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플랫폼·비대면 기술 역량 강화…IPO는 하반기 목표
지난해 순익 1136억…수수료 수익 확대로 비이자부문 첫 흑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대폭 확대한다. 지난해 카뱅이 공급한 중금리 대출은 약 1조 4000억 원 규모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뱅의 자산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상대적으로 (대출 공급 비중이) 고신용자에게 집중돼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해 카뱅은 지난달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한도를 1억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축소하고, 최저금리는 이날부터 0.34%포인트 올렸다. 반면 카뱅 자체 신용에 기반한 민간 중금리 대출(중신용대출) 금리는 최대 0.60%포인트 내렸다.

윤 대표는 “현재 판매 중인 중금리 대출을 유지하면서, 이와 별도로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보증부 대출이 아닌 카뱅 자체 신용에 기반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상품 출시 시점은 '올해 하반기 초'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기획을 마무리하고 관련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공급 규모는 미정이지만 지난해보단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에 1조 원 가량, 2020년에 1조 4000억 원 가량의 중금리 대출(사잇돌대출 및 민간 중금리대출)을 공급한 바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따른 건전성 우려엔 “리스크는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며 “지난 3년 간 (건전성 방어를) 준비해왔고 올해 시장에서 테스트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이어 “카뱅은 은행 건전성에 유의하면서도 당장의 수익성과 성장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에게 편리함과 이로움을 주는 은행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카뱅은 올해 기업대출 시장에도 첫 발을 내딛는다. 중소벤처기업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함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상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데,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이와 관련해 윤 대표는 “기업대출을 한다고 해서 오해할 수 있는데, 인터넷은행은 특례법에서 대기업대출을 할 수 없다”며 “다만 포용금융 관점에서 봤을 때 기업대출 중에서도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영역에선 카뱅이 첫 번째가 돼야 하지 않을까”라는 포부도 내비쳤다.

금융 플랫폼·비대면 기술 역량 강화…IPO는 하반기 목표

카뱅은 이날 플랫폼 비즈니스 부문 강화 계획도 내놨다. 플랫폼 비즈니스 부문도 강화한다. 연계대출, 증권계좌개설서비스, 신용카드 모집 대행 등은 제휴 회사를 확대하고, 제휴 연계 26주 적금도 더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할 예정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오른쪽)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오른쪽)가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윤 대표는 “제휴 연계 26주 적금은 올해 더 자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카뱅 내부에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검토‧논의되고 있으므로, 계획보다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들이 올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펀드나 방카슈량스 등 신규 상품도 검토 중”이라며 “다만 언제쯤 카뱅 앱에서 만나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그 이유로는 “단순한 판매가 아닌 소비자 보호, 모바일 맥락에 맞는 투자 상품 선택 등 좀 더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대면 기술 부문 역량도 확대한다. 실명 확인을 위한 신분증 촬영 및 인식,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에 대한 자동 인식과 심사 평가 프로세스 연결 등 비대면 기술 역량 고도화를 진행한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금융기술연구소’는 올해 본격 활동을 시작한다. 연구소는 핀테크, 테크핀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인공지능, 보안, 비대면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에도 진출한다. 윤 대표는 “2차 신청을 받을 때 신청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간 카뱅이 해왔던 것처럼 마이데이터를 단순한 사업으로만 보진 않을 것”이라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향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 조달 차원”이라며 “상장 시점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관사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선 “중요한 어젠다라고 생각하지만 시기가 올해는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해외 여러 기업과 접촉해봤지만 지금 당장 그들이 필요한 것을 맞추긴 어려웠다”며 “올해는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그 뒤에 해외 진출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순익 1136억…수수료 수익 확대로 비이자부문 흑자

한편 카뱅은 이날 지난해 실적도 함께 공개했다. 당기순이익은 1136억 원으로 전년(137억 원) 대비 1000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카뱅 관계자는 “대출 자산 증가로 이자 부문 수익이 증가하고, 증권계좌개설 서비스, 신용카드 모집 대행, 연계대출 등의 고른 성장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대규모 ATM 비용을 넘어서며 비이자 부문에서도 연간 기준으로 처음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순이자이익은 4080억 원, 수수료 부문 순익은 6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1.68%, 연체율은 0.22%였다. 총자산은 26조 65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조 9260억 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1조원 규모 증자의 영향 등으로 자본은 2019년 말 1조 6787억 원에서 2020년 말 2조 7970억 원으로 늘었다. 2020년 말 BIS비율은 20.0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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