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이성윤, 수사심의위 요청 “표적수사 염려”
수사심의위 개최일이 관건…검찰총장 인선 영향 불가피
수심위, 불기소 결정시 이 지검장 최종 후보 가능성 높아
검찰총장 후보 10인에 이성윤‧임은정‧한동훈 등 친문 성향 법조인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여야, 모두 비판 이어져…조응천 “박범계 발언 귀를 의심”…야 “정권의 방탄수호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연합뉴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연합뉴스>

검찰 총장 후보로 임은정, 한동훈 등 10명이 후보군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력한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수사심의위원회와 검찰총장 후보 추천 위원회가 이번주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수사심의위의 정확한 일시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수사심의위 날짜에 따라 29일 개최되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성윤 지검장이 유력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수사심의위가 검찰총장 인선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성윤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학교인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대표적인 ‘친문성향’ 정치검사로 알려져 있다. 이 지검장은 ‘추-윤 갈등’ 정국 당시 윤석열 전 총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검찰 개혁 완수에 압장서며 ‘추미애 키즈’라고 불리우기도 했다. 이에 검찰 내부에서는 이 지검장의 검찰총장 인선에 대한 반발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은 최근 김학의 전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해당 의혹은 2019년 3월 23일 새벽 김학의 전 차관을 긴급 출국시킬 당시, 대검 과거진상조사단에서 출입국 당국에 이규원 검사 명의로 보낸 출국금지 요청‧승인 서류에 ‘가짜’ 사건 번호와 내사번호가 기재되는 등 사실상 ‘공문서 조작’ 정확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었다. 

특히 출국금지 다음날 이성윤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현 서울중앙지검장)은 서울동부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결재권자인 동부지검장 모르게 내사 번호가 부여됐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동부지검이 내사 번호 부여를 추인한 것으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동부지검은 이에 불응했다. 이는 한 공익제보자의 신고를 통해 드러났다. 

이성윤, 22일 전문수사자문단‧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요청

이에 이 지검장은 22일 변호인을 통해 대검과 수원지검에 각각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수사심의위 제도는 검찰의 기소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이 검찰 수사와 기소 과정 등에 대한 심의를 하는 제도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등을 심의하는 것을 말한다. 

이 지검장 변호인 측에 따르면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함과 동시에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지검 측 변호인은 “이 지검장은 그동안 김 전 차관 출국금지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해 부당한 외압을 가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거듭 말씀드렸다”며 “그런데도 최근 일부 언론에서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가능성을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안양지청의 특정간부에게 전화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수사 내용까지 상세하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보도 내용이 수사팀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고 편향된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본 나머지 성급하게 기소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는지 염려된다”며 “변호인이 합리적 범위 내에서 가지고 있는 의문점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므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지검장 측 변호인은 “일부 언론에서 수사방해 외압에 법무부 감찰국 간부, 대검 반부패강력부, 안양지청 지휘부 등 다수의 검사가 관여됐다고 보도하고 있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심층적이고 균형감 있는 조사를 통해 외압의 유무, 외압이 있었다면 그 실체가 누구인지를 철저하게 밝힐 필요가 있음에도 수사팀은 오로지 이 지검장만을 표적삼아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도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 받아드려…전문수사자문단은 반려
29일 총장후보추천위 보다 수사심의위 소집될 가능성 거론
수심위 이 지검장 불기소 결정시 최종 추천 후보에 이 지검장이 포함될 확률 높아
검찰총장 후보 10인, 이성윤‧임은정‧한동훈 등 언급돼

이에 지난 23일 대검찰청은 이 지검장이 요청한 수사심의위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대검찰청은 양창수 수사심의위원장과 소집 일정 등을 조율해 날짜를 특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부의심의위원회(부의심의위) 등 통상 절차를 건너뛸 만큼 이 지검장을 기소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함에 따라 수사심의위가 오는 29일 개최되는 추천위보다 먼저 소집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부의심의위 절차를 진행하는 대신 대검에 직접 신속한 소집을 요청했다. 대검 역시 국민적 관심도,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오 고검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집을 결정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과 대검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 이 지검장 측이 요청한 전문수사자문단도 검찰총장 직무대행 직권으로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사심의위가 29일 예정된 추천위 이전에 열리게 된다면 수사심의위서 나온 결론에 따라 추천위의 논의 과정이 영향을 받을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수사심의위의 참석위원 과반수가 이 지검장의 기소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다면 추천위의 최종 추천 후보에 이 지검장이 포함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해석이다.

