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연 "최악의 상황은 시위 확산, 국제사회 제재"
UN 안보리, 공동성명 발표 못해...중국,러시아 이의제기
미얀마 거리 시위 확산...SNS통해 퍼져

4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만달레이 의대 앞 거리에서 시민들이 지난 1일 군부가 감행한 쿠데타와 주요 정부 인사 구금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시위는 쿠데타 발생 이후 처음 벌어진 거리 시위다. <사진=미얀마나우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 4일(현지시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만달레이 의대 앞 거리에서 시민들이 지난 1일 군부가 감행한 쿠데타와 주요 정부 인사 구금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시위는 쿠데타 발생 이후 처음 벌어진 거리 시위다. <사진=미얀마나우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승은 기자] 미얀마 군사정부가 지난 1일 새벽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즉각 '쿠데타'로 규정하고 제재를 가할 것을 경고했다. 

이후 미얀마 내부에서도 쿠데타 항의 거리시위가 확산되고 UN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해 국제사회에서도 제재 압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의 우호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 주도의 조치가 미얀마의 친중국화를 부추길 가능성이 커 바이든 행정부가 대대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을 진 미지수다. 

현재 정부도 지난 2일 미얀마의 쿠데타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군부에 의해 구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즉각 석방도 촉구했다. 

이날 외교부는 최영삼 대변인을 통해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제사회와 함께 미얀마 내 정세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연 "최악의 상황은 시위 확산, 국제사회 제재"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5일 미얀마 쿠데타 사태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응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KIEP는 "우리나라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양국간 경제협력에 큰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낮으나, 미국 주도의 군부 제재 현실화와 더불어 미얀마 내 시위 확산과 군부의 강경 대응이 이어진다면 그러한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KIEP는 "미얀마는 성장 잠재력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신남방정책 플러스에 있어서 경제협력, 특히 GVC 다변화의 주요 파트너라는 점에서 미얀마의 상황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KIEP가 이날 발행한 세계경제 포커스 '미얀마의 쿠데타 발발 배경과 전망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얀마의 쿠데타가 국내적으로는 군부가 새로운 총선을 준비하고 사회 안정과 경제 개혁 개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나, 국내의 시위와 국제사회의 대응에 따라 미얀마의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KEIE는 "미얀마 쿠데타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얀마 국내외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가 확산하며 군부의 강경 진압이 이어지고, 이것이 국제사회 제재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지난 4일까지는 쿠데타 관련 반대 시위가 소규모로 벌어지고 있어 확산 여부를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주말부터는 반대 시위가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UN 안보리 '공동성명발표' 하려했으나, 미얀마 우호국인 중국-러시아 반발로 합의 못 이뤄 

유엔 안보리 회의 장면 <사진=연합>
▲ 유엔 안보리 회의 장면 <사진=연합>

앞서 지난 2일 UN 안전보상이사회가 쿠데타 발발 직후 비공개 긴급회의를 진행해 공동성명 발표를 통해 제재를 실행하겠다고 발표하려했으나, 미얀마의 우호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의 이의제기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안보리는 4일 "미얀마 군부의 비상사태 선포,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윈 민 대통령 등 정부 요인들의 자의적 구금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구금된 모든 사람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는 언론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 의장국인 영국에서 초안을 작성한 이번 성명은 당초 예상과 달리 미얀마 군부의 정부 전복 시도를 직접 규탄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안보리에서 중국이 이의제기를 한 것을 포함해 현재 중국은 미얀마 쿠데타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에게 미얀마는 일대일로를 포함하여 대외전략상 전략적인 요충지에 해당하며, 중국은 아웅산 수치와 더불어 이번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양 진영과 모두 깊은 우호관계를 맺고 있어 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KEIP는 분석했다. 

또한, 미얀마와 중국의 관계 속에서 미국 주도의 제재가 실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EIP는 "(미국 주도의 제재가) 미얀마의 친중국화를 부추기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미얀마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이 서구권의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제재를 가할 경우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전략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기존 바이든 행정부는 민주주의 동맹국과 파트너를 규합해서 중국 견제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미얀마를 제재하면 친중국화를 부추겨 미얀마와 중국이 밀착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일 미얀마 군부의 정권 장악을 '쿠데타'로 규정했으며, 이에 따라 대외 원조와 제재를 무기로 압박에 나설 것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이번 사태가 구데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국 집권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민주당의 벤 카딘 상원의원은 4일(현지시간) 공화당의 토드 영 상원의원과 함께 이런 결의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카딘 의원은 "우리는 사용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면서 미얀마가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한 뒤 해제된 제재를 복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딘 의원은 쿠데타에 연루된 군 지도부를 상대로 표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며 "미국의 상원이 준비돼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서 쿠데타 항의 첫 거리 시위...미얀마 군부는 페이스북 차단하며 통제

미얀마 내부에서도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항의 시위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대규모 시위는 열리지 않았으나, 시민사회의 저항 움직이 확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4일 미얀마 제2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쿠데타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시위대가 만달레이 의대 밖에서 군부 집권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들고 군정 반대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영상에는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시위'라는 쿠데타 반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구속된 지도자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하며 군정 반대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또한, 로이터 통신은 미얀마 전역 70곳 이상의 병원 의료진들이 쿠데타에 저항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했으며,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집권당 소속 의원들도 함께 모여 쿠데타 반대 성명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만달레이 외에도 최대 상업도시인 양곤에서도 시민들이 거리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민들은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악은 사라져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이에 미얀마 군사정부도 쿠데타 저항 운동을 막기 위해 미얀마 내 페이스북 접속을 막으며 대응했다. 

외신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가 "국가 안정에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가짜 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국영 통신사 MPT를 비롯해 미얀마 내 인터넷 업체들에 페이스북 접속 차단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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