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지지자 사이에서 김종인 회의론
국민의힘 지지율, 비대위 출범이후 20%대 제자리
정진석 “김종인에 맡겨줬으면 힘을 실어줘야”
장제원 “金, 무대‧마이크 혼자 독점해 잠룡 못 크게 해”
‘김종인 리더십’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이 봉합돼 가는 수순이다. 다만 여전히 잠재적인 불씨가 남아 있다. 차기 서울‧부산시장 보선 승리와 대선 승리라는 ‘대의’ 측면에 많이 공감해 갈등을 잘 봉합하고 합심해 나가자는 분위기이지만, 일각에서 김종인 대표에 대한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힘 내에선 김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며 전당대회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열어 새 당 대표를 뽑자는 소수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판짜기 대신 자기 사람을 발탁하려 한다”, “어차피 내년 되면 당내 인사들이 나서야 하는데, 비대위 체제는 시간 뺏기에 불과하다” 등의 이유다.
3선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상)은 이에 대해 15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기 전당대회 같은) 그런 얘기들이 조금씩 당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명확하지 않고 투쟁하지 않는 이런 모습들에 대해 제기되는 정통성 시비다. 김 대표가 독선적 리더십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 이러다가는 서울‧부산시장 다 진다는 우려들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 의원과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대표적인 비판자로 분류되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5선, 부산 사하을)의 SNS계정에는 김 대표의 리더십과 당 운영 방식을 크게 성토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이뿐만이 아니다. 2030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많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10월 들어 김 대표를 성토하는 글들이 굉장히 많이 올라오고 있다. “김종인 너무 낡았다”, “김종인 이제 집에 빨리 가야 된다”, “김종인의 존재가 오히려 당의 발전을 저해한다”, “김종인 때문에 당의 잠재력 있는 정치인들이 성장을 못하는 느낌” 등의 견해가 지배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내 기반이 약하단 이유로 김종인 위원장을 흔드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구태는 답습해서는 안 된다. 내년 선거까지 맡겼으면 힘을 실어줘야지 대안도 없이 자꾸 흔들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선거 직전에 전당대회를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면서 “분열로 패배했던 역사를 반복해선 안 된다. 이제는 당원들도 전략적으로 생각해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선의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또한 15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조기 전당대회론’에 대해 “시간도 없고, 연말 국회가 있는데 어떻게 하겠는가”라며 “곧장 보궐선거 치러야 된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김종인 비대위 초기와 다를 게 없는 당 지지율…대권주자 부재 탓
이러한 내홍이 있는 것의 배경에는 결국 ‘당 지지율’이 꼽힌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 직후인 리얼미터 6월 1주차 여론조사(YTN 의뢰, 6월1일~3일 실시)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지지율은 27.5%였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42.8%였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 이후 4개월여가 흐른 지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리얼미터 10월 2주차 정례조사(TBS 의뢰, 10월12일~14일)에 따르면 30.2%로, 3%p정도 상승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31.3%로 떨어졌으나, 범여권의 ‘대체재 정당’이라고 여겨지는 열린민주당의 지지율이 5.1%에서 9.4%로 상승했기에 전체 여권의 지지율 하락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조사해 지난 11일 발표한 10월 2주차 정당지지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9월 3주차 조사(36%)보다 1% 포인트(p) 내린 35%를 기록했고, 국민의힘은 9월 3주차 조사(27%)보다 6%p 내린 21%로 나타났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15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을 안정화시키고 ‘막말 차단’ 등 당 추스르기에는 성공한 김종인 대표의 유일한 잘못은, 대선주자들이 숨쉬고 뛸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실패했다는 것”이라며 “대권주자가 없기에 지지율도 크게 오르지 않는다. 지지율은 대권주자의 종속변수”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주도의 ‘마포 포럼’과 장제원 의원이 이끄는 ‘미래혁신포럼’은 직접 대선 후보군을 조성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 대선 출마를 시사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오후3시 ‘마포 포럼’에서 강연을 한 것이 그 예다.
문제는 국민의 힘 지도부 차원에서는 대권주자들을 부각하기 위한 노력들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김 대표가 원희룡‧오세훈‧유승민 등 일부 주자에게는 대선주자감이라고 평가했지만, 일부 주자에 대해서는 큰 혹평을 내린 것이다.
특히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김 대표는 지난 24일 “정치를 제대로 아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혹평했고, 3일 있었던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도 “안 대표 개인이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정치활동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크게 저평가했다.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지난 18일 “복당하는 분들이 당의 앞으로 변화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측면을 고려해서 결정하겠다”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대선주자들이 클 수 있는 무대와 마이크를 제공을 해야 한다. 공식적으로 당에서 장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김 대표의 문제는 무대와 마이크를 혼자 독점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되고 이 사람은 그래서 안 된다“며 잠룡들이 커갈 공간을 마련해주지 않는 데 있다”고 정리했다.
이번 조사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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