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원 “권력형이라기 보다는 금융 마피아 개입 가능성 크다”
홍형식 “중도층들은 이해관계에 관심 커…정부가 어물쩍 넘어가면 이탈 발생한다”
황장수 “특검 주장은 야당에게 당연하나 공수처와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
김능구 “추장관 수사지휘권 발동은 국면전환용, 여론 향배 중요”

여의도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10월 폴리 좌담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 여의도 폴리뉴스 사무실에서 10월 폴리 좌담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폴리뉴스 이은재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3일 진행한 정국 관련 ‘좌담회’에서는 최근 특검 진행 여부를 놓고 이슈가 되고 있는 라임‧옵티머스 관련 사건과 연관된 여러 가지 사실관계 및 공수처 출범에 대해 논했다.

이날 오후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폴리뉴스’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황장수 소장은 사모펀드의 부도율에 대해 “올해 들어서 8월 말까지 160개가 부도가 났고, 8월에만 24개가 났는데, 박근혜 정권 당시에는 사모펀드 환매연기가 없었다. 자산운용사에 대한 기준이 2017년부터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그 전에는 아무나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를 못 했지만 이렇게 되면서 펀드회사가 240개쯤 되고 펀드가 13,000개나 있는데 그 중 3000개 펀드와 20개 자산운용사가 사고가 더 날 것 같다고 한다”고 밝혔다.

황 소장은 관리 감독 및 운영의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기준이 낮아져서 그것이 직접적으로 사태를 일으킨 것이 아니다. 금감원, 예탁결제원, 수탁사 이런 기관들이 하나도 작동을 안 해서 그랬다”며 “본질은 펀드를 빙자한 사기로, 공모펀드를 하면 되는데 이자가 더 높으니 사모펀드를 한다. 원래 사모펀드는 50명인데 상품을 자꾸 만든다. 실제로 라임 안에는 상품이 수두룩하게 중층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소장은 “김봉현이 라임에선 ‘원오브뎀’에 불과하다. 김재현‧윤석호 등을 모아주고 돈을 받아서 쓰는 사람들이 따로 있던게 라임”이라며 “주범은 장동건의 매니저였던 이인광과 김홍영이 그 다음인데 이들은 규모가 몇 천억 단위다. 김봉현은 가장 피라미인데 이걸 가지고 검찰과 정치가 유착됐니 하면서 ‘큰 덩치’들의 사고는 언론이 보도도 안 한다. 라임은 사고액수가 1조 6천억이고 옵티머스는 5,151억이니까 라임이 옵티머스보다 3배가 큰데, 라임은 복잡하게 얽힌 여러 명의 투자자들이 중심이고 경영자는 껍데기들인 반면, 옵티머스는 경영자가 핵심이고 그들이 돈을 다 빼돌렸다는 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차재원 교수는 “사모펀드가 문제가 되는 것은 2015년에 창조경제를 명분으로 규제를 풀었기 때문으로, 최소 투자금액이 5억인데 1억으로 낮춰준 것이 그 예시”라며 “사실 투자한 사람들 상당수는 라임이나 옵티머스를 보고 투자한 게 아니다. 펀드를 판 곳들은 NH투자증권이나 일반 시중은행들이다. PB들이 좋은 상품이라며 투자하라고 권유하면서 위험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 교수는 “지금은 펀드 판매 회사들이 다 물어줘야 하는 상황으로, 주고 나면 옵티머스나 라임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것인데, 그걸 받기 힘들다면 대손충당금으로 넘어가야 한다. 문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NH나 시중은행 말만 믿었다”며 “왜 이런 부실 투자펀드를 팔았는지에 대해 배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옵티머스 고문 중 한 사람이 채동욱 아닌가. 펀드를 팔았던 회사들에 대한 정치권이나 고위직들의 압력이나 개입이 있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 교수는 “야당은 이를 권력형 게이트라고 했고, 김봉현은 자신이 강기정에게 돈을 줬다고 했다가 사실은 윤석열이 부탁을 해서 강기정을 잡고, 검사들이 부탁을 받고 한 것처럼 말을 바꿨다”며 “졸지에 검찰이 정권에 맞서기 위해 자신들을 이용했다고 주장한 셈이 됐고, 추미애 장관이 이걸 갖고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말이 안 되는 상황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홍형식 소장은 “판매사들이 실수로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암행 감찰식 ‘미스테리 쇼핑’이라는 조사기법으로 상품의 성격과 리스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항상 교육을 시키는데 은행 창구 사람들은 신참이 아니고 베테랑이다. 그들이 집단적으로 리스크를 알리지 않았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며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이 상품의 판매과정에 대해 의혹 제기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설명을 못 들었다는 건 석연찮은 프로세스가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능구 대표는 “라임‧옵티머스 건은 개미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기에 국민 전체가 손실을 본 셈이고, 규제개혁에 대해 국민과 정치권이 확실히 각성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본래 사모펀드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공개로 49명까지 하는 건데, 이는 자신들이 책임지라는 것이다. 