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국시 거부 여부 곧 결정
의대학장들 “학생들,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라”

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의과대학. <사진=연합뉴스>
▲ 9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의과대학.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정부여당의 공공의대 설립·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정책에 반대하면서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의대생들이 병원으로 돌아간 선배 의사들에게 투쟁에 동참해달라는 호소문을 냈다. 이들은 동맹휴학을 유지하는 한편 국가고시 거부 여부에 대해서도 이번 주 내로 결정할 예정이다.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은 10일 오전부터 동맹휴학 지속 여부를 논의한 결과 휴학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존에 의결했던 동맹휴학 등을 중단한다’는 안건이 상정됐으나 전체 40표 중 찬성 13표, 반대 24표, 기권 3표가 나와 부결됐다.

이날 회의에서 본과 4학년들의 국시 거부 지속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의대협은 현재 이들을 대상으로 응시 거부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의대생들은 의료정책에 반대하면서 예과 1학년부터 본과 3학년까지는 동맹휴학을, 본과 4학년은 의사 국가고시 응시 거부를 하는 방식의 집단행동을 결정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의협)이 정부여당과의 합의문을 타결하고, 전공의·전임의를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업무 복귀 결정을 내린 가운데 의대생들만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의대협은 11일 호소문을 내고 “학생으로 시작해서 학생으로 끝내겠다”면서 “선배님들이 이 조용한 투쟁에 부디 함께해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선배님들은 병원과 학교로 돌아갔다. 학생들은 홀로 남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면서 “우리는 남은 명분이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 구제만을 위한 이기적인 투쟁이라며 비난과 질타가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들은 집단행동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정부의 의료 정책을 감시·운영할 수 있는 의료계 감독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대 학장·원장 “의대생들, 학업과 국시 매진해야”

다만 의대학장·원장들은 이들이 학업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이날 호소문을 내고 의대생들에게 “이제 본연의 자리로 돌아올 때”라면서 “학업과 국가시험에 매진하면서, 여러분의 노력으로 어렵게 얻어낸 의정협의체를 효과적으로 가동시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문제점들을 실제적으로 보완하는, 새로운 정책 틀을 개발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 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우리 학장, 원장들은 여러분과 함께 미래 지향적인 대화과정을 조직하고 의정협의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중단 없이 감시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여러분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할 것을 약속드린다”면서 “이제 여러분도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과정의 주역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현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건 간에, 모두의 불편과 불안을 초래한 최근의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한 마음”이라면서 “전문직으로서 의료인의 사회적 책무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하는 것이기에, 그간의 혼란이 비록 정책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더라도 겸허한 성찰과 용기있는 사과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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