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보호 위해 대기업 진입 신중히 판단해야”
“석탄‧원전보다 재생에너지 단가 낮아져… 탈원전‧친환경은 세계적 흐름”
“데이터는 4차산업혁명의 석유…인권-산업경쟁력 자원, 둘 사이 균형 맞춰야”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사진=이은재 기자>
▲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유경 수습기자] 21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은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군포시을)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해제된 중고차 매매업에 대해, 대기업이 진출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영세자영업자들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는 지난 23일 창간 20주년 특집으로 국회 상임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본지 김능구 발행인은 이학영 산자위원장을 국회 본청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실에서 만났다. 3선 중진인 이학영 산자위원장은 평생을 시민사회 운동에 헌신해온 ‘시민사회 대부’라 불리는 의원이다.

이 위원장이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현안은 중고차 매매 시장의 대기업 진입 문제다. 지난해 2월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해제됐다. 대기업도 중고차 매매에 뛰어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중고차 매매업을 다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할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이 위원장은 “시장에서 불리한 지위에 있는 쪽(영세소상공인)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 전에 섣부르게 규제를 풀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산업계 규제에 대한 정치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지난 국회 일명 ‘타다금지법’이 통과됐던 이유를 설명하며 “서서히 규제를 푸는 것은 괜찮지만 로비에 밀리거나 당위적 이유만으로 풀어주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정치인은 당장 돈 보고 하는 게 아니다. 기업은 돈을 보고 하지만 정치는 사람을 보고 하는 것”이라며 “모든 문제에서 이해관계자들은 현황이 어떻게 돼 있는지, 항상 민원이 오면 누가 이익을 보고 손해를 보는지 빠르게 판단해야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중고차시장에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대기업이 들어오게 되면 결국 영세한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설 곳이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중기청이나 의원실을 찾아와 향후 생존이 위협받게 된다며 섣부른 규제 완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와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에서 활동한 바 있는 이 의원은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이 국제사회의 추세”라고 말했다. “유럽국가들은 탈원전 가고 있고, 독일은 이미 절반 이상이 재생에너지 사용한다”며 “우리나라도 그러한 국제사회 기준에 근접하도록 기업들이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요즘 기술이 발전해서 재생에너지 단가가 석탄보다 낮아졌다”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4차산업혁명 기반인 데이터가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답했다. 이 의원은 “원하지 않는 정보가 무한대로 나가지 않게 개인에게 최소한의 자기 인권 보호 장치를 장착하도록 국회가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 의원은 CCTV 설치를 예로 들며 “자신의 개인정보보다 범죄 위험으로부터 안전해 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국민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학영 의원은 유신시절 전남대 문리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으며 민청학련 남민전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다. 이후 한국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이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 등을 거쳤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경기 군포에서 3선을 했다. 민주당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위원장과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를 역임했다. 21대 국회 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 선출됐다. 1984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23일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박상주 정치경제부 부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23일 이학영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박상주 정치경제부 부장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타다금지법’ 등 신산업 규제로 모빌리티 사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어떻게 바라보나.

모든 자가용을 (영업할 수 있도록) 풀어주면 좋다. 영업용 택시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대책 없이 풀어주면 책임을 져줘야 한다. 서서히 풀어주는 것은 괜찮지만 로비에 밀린다거나 당위적 이유로 풀어주며 지역으로 떨어지게 둘 순 없다. 국회의원들은 양자의 선택을 한다. 지난번에 카풀도 통과 못 시킨 이유가 그런 맥락이다. 전국 중소도시에서 젊은이들이 먹고 살 직장이 유통분야, 자동차 매매, 영업, 택시 운전, 중고자동차 이런 것이 소위 서비스다. 현대나 기아에서 중고차를 신차로 바꾸면서 영업사원에게 준다. 차를 넘겨주니 영업소에 자동차가 쌓이는 것이다. 100% 지분을 영업소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한테 시장에 가서 차를 딱 사오면 나사도 풀려 있고 에어백도 안된다. 이런 중고차를 대기업이 손대면 좋을 수도 있다. 기존 중고 소비자 편익을 위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당장 돈 보고 하는 게 아니다. 기업은 돈 보고 하지만 정치는 사람을 보고 하는 것, 사람이 표니까. 모든 문제에서 이해관계자들은 어떻게 돼 있지? 항상 민원이 오면, 누가 이익보고 손해를 보지? 이런 점을 빠르게 판단해야 한다. 소비자 편익성, 편의성, 고용된 사람을 어떻게 우선할 건가 이 판단을 한다.
지금 중소기업 적합업종 심사 중이서서 대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 필요없으면 심의 안 하면 되는데 이런 일이 국회에서 끊임없이 일어난다. 하나하나 법안에 사연이 다 숨어 있다. 국민들이 그걸 이해를 해주고 지지를 해줘야 한다. (국회에선 여야) 공방만 나오니까 국회의 진면목이 국민들한테 잘 전달이 안 된다. 현장에서 경제활동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의원들에게 직접 전달해야 한다. 역으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의 얘기를 듣고 경제현장에 전달하는 그런 역할을 하려고 한다.