문제는 금융위가 5억이라는 최소 투자 요건을 1억으로 낮추고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 역시 60억에서 10억으로 낮춰 놨다. 이 때 부실의 씨앗이 잉태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신생 자산운용사, 사모펀드들은 공공기관 같은 곳에서 투자가 들어와야 한다. 미국에서 일어난 금융위기는 권력형 비리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와의 차이는 이런 문제가 생기면 뒤에 권력이 있다는 걸 국민들이 안다는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는 금융사기보다 권력형 게이트로 국민들이 이 사건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려주며,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65%의 국민들이 특검을 찬성하는데 본래 60% 이상이 되면 그 여론은 힘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10월 19일-20일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 소장은 이어 “옵티머스는 설립 당시 금감원에서 컨설팅을 사실상 해 줬다. 사설 운용사에 금감원 공무원들이 전화 걸어서 이것저것 가르쳐줬다. 공신력을 더해주기 위해 전파진흥원 같은 데서 748억을 빌려주기까지 했다. 마사회 등이 80억 더했다”며 “보통 사모펀드 관계자들이 상품을 설계해서 은행에 들고가면 은행에서 증거부터 내놓으라고 하지만, 이 사건에서 농협은 제안한지 3일만에 NH투자증권 대표실에서 승인 했고, 상품에 대한 설계분석도 수학적으로도 검증 안 했다. 여러 사람이 구속됐다. 사모펀드, 공모펀드 구분도 못 하는 나이드신 분들은 그냥 속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소장은 “공사 매출 채권 등에 투자한다는 옵티머스의 얘기는 전부 사기였다. 라임 같은 경우 금감원 조사 중에도 몇백 억을 들고 도망갔다”며 “진짜 큰 문제는 빼낸 돈으로 코스닥 회사들의 주가조작을 하려 했고, 잘 안 되니 새 펀드 만들어서 그 돈으로 앞의 것 메꾸는 사기로 들어갔다. 감시 구조는 이에 눈감았고 통상은 신뢰도가 낮은 자산운용사의 금융 상품을 취급도 안 해야 할 은행은 의심도 안 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좀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현 단계에서 권력형 게이트라고 단정 짓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고 본다”며 “김봉현이 강기정에게 돈을 줬다는데, 본인이 직접 준 게 아니다. 전달자인 이강세는 일요일에 청와대 들어와서 5천 만 원 현금으로 줬다는데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 교수는 “조직적인 권력 행사가 있었다는 것도 의문이 생긴다. 옵티머스 관련해서 이진아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관계있는데, 그 정도 체급으로 은행 고위직들을 그렇게 압박할 수 없다” “은행이 개입된 부분은 펀드를 팔면 수수료가 짭짤하니 실적 올리는 차원의 캠페인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자신의 증권사 리스크 위원장 경력을 강조하며 차 교수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은행은 상품에 대해서 3, 4단계를 거쳐 채택한다. 실무차 차원에서 선택해서 상품을 보지 않는다”며 “옵티머스의 주역인 이진아 변호사는 서울시 고문변호사와 국정원 법률자문을 했고 민정수석실 행정관도 했는데 30대 중반에 불과한 그자를 누가 넣어줬는지 대답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차 교수는 황 소장의 반박에 “이진아는 예전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변호인단에 들어가 있었다. 당시 김남국‧이강철이 들어가 있었기에 그때 연을 맺은 것 같다”며 “이헌재 사단이 근절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암암리에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것이고, 펀드 판매 부분에 있어서는 내부적인 시스템이 문제지, 5년마다 정권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책임을 지고 실무 단위에서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권력형보다는 금융 마피아의 개입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타당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능구 대표는 이에 대해 “사실 금융기관이란 천만원 대출을 받아도 수십 장 각서 쓰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 사건의 과정에서는 이 검증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판매처인 금융사와 자산매입을 담당하는 수탁은행, 그 사무 처리를 체크하는 예탁결제원, 그리고 금감원 등이 전혀 기능을 못했다. 기준을 완화한 것은 자산운용사가 생겨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 거지만, 그것이 운용될 때 작동해야 되는 검증 프로세스에 이상이 생긴 거다. 몇몇 실무진이 운용하는 수준이 아니다”며 “김봉현만 해도 검찰이나 재판에서는 여당 의원들 얘기했다가 자기 서한에서는 야당과 검찰 연루설을 얘기했다. 