎의 목소리가 모여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공연은 쿵짝 프로젝트의 네 번째 공동창작 작품으로, 쿵짝 프로젝트는 그동안 가부장제와 페미니즘, 성소수자와 기독교, 여성과 섹슈얼리티, 위계적인 연극계 권력 구조 등 주로 동시대적 사안을 다루며 ‘젊은 연극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온 단체다. 연출을 맡은 임성현은 ‘잃어버리거나 빼앗긴 것을 되찾는 과정으로서의 연극’에 관해 작업하는 신진 연출가로, <예수 고추 실종 사건>(2017), <삼일로창고극장 봉헌예배>(2018), <젊은 연극: 가제> 등을 연출한 바 있다.

이번 작품은 전 회차를 배리어프리(Barrier-Free) 공연으로 진행하며,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해설과 수어(수화)통역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 제공한다. 또한 지체장애인을 위해 휠체어석이 마련돼 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동일한 관극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휠체어 리프트 이용이 필요 없는 무대 반입구를 객석 출입구로 사용한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예매처 홈페이지 또는 문자 메세지로 예매할 수 있으며, 시각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은 전화 예매가 가능하다.

한편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는 남산예술센터 홈페이지와 온라인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가 가능하다. 전석 3만원, 직장인 2만 4천원, 청소년・대학생 1만 8천원, 장애인・국가유공자・65세 이상 1만 5천원. (예매 및 문의 02-758-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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