만일 이 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엔 추천위에서 이 지검장은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결론 역시도 피의자로 거론되는 이 지검장을 후보군으로 올리기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수사심의위가 통상 목요일 또는 금요일에 개최돼 왔던 데다, 사건 관계인과 수사팀으로부터 의견서를 받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추천위보다 먼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수사심의위가 늦게 개최된다면, 추천위는 이 지검장이 내놓은 승부수대로 ‘검찰의 기소 판단은 부당하다’는 점이 강조된 상태로 총장 후보로서의 적격 여부를 논의하게 되면서 이 지검장의 검찰총장 후보 선임에 힘을 받게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 지검장이 최종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3일 출근길에 차기 검찰총장 후보 인선 기준에 대한 질의에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겠다”고 답했다. 

또 “친정부 성향으로 불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후보군에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박 장관은 “후보가 누구라고 말씀드리기 곤란하고,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전적으로 정해야 할 것”이라며 “유력 후보 이런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29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에서 위원들이 3, 4배수의 후보군을 박 장관에게 추천하면 박 장관은 이 가운데 1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제청하는 과정을 거친다. 추천위원 9명 중 4명을 장관이 지명하고, 자신의 핵심 참모인 법무부 검찰국장이 당연직 추천위원이기 때문에 박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을 친정부 성향으로 인선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법조계의 의견이 있어왔다.

이러한 박 장관의 발언에 논란이 일자 26일 박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이 지적하는 그런 점에 대해서는 유념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정치검찰의 탈피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염원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는 것 하나하나가 다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더 길게 말씀드리진 않겠다. 내일 법사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대로 26일 법무부가 추천위원들에게 전달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명단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해 구본선 광주고검장,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한동훈 검사장,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등이 포함됐고, 전직 검찰 출신으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이성윤, 도 넘는 직권 남용으로 검찰 수사 받는 당사자”
성일종, 박범계 발언에 “윤 전 총장은 대통령 국정철학실현하지 않아서 쫓아냈나”
이종배 “이 지검장, 정권의 방탄수호대”

국민의힘은 26일 수사외압 의혹으로 피의자 신분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 물망에 오르는 것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가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이 지검장에 대해 “검찰 농단 수준의, 도를 넘는 직권남용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당사자”라며 “검찰총장은커녕 검사도 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 금지와 관련된 자신의 피의사건에서 출석요구를 네 번이나 거부하는 특권을 누렸고,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이나 옵티머스 사건 등 정권에 불리한 사건에서는 노골적으로 호위무사, 행동대장의 역할을 수행했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축출에도 앞장섰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차기 총장 인선 기준으로 ‘대통령 국정 철학과의 상관성’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이 지검장 인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주 대표 대행은 “과연 박 장관이 법조인이 맞는지조차 의문”이라며 “청와대와 민주당이 정신 못 차리고 이성윤 검찰총장을 만들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면 국민은 완전히 대통령과 민주당을 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윤 전 총장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지 않는 총장이어서 쫓아냈는가”라고 직격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의 표본”, “정권의 방탄수호대”로 지칭했다.

민주당도 내홍…김종민 “이 지검장 기소, 심각한 문제”VS 조응천 “박 장관 발언에 귀를 의심”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검찰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연루 혐의로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일각의 우려대로 검찰총장 인선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기소라면, 그런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서도 박 장관과 이성윤 지검장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여당 조응천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귀를 의심했다. 말 잘 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너무 쿨하게 인정해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무엇인지 정말 우려스럽다”고 썼다. 

이어 “검찰총장의 조건 혹은 덕목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여전히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공정한 결정을 하려는 결연한 의지와 용기’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의원은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총장의 자격 요건부터 새로 세우시기 바란다”면서 “장관의 언행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가도에 큰 동력을 제공하는 것 아닌지 돌아보라”며 박 장관을 비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