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비대면 상황으로 중고시장 더 커질 것으로 기대
중고거래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만들어져 앞으로도 다양한 유형으로 지속 성장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중고 주방기기 판매 골목에 폐업 등으로 늘어난 중고 냉장고들이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황학동 중고 주방기기 판매 골목에 폐업 등으로 늘어난 중고 냉장고들이 판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4배 성장한 당근마켓 등 지난해 중고거래가 크게 성장했는데, 올해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 회원 수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고나라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중고거래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3조 9000억 원을 돌파했다. 지역 기반 중고거래 앱인 당근마켓도 지난해 월간 순활성 사용자수(MAU)가 1300만 명을 넘어서며 2019년보다 4배 이상 늘어났다.

이 같은 중고거래 시장 성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주효하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정리하고 처분하는 욕구가 크게 늘었다. 이에 좋은 중고 매물이 급증했고,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유입도 늘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또 펜데믹으로 인한 경기불황과 폐업한 자영업자가 늘어난 점도 중고거래 물품 등록 건수 증가에 한몫했다. 비대면 중고거래플랫폼 ‘헬로마켓’은 ‘폐업’과 ‘가게 정리’ 키워드로 등록된 물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가 증가했다.

게다가 여행지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에서 밀폐된 실내와 인파를 피하기 위해 캠핑용품 거래 건수도 지난해보다 85% 증가하면서 많은 중고거래가 일어났다. 중고나라 내 캠핑용품 거래 규모는 2019년 36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0년 상반기에만 28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텐트는 지난해 4월 상품 거래 수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배 이상 올랐다.

또 실내에서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보드게임·다트·체스 관련 거래 건수도 70%, 레고·블럭은 120% 증가하면서 중고거래 활성화에 기여했다.

반면 지난해보다 거래 건수가 줄어든 품목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여행업계와 공연계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티켓·항공권 카테고리 내 거래 건수는 9만 6000건에서 5만 1000건으로 46% 줄었다. 또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베이비의류 및 여아·남아 아동 의류 거래 건수는 28%, 베이스메이크업 제품은 20% 감소하기도 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 비대면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 예상되면서, 업계는 중고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중고시장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했을 때 마스크 중고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때 처음 중고거래를 하면서 (중고거래에 대해) 좋은 인식을 한 사람들이 또 다른 구매로 이어지면서 (시장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련 업계들이 안전한 거래방법을 연구해 꽤 많이 발전시켰으니 앞으로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중고거래 시장은 어떻게 될까.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 교수는 “현재 중고거래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들이 마련됐고, 거래를 쉽게 할 수 있는 기술과 접근성이 높은 상태”라며 “중고거래가 성장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만들어졌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중고거래시장은 다양한 유형으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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