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콘텐츠업계가 비대면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소규모 공연장은 고스란히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껴안으면서 콘텐츠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콘텐츠업계가 비대면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소규모 공연장은 고스란히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껴안으면서 콘텐츠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의 일상을 채우면서 문화생활을 즐기기가 어려워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방역지침으로 공연장 등 문화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콘텐츠 업계는 비대면(언택트)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YG엔터테인먼트(YG)는 지난달 31일, 인기 아이돌그룹 블랙핑크의 공연을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 라이브로 진행했다. YG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라이브 공연에 28만 명이 몰렸다. 케이팝 걸그룹의 비대면 공연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비대면 팬미팅도 생겼다. 가수 겸 배우 수지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팬 미팅을 카카오TV를 통해 국내 및 북미 지역에 독점 라이브로 진행했다. 일본에서는 니코니코 라이브로, 그 외의 해외 지역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했다. 이날 진행된 팬 미팅은 카카오TV 국내 독점 실시간 라이브 누적 조회 수 약 100만 건을 기록했다.

 

공연에서도 대면이 지고 비대면이 뜬다

지난달 7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종합 통계를 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한 해 경기도 공연 매출은 28억 7300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동기 매출 155억 1800만 원 대비 약 18% 줄었다. 공연 건수의 경우 608건으로 2019년 1445건 대비 42%에 그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이같은 코로나19 여퍄로 어려움을 겪는 콘텐츠 업계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온라인 생중계를 선보였다.  오프라인 공연의 대안으로 비대면 공연이 새롭게 떠올랐다. 국내 일부 대형 예술계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문화 콘텐츠와 IT기술 결합의 중요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인기 케이팝그룹이 다수 속해 있는 SM엔터테인먼트는 홀로그램·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기술을 전략적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했다. 세계적 음악가·예술단체들은 과거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업계의 노력에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올해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콘텐츠 강국으로의 도약 기반을 확립한다며 지원에 나섰다. 이를 위해 모태펀드 조성 확대와 영화, 게임, 방송 등 핵심 분야의 전문 인재 양성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1일 '2021년 업무계획' 브리핑을 통해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영우 문체부 1차관은 "게임, 웹툰, 드라마 등 여러 장르가 전 세계 온라인으로 경험되고 있는 동시에 국가 이미지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2021년 비전을 문화로 되찾는 일상으로 설정했는데, 코로나 극복을 통한 일상회복과 콘텐츠 선도국가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언택트 전환 "대기업은 가능, 우리는 장비 살 돈도 없다"

국내 대규모 기획사가 언택트에 초점을 맟춰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하고 정부도 지원하고 있는 반면, 대학로 등에 위치한 소규모 공연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확산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규모 공연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모인 한국공연장협회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롤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의 공연예술업계 지원 방향이 ‘언택트’에 맞춰져 있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언택트 공연을 위해선 그에 대한 장비 및 기술, 인력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대중음악공연장 산업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공연장, 예술계에 대한 신속하고 형평성 있는 지원을 위해 관계부처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촉구했다. 

협회 측은 "수시로 바뀌는 거리두기 조치로 무대, 음향, 조명 스태프들 역시 실업과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며 "공연장은 일정 수 이상의 관객이 보장되지 않으면 공연 자체가 개최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서 공연장 내 거리두기 세부지침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예술지원 사업은 대부분 예술인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대중음악 예술인의 활동 근간이 되는 대중음악 공연장으로의 지원은 그 존재조차 찾아보기 어렵다"라고 호소했다.

협회는 또 "현재의 지원 정책은 열악하고 좁은 외양간에서 고품질의 한우를 생산하여 세계에 알리겠다는 것과 같은 어불성설의 정책"이라며 "공연예술 행위의 근간에는 공연장이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상기해 더는 등한시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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