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3일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3일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정국관련 좌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은재 기자>

 

김만흠 진행자 이번 국정감사에서 또 하나의 정치적 파장을 낳고 있는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보고 관련 얘기다. 야당에서는 대통령의 정책 의지를 관철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가 무리하게 진행됐다고 얘기하고 있다. 저는 그걸 보면서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떠올랐다. 대통령 되고 나서 봉화에서 한 첫 번째 추념사에서 ‘외교안보든 경제, 국정 전반에 관해서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에 또 옳은 길이기 때문에 추진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국민들의 이익이 되는 걸 하겠다는 건데, 야당은 지금 오히려 신념을 관철시키려고 모두 대통령에 맞춰졌다고 공격하고 있다. 감사원 발표 내용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가?

홍형식 제가 여론조사를 하면서 강조하는 게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해서 대통령의 모든 공약과 정책을 추인 받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통치권한, 임무수행 권한을 부여한 것이지, 개별 공약 전체에 다 동의한 것이 아니라는 거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41% 정권이라는 발언을 했는데, 진의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 내용 중에 이런 의미도 있을 거다. 대통령에 당선 되어도 국민들이 동의해주는 것은 전체 공약의 41% 밖에 되지 않는다는 거다. 100% 동의받은 정책이 아니라는 것이고, 그러면 예를 들어서 원자력 정책 또는 이와 관련된 개별 정책에 대해서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대한 영향 검토와 국민 여론, 이런 것을 종합해서 추진해야 한다.

탈원전 문제는 국민들의 저항이 엄청나게 컸던 사안이다.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동의를 받았던 정책도 아니었는데, 대통령의 신념으로 이해를 했는지 감사 결과가 나오는 걸 보면 경제성에 대해서 지나치게 낮게 평가를 했고, 그래서 지금 쟁점이 된 거다. 똑같은 문제가 고리원전에서도 벌어졌다. 방폐장 문제만 해도, 원래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당시 고준위 폐기물은 서해안 쪽에, 화산 지진활동이 일어나지 않는 곳에 건설하는 걸로 법적으로 만들어놓았는데, 30년, 40년간이나 추진이 안 되고 이제 발전소 옆에다가 둔다고 한다. 그 지역에 두는 거에 대해서 81%가 동의한다는 공론조사를 도출해서 밀어 붙이고 있는데 조작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제가 볼 때 새로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과거 정부도 다 그랬다. 4대강도 그랬던 것이고, 대통령 당선이 되면 그 공약이 다 국민들에게 동의받은 걸로 해석하고 그걸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다.

차재원 이번 감사 결과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경제성을 평가하는 부분에서 옳으냐, 아니냐 하는 문제다. 탈원전 정책 전반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감사할 수도 없는 거고,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 직무상, 절차상의 위반 이런 부분이 대상이었다. 감사원에서도 경제성 부분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지만, 원전을 폐쇄하는 부분에 있어서의 안정성, 지역수용성의 문제는 자신들이 판단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걸 갖고 탈원전이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인데, 어제 경향신문이 이렇게 썼더라. 제목이 ‘탈원전도 친원전도 우리가 옳았다’고 이야기한다는 거다. 결과가 나오자마자 친원전 세력은, 무리하게 대국민 사기를 했다고 하지만, 탈원전 측에서 보면 그건 경제성 하나만 평가한 거고 나머지 2개는 안 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산업부도 에너지 전환정책, 우린 그대로 간다고 한 거다.

결과 자체가 경제성이 낮게 나왔기 때문에 거기에 관계된 사람들은 처벌을 받아야 된다. 그렇다고 해서 원전을 폐쇄한 것이 틀렸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예를 들면 고리원자력 발전소가 설계 수명이 다 돼서 20년인가 연장하려고 하다가, 결국 박근혜 정부 때 반발이 심해서 10년 하고 문을 닫았다. 그 때도 계속 가도 경제성이 있는 걸로 나왔지만, 안전성의 문제와 지역 주민들의 엄청난 반발 때문에 폐쇄한 것이다. 경제성 하나로 이야기 할 수 없는 거다.

방폐장 문제를 말씀드리면, 지금 경주에 거의 다 만들어 가는 건 중저준위 폐기물장이다. 말씀하신대로 고준위 방사능 폐기물장을 만들어야 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고준위 폐기물장을 만들고 있는 데는 제가 알기론 스웨덴에서 암반 500미터에 짓고 있는 것 말고는 없다. 원래 원전을 만들 때 폐기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다. 쉽게 말해서 이건 화장실이 없는 멘션이다.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 폐기물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준위 방사능물 같은 경우는 방사능이 반으로 떨어지는 반감기가 만 년이 걸린다. 진짜 처분이 힘들어서 지금 말씀하신대로 임시 저장고에 두고 있는데, 그 처리비용까지 모두 따지면 경제비용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방사능 폐기물, 이것 때문에라도 저는 원전을 더 이상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홍형식 저는 원전 정책에 대해서 말씀을 드린 게 아니고, 정책 결정 프로세스를 이야기하는 거다. 이번에 양남면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거다. 저희들이 주민들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반대가 55.8%가 나왔다. 그런데 한수원과 산자부가 공론 조사를 하면서 양남면 시민 참여단으로 39명이 참여했는데 그중 1명만 반대하는 사람이었다는 거다. 상식적으로 원전 주변 주민들이 고준위 폐기물을 자기 지역에 임시 저장하는 것에 대해서 찬성할리 없다. 현 정부는 소위 민주적 프로세스를 굉장히 강조했던 정권인데, 이런 식으로 공론조사를 해서 통과시키고 강행하는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거다. 그러니까 감사원 이 문제도 무리한 짜맞추기식 경제성 평가를 했다는 건데, 결국 원전의 정책 방향과 이 정책의 의사결정 과정하고는 분리시켜서 쟁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능구 원전 정책 전반에 대해서는 감사원에서 감사할 수 없는 거다. 그런데 기본적인 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도 들어봤다. 이건 이념의 문제라든지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의 문제고,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성장동력의 문제로 봐야 된다. 대한민국이 반도체 외에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게 원전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제 기본적인 입장은 신재생 에너지로 가야 된다는 것이다.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처리가 인류 전체가 안고 가야 되는 과제고, 이걸 중심적인 국가 성장동력으로 한다면 우리나라는 물론 수출하는 나라도 그 위험 속에 살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전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번 감사에서 제가 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산자부가 뭐가 그렇게 걱정되어서 감사 전날 일요일에 444건의 문서를 폐기하고, 허위 증언을 했을까 하는 거다. 이런 일은 이 정권을, 문재인 대통령을 굉장히 곤혹스럽게 만드는 거다. 다만 저는 이런 일이 문 대통령이라든지 정권의 사인에 의해서 벌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공무원 관료들이 굉장한 엘리트 의식으로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쉽게 말하면 자기들이 결정한 부분에 무오류를 적용하기 위해서 거기에 해당되지 않는 자료들을 다 없앴지 않나 보고 있다. 물론 자기들이 나라를 책임지고 있고, 이 행위 자체가 국익에 부합된다는 생각 속에서 관행처럼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이제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들이 이건 아니라는 의식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고발한다는데, 차제에 그런 일을 자행한 공무원과 책임자들은 엄벌에 처해져야 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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