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만 올해 2건 과로사 발생
코로나19 집단감염 소송 아직도 해결 안돼
대책위, 택배노동자들 보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업 운영돼야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5조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감염과 같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물류센터확충에 투자금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5조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코로나 바이러스 집단감염과 같은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쿠팡은 물류센터확충에 투자금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미정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상장 첫날 공모보다 40.71% 급등해 100조원 가량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받은 자금은 5조원이다. 쿠팡은 이 자금을 물류망확충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의 간판인 로켓배송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해 발생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생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심지어 쿠팡은 보건안전 실태를 보도한 기자들을 지속적으로 고소해왔다. 이에 대해 17일 14개 언론단체가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쿠팡 피해자들은 쿠팡이 미 증시 상장으로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노동환경을 개선하는데 더 집중하길 바라고 있다.

쿠팡은 2010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한 번도 영업이익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했지만, 5257억원 적자를 냈다. 2020년 말 기준 쿠팡의 누적 적자는 4조 5500억원이다. 대기업 하나 수준의 금액이다. 영업이익 흑자를 내지 못해 세금도 내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쿠팡의 자금난을 우려하여 몇 차례 경영개선 권고까지 내린 바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쿠팡이 당장의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아 돈을 쓸어담는 전략을 택했다고 본다. 전문가들의 말처럼 쿠팡이 미래에 갚을 능력이 된다면 현재 적자는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해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로켓배송이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를 야기했다고 주장한다. 로켓배송은 밤 12시 전에 주문하면 그 다음날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신선식품을 자정까지 구매하면 오전 7시까지 받아볼 수 있는 ‘로켓프레시’도 마찬가지다. 많은 쿠팡 애용자들이 쿠팡을 선호하는 이유로 빠른 배송을 말한다. 하지만 대책위는 빠른 배송으로 노동자들이 과로사로 사망하는 사건들이 터졌다는 주장이다.

지난 6일 쿠팡 송파캠프에서 새벽배송을 맡았던 남성 이모(48)씨가 고시원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배우자가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이씨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씨는 혼자 고시원에서 지내면서 1년 내내 밤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새벽 배송을 담당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이씨가 배우자에게 수시로 심야 노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6일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공식 사과하고 보상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유족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쿠팡 택배기사가 과로로 사망한 사건은 이번 만이 아니다. 대책위에 따르면 쿠팡에서만 지난해 4건, 올해 2건의 과로사가 발생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10월 칠곡물류센터에서 심야 노동자가 숨진 뒤 쿠팡에 여러차례 근무개선대책을 요구했으나 아직도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쿠팡의 부천 물류센터에서는 방역 미흡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하지만 아직도 이에 대한 사과나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쿠팡은 부천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상태에서도 폐쇄하지 않고 운영을 강행했다. 직원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54시간 동안 아무런 정보도 듣지 못한 채 근무했고, 이로 인해 15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집단감염으로 피해를 본 노동자들은 같은 해 9월 쿠팡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이 쿠팡 측의 잘못으로 인정돼 노동자들은 산업재해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쿠팡은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도 해주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사과 한 마디 없었고 재발방지 대책마련, 대표 면담 요구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지원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송파경찰서 앞에서 쿠팡에 대한 부실·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석운 대책위 대표는 쿠팡의 이러한 행보를 매우 비판했다. “쿠팡의 운영방식이 노동자들의 건강을 갈어넣어 사업하고 있다, 물류센터에서도 무리한 배송기사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로켓배송, 새벽배송이 노동자들의 무리한 노동에 대한 보완책이 만들어진 후에,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업이 운영돼야 하는데,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으로 5조원의 자금을 확보했음에도) 이런 곳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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