과거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이외에 국회 연구단체인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활동 내역 중 에너지 관련 정책에 반영할만한 부분이 있을까.

그때가 노무현 정부 때 ‘새로운 에너지 전환’ 시도를 한 것이다. 10여 년 만에 산업부에 와서 보니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상징적 의미로 지금 이미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기술발전이 일어나 재생에너지 단가가 석탄 원전보다 낮아 설비들이 엄청 싸졌다.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탈원전으로 갔고 독일 같은 때는 2040년까지 갔고 절반 이상이 재생에너지다. 세계금융권들이 석탄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며 선언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자부, 대통령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국제사회 접근하려면 기업들이 그런 선언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주질 않는다. 금융투자도 그렇고. 시대는, 세계는 이미 그렇게 가고 있어서 산업부에서 정책을 계속 지원해야 한다.

‘해외 석탄 발전 투자 금지 4법’ 즉 한국전력·한국무역보험공사·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해외 석탄 화력 발전소 사업 시행·투자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다. 급격한 사업 전환으로 발전업계에서 그동안 연구·개발(R&D) 투자로 쌓아 온 기술력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외석탄발전 투자 금지 법안들이 가득하다. 이걸 금지해버리면 기술사업 지금까지 투자비용 수준들도 있고 무용지물이 된다. 미래를 예측하고 그 분야의 사람들을 미래 산업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현직에 새로 들어온 분들은 다른 쪽으로 생각할 수 있다. 발전소 역시 마찬가지다. 탄소절감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원전이 싸다고 하는데, 원전을 짓고 생산까지 비용만 생각해서 그런거다. 그걸 몇 만 년동안 이어질 폐기물 사후비용을 계산 안 해서 싸다는 거다. 사후비용도 비용이다. 나중에 감당해야 할 비용을 따져보면 엄청 비싸진다. 실제로 가격 측면에서도 재생에너지가 원전에너지를 따라잡을 수 있을 만큼 (발전해) 가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기반인 데이터가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반해, 개인정보 수집이 늘어나며 국민들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이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예를 들면 CCTV를 함부로 달지 말라며 개인 신상이 드러나니까 초기에 엄청 경계했다. 그러나 이제 경계를 덜 한다. 내 개인정보보다 범죄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군포시가 어마어마하게 많은 CCTV를 설치해달라고 늘 새롭게 주민들 요청이 올라온다. CCTV를 많이 달아 군포는 안전한 곳이라 할 수 있다. 범죄율이 굉장히 낮고 그 결과 시민들의 안전이 보장된다. 내 개인 일상을 다 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불안감을 시민들은) 이미 다 잊고 살고 있다. 물론 데이터가 공개돼서 내가 받는 인권침해 사생활 안정 이런 것이 분명 큰 주제인 것은 맞다. 데이터는 산업의 자원이자 4차산업혁명의 석유라 표현할 수 있다. 개인의 인권과 산업경쟁력 성장의 자원, 이 두 가지 사이에서 적절하게 못 맞춰가면 우리의 생체정보라든지 너무 많이 나와 있어 심평원에 다 돼 있고, 건강보험, 약국에 가면 약 사먹는 내용이 다 자료로 있고 병원에 다 쌓여 있다. 그렇듯이 개인의 비밀정보 다 들어가 돈이 되고 있다. 산업화와 개인 인권 보호, 사생활 차원 양자 다 실현할 것인지, 나라마다 가중치가 다를 것이다. 중국 같은 경우 인권 없이 정부가 다 쥐고 있다. 데이터가 집적되는 것은 점점 더 막을 수 없다. 원하지 않는 정보가 무한대로 나가지 않도록, 개인에게 최소한의 자기 인권보호 장치를 장착하도록 국회가 만들어야 한다.

산자위원장으로서 국회와 산자위의 소통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산자위 소통수준과 대책은?

현 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많이 보자고. 또 실제로 본다. 제언을 하거나 민원 사업현장에서 협회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 국회가 유일한 자기들의 미래를 개선해줄 수 있는 기관이다. 끊임없이 찾아오는데 최대한 만나 열심히 해결해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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