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0.00~0.25%로 5번째 동결…“공중보건 위기가 경제·고용 압박”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P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 금리’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현재 한미 간 금리차는 0.25%포인트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0.00~0.25%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의결권을 가진 위원 10명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금리를 결정했다. 이후 다섯 차례 FOMC 회의에서 동결 입장을 이어왔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완전고용에 부합하는 수준에 도달하고, 물가가 일정기간 2%를 웃도는 궤도에 도달할 때까지 이 목표 범위(기준금리 목표치 0.00~0.25%)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기상황에 대해 “진행 중인 공중보건 위기가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며 “경제 활동과 고용이 회복되고 있지만 연초 수준보다는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하면서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과 해외의 코로나19 발병 증가가 특히 우려스럽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중기적으로 경제 전망에 상당한 리스크를 제기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경기)개선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서비스 분야 지출이 저조하다고 지적한 뒤 “코로나19 추가 확산과 가계 저축 고갈 가능성이 미 경제의 양대 리스크”라고 짚었다.

앞으로 연준은 고용과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금리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내년에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점도표는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는 특정 시기의 금리 수준을 무기명으로 적은 표다. 지난 9월 FOMC 회의 후 공개된 점도표에서 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 값은 올해 말과 내년 말, 2022년 말 모두 0.1%를 기록했다. 2022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의미다.

아울러 연준은 이날도 미 정치권에 추가 경기부양을 주문했다. 파월 의장은 “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을 통한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며 “지난 3월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 Act)에 따른 지원이 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필수였고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를 위한 추가 부양의 시기와 규모 등을 결정하는 것은 의회”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추가 재정부양이 이뤄지지 않으면 연준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냐는 물음에 “모든 외부요인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고, 경제 부양을 위한 연준 자체의 지원 수단이 고갈됐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No)”며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다고 생각하고, 총알이 바닥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한미 간 금리차도 0.25%로 유지됐다. 지난달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연 0.5%인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융시장과 과열 상태인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을 고려해 추가 인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이 금리동결 기조를 재확인한 만큼 한은도 당분간 현행 금리를 유지해나갈 전망이다. 원화는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의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0.25%)와 같아지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7월 금통위 직후 직접 “현재 기준금리(0.5%)가 ‘실효하한’에 근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달 1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3분기 경제성장률이나 추가 지표를 토대로 판단할 일”이라며 “다만 성장 흐름이 8월 성장 전망 경로에 대체로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전날 앞으로 통화정책과 관련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부진이 확실히 완화하기 전까진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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