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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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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바이든 정부의 美中신냉전 전개, 칼날 위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운명

美 ‘2+2’회의 ‘한국의 대중 군사전선 동참’ 압박, 北 탄도미사일 도발로 美에 선택 요구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구도’냐 ‘미중 군사대립전선 중간지대’냐 길목에 선 한반도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미국과 중국 신냉전의 칼날 위에 서 있다. 한반도는 남북한이 당사자지만 미국과 중국에게는 ‘미중 대결 장기판’의 전략적 요충지다. 지금의 한반도문제는 ‘미중 장기판’ 속에 놓여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대결 서막(序幕)을 열었고 바이든 행정부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미중대결은 그 역사적 종지부를 찍을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펼쳐진 미소 냉전이 40년 이상 진행됐다가 1990년 소련 붕괴로 막을 내렸듯이 미중 신냉전도 승패가 가려져야 끝이 난다. 그때까지 미중 신냉전은 한반도 정세와 국제질서를 규정할 것이다.
        
미소 냉전 당시 북한은 소련의 동북아 전초기지, 한국은 미국의 대소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 군사반란으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이 1983년 일본으로부터 ‘안보 경협’ 40억 달러 차관을 받은 배경이었다. 한국이 ‘소련 침략의 방어선’ 역할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북한 또한 소련의 경제적 지원 덕에 1980년대까지 안정적으로 경제체제를 꾸렸다.

1990년 소련의 붕괴와 미국 1극 국제질서 출범은 역사적 대격변이었다. 독일은 통일되고 유럽 사회주의국가들은 붕괴했으며 비유럽 사회주의국가들은 힘든 각자도생의 길을 갔다. 위기를 맞은 북한은 ‘핵’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 중심의 국제사회로의 편입을 도모했지만 3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국제고립과 경제적 고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패권을 쥔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지난 30년 간 ‘현상유지’였고 지금도 그 연장선 속에 있다. 미국에게 북한은 일본과 한국을 자신의 안보사슬로 묶는 고리 역할을 하고 중국을 적절하게 압박하는 도구로서 고마운 존재였다. 미국은 ‘북한의 악마화’를 통해 동북아에서 자신의 전략적 이익을 손쉽게 획득했다.

미국의 ‘현상유지’ 정책을 변경시키려는 움직임은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한국의 역대 민주정부에 의해 시도됐지만 미국은 대북 적대정책 철회에 따른 ‘전략적 이익’과 ‘손실’ 간 대차대조표가 명확하지 않아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미중 신냉전 시대 도래는 미국으로 하여금 새롭게 대차대조표를 구성해 한반도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계기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4월 이후 가시화할 한반도정책의 새로운 밑그림은 미중 신냉전 시대를 관통할 것이다.

美 ‘2+2’회의서 ‘한국의 대중 군사전선 동참’ 압박하며 ‘북한-전작권 전환’ 카드 사용  

미국은 대한반도 정책의 1차적 목표는 ‘한국’이 대중국 군사 압박전선에 서도록 하는데 있고 2차적으로는 북한 핵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즉 미국의 대차대조표의 핵심은 ‘중국 압박전선에의 한국 참여’이며 ‘북한 핵능력’ 관리는 별도항목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미 외무·국방장관(2+2)회의 참석 차 3월 17~18일 이틀 동안 한국을 방문했다. 미국의 2가지 전략적 이익 관철을 위한 밑그림을 완성하기 전에 한국 정부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3월18일 발표된 한미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보면 대중국 압박전략에 한국의 참여 폭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있음을 알 수 있고 북한문제 접근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의 한미동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은 언급되지만 미·일·호주·인도가 참여하는 쿼드 또는 쿼드 플러스에 한국 참여 부분은 빠졌다. 한미 간의 줄다리기가 있다는 얘기다.

북한문제에 대해선 정의용 외무장관이 공동성명 발표장에서 ‘6.12 북미 싱가포르 선언’을 북미협상의 출발점을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블링컨 장관은 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문제에 대한 전략적 계산이 끝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만 대북정책과 관련해 공동성명에 ‘한미 간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을 명기했다. 북한문제와 관련해 한미는 서로 간의 전략적 이익을 존중한다는 의미이지만 미국의 일방적 한반도 군사행동과 한국 주도의 남북관계 개선 모두를 견제한다는 뜻이 포함됐다. 

또 미국은 전시작전권 전환을 미루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바이든 정부는 ‘한국의 대중국 압박전선 동참’을 압박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원하는 ‘한반도 평화’와 ‘전작권 전환’을 카드로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2+2 회담에서 미국의 목표가 ‘한국의 대중국 군사동맹 참여’에 방점을 뒀고 ‘북한 핵문제’는 별도의 대차대조표를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구도’냐 ‘미중 군사대립전선의 중간지대’냐 길목에 서 있어

한국은 미중 신냉전의 첨예한 칼끝 위에 서 있지만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깊어 중국과 ‘군사적 대척점’에 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선택이다. 이 경우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때보다 한중관계는 더 경색될 수 있고 한국경제에 대한 타격은 더 심할 수 있다.

한국정부는 줄곧 ‘민주주의와 가치동맹’으로 미국과 함께 하겠다는 뜻을 강조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줄곧 반복적으로 이를 얘기했다. 즉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는 참여할 수는 없지만 가치동맹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미얀마 사태에 직접 목소리를 낸 것도 이러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3월19일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보인 ‘인권과 가치’를 두고 블링컨 장관과 중국 양제츠 국무위원 간의 설전은 의미심장하다. 미중이 경제적 상호의존적 관계를 걷어내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며 미중이 부딪히는 접점이 ‘인권과 가치’에 있음을 예고한 것이 때문이다.  

한국 정부가 ‘인권과 가치동맹’을 강조한 것은 이러한 맥락과 일치한다. 그러나 이는 북한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측면에서 대북문제 접근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로 보면 중국과 북한은 한 묶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시징핑 중국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야 할 시대적 요구’에 맞춰 구두친서를 교환했다. ‘미중 신냉전체제’ 구축에 북·중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자는 의미를 담았고 시 주석은 여기에 대북 경제 지원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러한 가운데 북한은 3월25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바이든 행정부에게 보다 진전된 내용의 북미협상 방안을 내라는 요구다. 그렇지 않으면 미중 신냉전 체제에서 ‘북-중-러’ 동맹에 가담하겠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원칙적 입장에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유엔을 통해 조사위원회를 소집했다. 좀 더 지켜보며 상황관리를 한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열릴 한미일 안보실장 회담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밑그림의 일단이 드러날 것이다. 지금 한반도는 미중 신냉전질서 도래에 따른 ‘한·미·일 대(對) 북·중·러 대결구도’의 최일선 전선이 되느냐, 아니면 미중 군사대립 전선의 ‘중간지대’로 가느냐의 길목에 서 있다. 바이든 정부가 조만간 결정할 대한반도 정책방향은 이를 가르는 1차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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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기자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등의 현안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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