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서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 안타까워...그래도 (정치적 합의) 시도해야”
“비토권 한계 넘어서 공수처 설립 자체를 야당에서 거부한다면...여당 입장 방법 없다”
“여‧야 협치 위해선, 책임과 권한이 커진 여당이 더 대화 하려고 노력해야”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정국진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안채혁 기자>
▲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정국진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안채혁 기자>

[대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 정리 이승은 기자]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공수처장 임명을 두고 여야 간 갈등에 대해 “(여야가) 좀 더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추천위 7명 중 6명의 동의를 받아야 하니 조금씩 양보하면 될 것 같다”라며 여야의 정치적 합의를 강조했다. 

19일 정 위원장은 국회 본청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폴리뉴스> 창간 20주년 기념 국회 상임위원장과의 만남 특집으로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가졌다. 정 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공수처장 임명, 검찰개혁, 여야협치, 동남권 신공항 등 각종 현안 등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앞서 18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자(2명)를 결정 내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했다. 민주당은 그간 공헌해온 대로 야당 쪽 참여 없이 공수처장 후보를 선출할 수 있게 공수처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두고 “야당에서 무조건 모든 사람에 대해서 추천 거부를 하는 것은 비토권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며 “그걸 고집한다면 여당에서도 법을 개정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해야 한다. 2명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선택하는 것이다. 여당 한 사람, 야당 한 사람 선정해 (대통령이) 한 사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물론 야당에서는 당연히 여당 추천한 사람을 대통령이 뽑지 않겠냐고 하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서 정 위원장은 “8월 중순에는 공수처가 이미 설치돼야 했었다. 이미 위법상태로 몇 개월 지나고 있다. 민주당이 낸 법안이 통과되려면 법사위 논의를 거쳐서 상정되려면 시간이 걸리고 본회의 통과까지 2주가 걸린다”라며 이어 “12월에 3번 정도 본회의가 예정된 거로 알고 있는데, 그때까진 시간이 있으니 그 전까지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보는 게 맞지 않나”라고 답했다.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안채혁 기자>
▲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안채혁 기자>

현재 국회 17대 상임위원장이 모두 여당 몫이 되면서, 여‧야 협치를 위한 묘안에 대해 정 위원장은 “여당의 책임과 권한이 더 커졌기 때문에 여당이 야당을 국회 테이블에 앉혀놓고 대화를 하려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상임위를 여당이 독식했다고 하지만, 사실 야당이 상임위를 받지 않은 것이다. 여당이 줘도 야당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국회 다수당이자 집권당인 여당이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하려고 야당을 배려하려고 했지만 (야당이) 거부했다. 그런 면에서는 야당 책임이 크다”라고 말했다. 

덧붙여서 “일부 지지자들은 ‘야당과 무슨 대화며 양보냐’라고 말씀하시지만, 국회가 민주주의 대의기관이고 야당도 일부 국민을 대표하고 있으므로 대화를 해야 한다” 며 “우리가 더 노력해서 일정 부분 야당이 요구하는 사항은 들어주고 타협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타협 방안에 대해서는 정 위원장은 “예산이나 법안 부분에서 타협할 수 있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형태로 가야 한다”며 “저도 (민주당)이 야당 때 원내수석부대표였다. 여당 원내대표 방에서 계속 기다리기도 했었다. 그래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며 타협했었다”라고 말했다. 

국민이 아직은 여‧야간 대화‧타협을 한다는 게 익숙지 않아 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야당과 무슨 양보, 타협이냐는 식으로 비난하기도 한다” 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들의 자세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 연천 출생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정 위원장은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총선에서 당선돼 4선 고지에 올랐다. 20대 국회 후반기에는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21대 국회 전반기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선출됐다. 정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Q. 공수처 설치가 마지막 관문인 초대 공수처장 임명문제만 남겨놓고 있다. 야당의 비토권으로 추천부터 쉽지 않아 공수처장 추천위원회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당에서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내놓았는데, 위원장님은 어떻게 보시나.

A. 어제 야당 추천 인사들이 여당 위원들에게 여당이 회의를 사실상 파기했다고 말했다. 또 여당에선 야당이 의도적으로 비토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했다. 제 생각은 그래도 좀 더 노력해 봐야지 않을까 싶다. 추천위 7명 중 6명의 동의를 받아야 추천할 수 있는데 (여야가) 조금씩 양보하면 될 것 같다. 2명 중 한 명이 대통령이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해야 한다. 여당 한 사람, 야당 한 사람. 물론 야당에서는 당연히 여당이 추천한 사람을 대통령이 뽑지 않겠냐고 하는데 그건 어쩔 수 없다. 야당에서 무조건 모든 사람에 대해서 추천 거부를 하는 것은 비토권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공수처법 시행 못 하게 하는 것. 그것을 계속 고집한다면 여당에서도 법을 개정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 그래서 안타깝다. (정치적 합의)를 시도해보겠다. 그러나 만일 비토권 한계를 넘어 공수처 설립 자체를 야당에서 거부한다면 여당 입장에도 방법이 없다. 이 법이 올해 1월 14일에 공포되었기 때문에 6개월 후인 7월 15일 후인 한 달 정도 기간을 두더라도 8월 중순에는 공수처가 설치돼야 했었다. 이미 위법상태로 몇 개월 지나고 있다. 

Q. 의원님이 말씀하신 정치적인 합의를 위해서 두 분 중에서 여야 한 분씩 추천해야 한다는 말씀이신데, 결국 한 번 더 여야가 정치적 합의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겠다, 만약 이것도 안 되면 법 개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신가.

A. 법안이 통과되려고 하면 법사위 논의 거쳐서 상정되려면 시간이 또 필요하다. 본회의 통과까지 2주 걸린다. 12월 한 3번 정도 본회의 예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그 전까지 정치적 합의를 보는 것이 국민이 보기에도 좋다고 생각한다.

Q.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훌쩍 넘겨 압승하면서 독단적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컸다.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고집하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긴 했지만, 현재 국회 17개 상임위원장 모두 여당 몫이다. 여야협치를 위한 묘안은?

A. 상임위를 여당이 모두 독식했다고 하는데, 야당이 받지를 않은 것이다. 야당이 거부했기 때문에 여당이 모두 상임위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 국회 다수당이면서 집권당인 여당이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 야당을 배려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야당이 거부했으니 그 면에서는 야당 책임이 크다. 그리고 여당은 책임이 더 커졌다. 권한도 많아졌다. 책임이 커지고 권한이 많아졌기 때문에 야당과 소통해야 한다. 국회가 민주주의 대의기관이고 야당도 일부 국민을 대표하고 있으므로 대화를 해야 한다. 우리(여당)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일정 부분 야당의 요구사항도 들어주고 또 타협도 해야 한다. 

Q. 어떻게 타협을 할 수 있을까?

A. 예산이나 법안 관련해서 타협할 수 있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식으로. 저도 야당 때 원내 수석부대표였다. 여당 원내대표 방에서 계속 기다리기도 했다. 여당 원내대표 방, 국회운영위원장 방 수시로 다녔다. 그래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며 타협했다. 

Q. 국민이 아직은 여‧야 간 대화, 타협을 가진다는 것에 익숙해하지 않는다. 

A. 국민이 익숙해하지 않는다. 일부 지지자들은 무슨 대화며, 양보냐 라는 식으로 비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는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인들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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