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인수
물류 로봇 시장에 진입, 휴머노이드까지 사업 영역 확장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2023년 39억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왼쪽)과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오른쪽). 현대차그룹은 
▲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왼쪽)과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오른쪽). 현대차그룹은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사업을 통한 미래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시작으로 물류 로봇, 안내 및 지원 로봇, 휴머노이드 등 로봇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하고, 선두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Inc.)’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를 통해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은 현대차그룹이 80%를, 소프트뱅크그룹이 20%를 보유하게 된다.

앞서 현대차는 10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총 11억 달러(약 1조 2100억 원)가치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공동으로 참여해 그룹의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가 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로봇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류 로봇 시장에 우선 진출한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로봇 분야 진출은 글로벌 로봇 시장의 성장세와 로봇 시장을 향한 그룹 차원의 미래먹거리 창출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그룹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245억 달러(약 26조 9500억 원) 수준의 글로벌 로봇 시장이 연평균 성장률 22%를 기록해 올해 444억 달러(약 48조 8400억 원) 수준으로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물류 로봇을 통해 확보한 요소 기술을 활용해 이동형 로봇 시장에 진입한 뒤, 미래 로봇 산업에서 성장세가 예상되는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로봇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계획이다.

타겟 시장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각 시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입지를 확보하는 단계적 전략으로 미래의 핵심 로봇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전략이다.

로봇산업은 용도에 따라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용 로봇으로 구분되며 현재 산업용 로봇이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산업용 로봇은 운반, 조립, 가공 등 제조 현장의 단순 반복작업을 수행하고, 서비스용 로봇은 다시 의료·군사·구조 등 특수용도 및 상업용도, 그리고 가사·교육·엔터테인먼트 등 개인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개인용 로봇으로 구분된다.

현대차그룹은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가장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인 물류 로봇에 주목하고 있다.

물류에 특화된 기술과 역량이 필요한 물류 로봇은 상차·하차·이송·저장·피킹(Picking, 물건을 집어서 이동) 등 물류 현장·창고 등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

물류 로봇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은 기존 착용로봇과 물류 자동화를 위한 모바일 로봇 개발을 강화하고,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3차원(3D) 비전, 로봇팔 등 기술 역량과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물류 로봇에 이어 안내, 지원이 가능한 이동형 로봇 사업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이동형 로봇이 지형에 상관없이 작동하기 위해선 배터리, 구동 및 보행 기술이 필수적이다. 건설 현장, 시설 보안 등에 있어 점검 및 순찰 기능 수행을 할 수 있다.

이미 국내외 기업들은 건설 등 산업현장에 360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뛰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으며, 방수 기능과 음성 안내 기능을 갖춘 로봇에 대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극한의 현장에도 투입 가능하며, 인력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장점을 들어 로봇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궁극적으로 진입하려는 로봇 영역은 개인 서비스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다.

인간형 로봇으로 불리는 휴머노이드 로봇 구현에는 다목적 팔과 이족보행 기술이 필요하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유사한 손과 다리를 이용해 환자 간호부터 집안일까지 사람을 대신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우주 개발을 위해 우주 비행사를 도울 수 있는 휴머노이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와 명지대 데이터사이언스 연구실이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2020년대 중반까지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유망기술에 재생에너지, 자율주행기술과 함께 선정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리포트앤리포트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2023년에 39억 달러(약 4조 29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그룹 차원에서의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사업 전 영역에서 높은 시너지 창출하고, 그룹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로봇 신사업을 위해 다수의 기업을 인수하기 보다 관련 기술을 모두 갖고 있으며 각각의 기술력 또한 모두 글로벌 톱 수준인 기업 인수를 추진한 것”이라며 “단기간에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선두업체를 계열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로봇 신사업이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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