권력형 비리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피해자가 전 국민한테 퍼져있기 때문에 정리하고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홍 소장은 “국민들은 자신들의 사적인 거래에서도 철저히 이뤄지는 금융시스템이 이 사안에서 작용이 안 됐다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한다. 중도층들은 이해관계에 관심이 큰 측면이 있는데, 억지로 정부가 넘어가려 하면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아직은 여론이 단발성이지만, 누적이 되면 정권 말에 가면 큰 부담이 된다. 보수보다도 진보가 더 비판적으로 나온다는 건 중도층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 교수는 재차 반박했다. 그는 “은행은 자신 돈을 빌려주는게 아니고 중도에서 판매를 하는 상황이다. 리스크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이 진다. 은행은 판매 수수료라는 큰 떡을 봤을 것”이라며 “펑크가 난다고 해도 투자자들 문제라 생각하는 것이고 공공매출 채권에 투자하겠다는 옵티머스 같은 경우 누구나 탐날 수밖에 없다. 대출할 때의 엄격함과는 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소장은 이에 “금융위가 왜 물어주라고 하는가? 이 사건에 대해 책임 규모나 재판 결과도 안 나왔다. 돈 떼인 사람들만 입 다물면 된다는 건데 이는 뭔가 켕긴다는 것”이라며 “이게 불법이자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힘겨루기 싸움에 대해 “일종의 국면 전환용이다. 야당은 권력형 게이트로 단정짓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며 국면 전환의 이유에 대해 “검찰이 기존의 행태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공수처 하자고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 행사하는 것 역시 여권이 검피유착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 교수는 “수사지휘권은 양날의 칼이다. 문제는 거의 70년 동안 딱 한번밖에 작동이 안 됐던 지휘권을 이번 정권에서 남발하고 있다. 검찰개혁의 실체라는 것이 검찰을 정권의 파수견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윤 총장에게 손 떼라 할 것이면, 이성윤에게도 손 떼라 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윤석열 총장에 대해 “윤 총장도 소극적이다. 라임‧옵티머스 2개가 사고 친 돈이 2조다. 여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펀드 사기의 본질에 대해 윤 총장이 말을 안 했다. 엄청난 이 사기행각의 배후 규명의 문제를 윤석열과 추미애의 싸움으로 몰고 간다”며 “윤석열이 실제 큰 덩치들은 잡지 않고 처음부터 수사 방해했다. 이런 정도의 폭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에 “그동안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지 않은 것은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검찰과 혼연일체로 움직였다는 것이다”며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 이번에 발동한 것은 국면전환용이다. 여당이나 청와대에서도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라임‧옵티머스 건은 대통령제에서 늘 겪었던 임기 말년의 권력형 비리 사건의 양태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대통령이 이야기한대로 정면돌파 할 수밖에 없고, 특임검사라든지 특별수사본부를 임명했어야 된다”며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추미애 검찰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한테 맡기겠다는 거는 약간은 방향 착오”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특검에 대해 “여권에서 받아들일 가능성은 제로다. 받는다는 것 자체가 추미애의 지휘권을 부정하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공수처가 있다. 출범만 안 한거지 법적으로 살아있는 기관”이라며 “이 상황에서 특검을 받으면 자신들이 지금 공수처를 했던 그 자체가 다 날아간다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국감 끝나고 나면 공수처를 출범시키려 할 것이기에 야당이 역발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발상’에 대해 차 교수는 “공수처장을 국민이 봤을 때 “저 정도는 되겠다” 싶은 사람을 앉히고 1호 사건으로 이번 수사를 하자고 해서 권력형 비리를 밝혀내면 야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는 것”이라며 “그게 아니면 공수처가 정권의 도구밖에 안 된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검을 처음 제기해서 합의된 적이 없다. 해야 될 특검은 여론이 60%를 넘어서면서 국정에 영향을 주고 여야 모두가 그걸 받을 수밖에 없게 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특검에 아마 목숨을 걸 것이다. 라임, 제가 볼 때 옵티머스 건에서는 올인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 소장은 이에 “특검 주장은 야당으로서 당연하지만, 그걸 공수처와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 특검하고 바꾼다고 얘기를 하는 계약 자체가 잘못됐다”며 “특검은 옵티머스나 라임 2개로는 어렵다. 권력이 돈 터지는 건 막을 방법이 없다. 몇 개 더 터지면 수습 불가능으로 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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