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공은 사회 덕분, 재산 환원은 당연”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자신의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자신의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박응서 기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범수 의장은 재산은 개인 명의로 보유한 카카오 주식 1250만 주, 케이큐브홀딩스의 994만주 등 모두 10조 원이 넘어 기부한다고 밝힌 재산 절반이 5조 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의장은 8일 카카오와 계열사 전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 카카오톡 메시지에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가 사회에 크게 기부한 사례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5조 원이 넘는 재산 기부를 선언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김범수 의장의 재산 기부는 새로운 기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은 “지난 3월에 10주년을 맞아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자가 되자고 제안드린 후 무엇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 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식적인 약속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기부서약도 추진 중에 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는 이제 고민을 시작한 단계”라며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근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장을 직접 맡아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방향성과 성과, 문제점 등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발표 배경에 대해서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이 오래전부터 사회적 책임과 사회 환원이라는 말을 많이 해왔다”며 “그의 히스토리(역사)를 알면 특별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에 출간한 김범수 의장의 창업을 다룬 책인 <바이오그라피 – 김범수>에서도 김 의장은 사회 환원과 사회적 책임을 많이 언급했다. 당시 작가의 ‘기업가가 왜 사회 환원을 중요하게 말하느냐’는 물음에 김범수 의장은 “내가 성공하고 부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내가 잘해서 된 게 아니고, 사회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며 “그래서 재산을 사회에서 좋은 곳에 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기부 진행에 대해서 카카오 관계자는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직원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로 처음 발표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은 직원과 사회와 논의하며 찾아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범수 의장의 8일 재산 기부 선언이 최근 가족에 대한 주식 증여를 통해 제기된 ‘자녀 승계 논란’을 다시 불러왔다. 자녀 승계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19일 보유 중인 주식 33만 주를 부인과 두 자녀를 포함한 14명의 친인척에게 증여했다. 19일 기준 33만 주는 1452억 원어치다. 김 의장은 부인과 두 자녀에게 각 6만 주(약 264억 원)를, 나머지를 다른 친인척들에게 나눠 줬다.

그동안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부 목적으로만 하던 김 의장의 주식 증여가 자녀에게 이어지면서, 김 의장이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 의장 아들 김상빈 씨와 딸 김예빈 씨는 지난해부터 케이큐브홀딩스에 재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은 <바이오그라피 – 김범수> 책에서 자녀 승계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다”며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오해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김범수 의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회가 어려움을 겪자 회사 자산이 아닌 개인 재산을 기부하고, 여름에도 수해가 발생했을 때 개인 재산을 기부했다”고 다른 기업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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