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올해 기업들의 화두는 단연 ESG 경영이다. 새해 초부터 경쟁적으로 ESG 경영을 내새우면서 ‘하면 좋은 것’이 아닌 기업의 필수 경쟁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도 탄소 저감, 기후변화, 지속 가능 경영 등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지난해 코로나19 펜더믹과 이상기후 영향으로 ESG로 전환이 가속화 되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가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자 정부와 기업들이 그동안 소홀했던 비재무적 위험 관리를 시사하면서 세계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기존에 재무적 실적에만 치중했던 기업 평가가 사회적 책임 즉 환경과 사회에 대한 이슈로 옮겨 오면서 생겨난 용어다. 기존 지배구조에 노사관계, 근무조건, 공정경쟁, 소비자보호 등 사회문제와 환경문제인 지구온난화, 탄소배출량 감소 등 글로벌 공통 과제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진 이유다. ESG 경영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3가지 측면에서 건전한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한다

과거 ESG는 돈을 버는 것 보다 오히려 환경 개선을 위한 설비 투자를 통한 비용증가로 수익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여겼다. 하지만 최근 ESG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주요자산운용사들이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ESG를 투자의 잣대로 삼으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서 ESG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주요기업들에게 ESG 성과 공개를 요구했고 ESG 경영에 소홀한 회사의 경우 기업채권과 주식을 처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제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기업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애플 <사진=연합뉴스>
▲ 애플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글로벌 기업 애플이 올해부터 임원보너스에 ESG 경영성과를 밝혔고, 구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연재해(홍수,지진)를 예측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여 인간이 직면한 난제 해결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부터 100% 친환경에너지로 가동되는 해저 데이터 센터를 건설 중이다. 국내에서도 최태원 SK그릅 회장은 지난 3일 ‘제2회 도쿄포럼’ 연설에서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추구하는 ESG 경영을 가속화 하는 것이 환경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등을 극복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금융그룹 손태승 회장도 지난 11일 창립기념식에서 “ESG 경영 원년을 선포하고, 최근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의 핵심의제가 반영된 그룹의 ESG 경영전략에 모든 자회사가 적극동참해 달라”고 주문하였다. SK하이닉스 등 다른 기업들도 ESG 전담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 카카오도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김범수 의장이 위원장을 맡아 직접 관리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ESG경영의 대표적인 기업이 SK그룹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등급’에서 SK텔레콤 등 계열사 3개사가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 2050년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비영리기업 ‘더 클라이미트 그룹’이 2014년 시작한 RE(재생에너지)100에 한국기업에서 SK그룹 8개사가 최초로 가입 했을 만큼 적극적이다.

ESG 경영은 금융권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현 정부의 탄소 중립 선언 및 그린 뉴딜 정책과 맞물려 국내 금융지주들은 올해 ESG를 주요 경영 전략으로 설정했고, 은행들은 '탄소제로경영' '탈석탄' 등 환경 이슈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10월 ‘탈 석탄’을 선언하면서 향후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 재생 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 복합화력 및 저장 시설 등 친 환경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ESG경영은 유해물질을 다루는 공장의 안전 불감증 사고, 재벌오너의 각종 비리와 갑질, 세무 의무 회피 등 안 좋은 사건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어막이 되었다. 이로인해 기업평판이 개선되고 고객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수익증대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ESG 경영은 단순히 사회적 책임과는 구별된다. 기업이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서는 얼마나 이익을 많이 창출하느냐 보다 어떻게 돈을 벌고 사용하고 운영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요약하면 숫자로 판단되는 재무적인 요소 뿐 아니라 비재무적 요소(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요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 에너지 업계 시가총액 1위인 액손모빌이 채굴, 정제 과정에서 연료를 태우면서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이에 주주들이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요구했지만 이행하지 않고 거부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되었다. ESG 경영이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필수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아직 ESG투자가 전체펀드시장의 0.5%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글로벌 투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ESG를 투자지표로 삼는 세계적인 연기금 자금이 2012년 13조2천달러에서 지난해 6월 40조달러를 달성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지난해 국회연설에서 2050년까지, 중국이 유엔연설에서 2060년 이전 탄소중립 실현 계획을 밝히면서 탄소중립은 코로나19 펜더믹으로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하고 화석연료를 많이 쓰는 나라에 탄소 조정세를 부과하겠다는 공략을 한 만큼 ESG는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SG 경영은 이제 기업들이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 이미 기업들의 추진 노력 및 성과에 따라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류 미래세대의 생존과 사회적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는 측면에서 기업 경영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다.

전규열 정치경제국장/경영학 박사/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 전규열 정치경제국장/경영학 박사/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