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재건축단지 "오세훈 당선 환영"…35층 규제 완화 등 기대
"여당 다수의 시의회와 협치·정부의 공공주도 사업과 상생 필요

<strong></div>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strong>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내세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서 강남과 목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오세훈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공급 실패를 불러왔다고 비판하면서 규제 완화를 통한 '스피드 주택공급'을 1순위 공약으로 내세웠다.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선 용적률·층수 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억눌렀던 민간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수립된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규제가 대폭 수정되거나 폐기될 가능성도 있어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8일 서울의 재건축 단지들은 오세훈 시장 시대를 반기는 분위기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소유자 협의회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4ㆍ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4ㆍ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마아파트는 2002년 말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되고 2005년 안전진단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정비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재건축 활성화를 내세운 오 시장의 당선으로 서울시가 정비계획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합 설립을 시작으로 그간 지지부진했던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재건축 조합설립 인가를 목전에 두고 최근 아파트값이 수직 상승 중인 강남구 압구정동 2구역(신현대 9·11·12차)과 3구역(현대1∼7, 10·13·14차·대림빌라트)도 지구단위계획이 조만간 확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장은 "지구단위계획 통과 여부는 전적으로 서울시장의 권한"이라며 "35층 층수 제한도 폐지돼 사업성이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2014년 '한강변 50층 규제'가 도입되면서 50층 재건축을 추진했던 강남권 주요 단지들은 사업성이 낮아졌다며 사업을 한동안 미뤄왔다.

층수 규제가 풀리면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이 개선될 수 있어 사업 추진에 다시 시동이 걸릴 수 있다.

국토교통부도 공공재건축 등 공공 주도 개발 방식을 적용할 때 35층 층수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어 큰 이견은 없다. 오히려 층수 규제 완화는 정부의 공공재건축 등 공공 개발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치다.

어차피 층수 규제는 지자체 고유 사무이기도 하다.

<strong></div>재건축 촉구 대형 현수막 붙은 목동아파트<사진=연합뉴스> </strong>
재건축 촉구 대형 현수막 붙은 목동아파트<사진=연합뉴스> 

목동아파트는 14개 단지가 모두 1차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했으나 지난해 9월 목동9단지에 이어 최근 목동11단지마저 2차 안전진단 관문을 넘지 못하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인 상태였다.

지난해 6·17대책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절차가 대폭 강화한 이후 이 문턱을 넘지 못해 사업 추진이 좌절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에서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아파트는 도봉구 삼환도봉이 유일할 정도다.

목동 재건축 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단지 전체가 축제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면서도 "안전진단에서 최종 탈락한 9, 11단지의 경우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 위한 모금이 쉽지 않고, 중앙정부가 강화한 규제가 쉽사리 풀리지 않기 때문에 이렇다 할 움직임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남권이나 목동뿐 아니라 노원구 상계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안전진단 단계인 재건축 단지 역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 시장은 선거기간 토론회에서 "안전진단이 보류된 목동과 상계동 아파트 주민들이 힘들어한다. 여의도 아파트도 (재건축이) 지연되고 있다"며 "1년 안에 가시적인 변화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빨리 시동을 걸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이 여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나 국토부 등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어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안전진단 등 재건축 관련 규제는 대부분 중앙정부 소관 법령과 고시에 규정돼 있어 서울시 단독으로 풀어줄 수 있는 규제는 딱히 없다.

<strong></div>서울시의회 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strong>
서울시의회 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재건축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해도 공공기관으로부터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하고, 재건축 수익성을 좌우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시장 권한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굵직한 정비사업 관련 규제는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한강변 층높이 제한 등 일부는 조례로 규제 완화가 가능한 부분이 있다"며 "시의회의 설득을 통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 이사장)는 "서울시장 권한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오 당선인이 내세운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정책과 정부가 진행하는 공공 주도의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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