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국민은행장 “MZ세대 특화 플랫폼…그린뉴딜·ESG 투자 확대”
진옥동 신한은행장 “디지털 전환에 명운 걸려…핵심 사업 굳건히”
권광석 우리은행장 “모든 업무 디지털화…금융 앱 강화 총력 지원”
손병환 농협은행장 “생활금융 플랫폼 구현…녹색금융 생태계 조성”

2021년 은행권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다. 사진은 국내 5대 은행 간판. <사진=연합뉴스>
▲ 2021년 은행권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다. 사진은 국내 5대 은행 간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올해 은행권 최대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다. 이를 통해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글로벌 사업 등 은행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은행장들은 최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신년사를 내놨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서둘러야 한다”며 “그 성공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역량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인재 영입의 문턱을 더 낮출 것”이라며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디지털에 최적화된 제도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은행장 직속 ‘디지털혁신단’을 신설, 운영 중이다. 혁신단엔 마이데이터 사업을 전담할 김혜주 전 KT 상무, Data Unit(구 빅데이터 센터)를 전담할 김준환 전 SK주식회사 C&C 상무 등 외부 전문가들이 영입됐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올해 은행의 경영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권 행장은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 프로세스는 물론이고, 은행의 모든 업무의 핵심 경쟁력을 디지털화해 나가야 한다”며 “한 해 동안 은행의 비대면 핵심 채널인 ‘우리WON뱅킹’이 금융권 대표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비대면 플랫폼 강화 계획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신년사에서도 두드러졌다. 허 행장은 “천만 이상 사용자를 자랑하는 뱅킹 앱 ‘스타뱅킹’은 ‘손 안의 맞춤형 개인은행’으로, 간편 뱅킹 앱 ‘리브(Liiv)’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에 특화된 AI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 재탄생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정기 조직개편에서 Biz, 디지털, 데이터, IT직원이 한 팀을 이루는 ‘KB형 플랫폼 조직’을 출범시켰다. 허 행장은 “플랫폼 조직의 강점을 살려서 고객과 시장에 대응하는 속도를 높여나갈 것”이라며 “기존 디지털 플레이어보다 혁신적이고 편리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도 “고객중심의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데이터 기반 마케팅 강화, 빅테크 제휴, 디지털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함께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간단히 “금융의 변곡점을 돌파하고 디지털과 글로벌 시대를 주도하는 리더로 우뚝 서자”고만 밝혔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에 “풍부한 데이터와 브랜드 인지도로 무장한 빅데크의 금융업 진출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과 제휴 또한 전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철저한 고객 여정 분석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한편, 고객이 필요로 하는 순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과감한 자기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성 악화한 은행권, 비이자이익 경쟁력 강화 집중

은행장들은 올해 은행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주력한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제로 수준 저금리 장기화로 예대마진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크다”며 “대출 자산의 질을 높이고 상품별 수익성 관리와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 성장의 원천인 본원적 Biz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지난 수년 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CIB, 자본시장, WM, 글로벌 부문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수익 창출력 제고를 꾀할 것”고 덧붙였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역시 금융사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진 행장은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맞추기 위해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고, 개인화된 상담 지원에 힘을 쏟겠다”며 “WM, 기업, IB, 글로벌 등 핵심 Biz 시장지위를 굳건히 하기 위한 각 사업그룹의 노력”을 당부했다. 아울러 “위기에 대한 예측과 대비 또한 중요한 시점인 만큼 과거 ‘건전성/리스크 관리 명가’의 명성을 되찾자”고 말했다.

이 밖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올해 은행들의 경영전략으로 손꼽힌다. ESG 경영은 재무성과 외에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적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해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활동으로 유럽연합(EU)과 북미 등에서 중요한 기업 평가척도로 자리 잡았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코로나19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환경파괴가 지목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대응 등 지속가능한 환경 구축에 집중되고 있다”며 “글로벌 은행들도 지구온난화 방지와 탄소 배출량 축소를 위한 대출 전략 추진을 공식화하는 등 기후·환경변화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회사도 기후·환경리스크 관련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자금조달 및 대출 운용 전반을 재설계함으로써, 그린뉴딜,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우리 사회의 자원 공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은 최근 취임사에서 “ESG 경영 실천으로 농협 본연의 가치 구현에 앞장 설 것”이라며 “시대 변화 흐름에 맞추어 그린뉴딜 선도 등 녹색금융 생태계 조성으로 농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허인 국민은행장 또한 신년사에서 “대형 개발사업의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적도원칙’에 가입해 글로벌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에도 적극 동참하고자 한다”며 “저탄소 경제성장을 위한 그린뉴딜과 ESG 투자 확대, 신재생에너지사업 지원 및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 등 다양한 ESG경영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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