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H&M 등 대기업 업체도 결국 '폐점'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김미현 기자] 외국인이 한국을 찾으면 꼭 방문하는 쇼핑명소 중 하나인 명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명동에 위치한 소규모 상가 공실률(상가나 건물 등이 얼마만큼 비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은 29%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2019년 10~12월)부터 올해 2분기(4~6월)까지만해도 공실율은 제로였다.
늘어나는 소규모 상가 공실률
명동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업은 '화장품' 부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체 업종 중 화장품업계 폐업률은 20%나 달한다. 지난 1월까지 매달 흑자를 갱신했던 한 명동의 화장품 매장은 2월부터 매달 평균 2500만 원씩 -32%의 적자가 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9월 폐업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인 등 외국 관광객이 70%를 차지하는 명동에서 코로나19로 이들의 발길이 끊긴 것이매출하락으로 이어져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명동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30만 명에 달했다. 하지만 현재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2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명동에서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 이 모씨(47)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리와 매장에 일본·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이들을 감당하기 위해 일본인 유학생 1명, 중국인 유학생 2명까지 직원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는 하루 아침 사이에 매출이 87%나 줄어 내년에는 매장을 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20년 2분기(4~6월, 코로나19 2차 대확산 시기) 리테일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명동 중심길 상권의 최다 임차업종인 화장품 매장의 10% 정도는 휴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중심길 이면까지 확대하면 화장품 매장 휴업과 폐업률이 올해 말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패션 SPA 브랜드도 피할 수 없는 코로나19
상황은 대형 패션 SPA(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해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 브랜드도 마찬가지였다.
"유니클로 같은 일반 생활 의류는 패션업체와 다르게 경기 침체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고 전문가들이 전망한 유니클로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는 개점 첫날만 20억 원 매출을 올린 바 있는 명동중앙점 운영을 내년 1월 31일 부로 중단한다. 코로나19로 명동상권 침체가 지속되면서 적자를 견디지 못한 까닭이다.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기간 에프알엘코리아 매출은 629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인 1조 3780억 원보다 55% 감소했다.
지난달 30일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의 국내 1호 매장인 명동눈스퀘어점 매장도 폐업을 피할 수 없었다.
한때 매일 수백여 명의 사람들이 매장 앞에 늘어서며 인기를 끌던 이 매장은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오가는 행인도 몇 명이 없을 정도로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H&M 국내 1호점이 폐점한다는 사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공실이 늘어나는 명동 상권의 한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감정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명동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0%를 기록했다. 한한령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2016년 2분기(11%) 이후 가장 높았다.
명동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사장 A씨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면서 다중이용시설운영이 한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제한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라며 "영업난에 빠진 자영업자의 폐업이 이어질 경우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방면에서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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