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수수료 5년간 1724억 지주사에 지급··· 3년 연속 당기순손실 기록 중
진성준 의원, “코로나19로 항공사는 생존 위기인데 지주회사와 대주주는 잇속 챙기기 바빠”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있다. <사진=연합뉴스>
▲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들이 멈춰서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속적인 당기순손실 기록에도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금호산업에 브랜드수수료(상표권사용료)를 지급해 감면이나 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 서울 강서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항공사별 브랜드수수료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지주회사 한진칼과 대주주 금호산업에 지급한 브랜드수수료가 총 172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항공은 상표에 대한 브랜드수수료를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지난 5년간(2016~2020.6월) 1216억 원 지급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263억 원, 2017년 275억 원 2018년 297억 원, 2019년 288억 원, 올해 6월 현재 93억 원 규모였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같은 기간 508억 원의 브랜드수수료를 대주주인 금호산업에 지급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108억 원, 2017년 114억 원 2018년 124억 원, 2019년 119억 원, 올해 6월 현재 43억 원이 지급됐다. 지난 9월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매각무산 이후에는 지급이 보류된 상태다.

대한항공의 브랜드수수료 산출방식은 매출액에서 항공우주사업매출과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에 0.25%의 수수료율을 곱한 금액이다. 아시아나 항공은 매출액에 0.2%의 수수료율을 곱해서 산출한다.

지난 5년간 두 항공사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대한항공이 8646억 원, 아시아나항공이 1조861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DART 기업공시 별도재무정보 기준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한편, 최근 5년간 한진칼의 당기순이익은 총 2093억 원 규모였으며, 금호산업은 2653억 원 규모였다. 같은 기간 수취한 브랜드수수료 규모와 비교하면 대한항공의 브랜드수수료는 한진칼 당기순이익의 58% 규모였다.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수수료는 금호산업 당기순이익의 19%가량을 차지했다.

진성준 의원은 “대기업 지주회사가 계열사에 상표권사용료 명목으로 수백억대 브랜드수수료를 거둬들여 총수일가 배만 불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특히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생존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자산매각 등을 통한 지원에 적극 힘써도 모자랄 판에 수수료 수취는 착취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브랜드수수료는 불로소득이나 다름없으므로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감면이나 면제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수수료 산정체계를 현행처럼 매출액 기준이 아닌 순이익 기준으로 수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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