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 자동차 업계 중 'UAM 부문' 선도 역할
KAI와 LIG 등 방산업체 협력 통한 개발 본격화
상용화 단계까지 안전성 및 관련법 문제 해결 시급
UAM 수혜주 '모터', 전문가 "모터 사용, 전기차에 국한되지 않고 UAM 분야로도 확장될 것"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현장에서 공개한 항공비행체 UAM S-A1 <사진=현대차그룹> 
▲ 사진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현장에서 공개한 항공비행체 UAM S-A1 <사진=현대차그룹> 

 

[폴리뉴스 김현우 기자] 하늘을 나는 자동차,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시장 개발에 현대자동차가 본격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최근 방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 협력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업계에선 선두적으로 일명 '미래먹거리', UAM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KAI와 LIG넥스원은 비행체·탑제체 등 하늘을 나는데에 있어 필수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가 두 방산업체와 기술·인프라스트럭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유다.

UAM은 이른바 ‘플라잉카’라 일컬어지는 차세대 모빌리티다. ‘유인드론’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사람이 탑승 가능한 소형 비행체를 의미한다. 경량소재 등 기술실현을 위한 다양한 개발이 선제돼야 함과 동시에 이착륙장 등과 같은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당초 현대차는 방위산업체인 한화시스템과 UAM 시장 초기조성 단계에서 핵심 플레이어 역할을 해왔다. 시장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기초 단계였던 것인데, 대부분 인프라 확충에 집중해왔다. 현대차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 등과 협력을 하며 UAM 사업 및 시장의 기반을 다지고 있었다.

인재영입도 활발했다. 2019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최고위직을 역임한 신재원 UAM 사업부장(사장)을 시작으로 항공우주산업 스타트업 회사 '오프너' 최고경영자(CEO) 출신 벤 다이어친을 UAM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하고,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를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한화시스템은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 제조사 영국 롤스로이스 출신 김석균 상무를 영입해 UAM 사업을 맡긴 상태다.

LIG넥스원과 KAI는 방산업체이지만, 현대차가 두 회사와 협력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항공기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LIG넥스원은 항공전자 체계 설계와 비행 제어 등의 기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KAI는 수직 이착륙 및 비행체 개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웠던 LIG넥스원과 KAI 입장에선 현대차그룹이라는 든든한 파트너가 생기는 셈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기술 수출입 규제에 대한 대응 의미도 있다.

여기에 지난 21일 현대차는 항공안전기술원(KIAST)과 '국내 도심항공교통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항공안전기술원은 항공안전 및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대한민국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민간항공기·공항·항행시설의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시험 및 인증, 항공안전에 영향을 주는 결함 분석 및 첨단 항공기술의 개발과 표준화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UAM, 무인항공시스템,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며, 항공 부문 인증기술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함으로써 UAM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원 현대차 UAM사업부장(사장)은 "국내 유일의 항공안전 전문기관인 항공안전기술원은 UAM 개발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안전과 인증 기술개발에 필수적인 파트너"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K-UAM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UAM 시제품 상용화 시점은 불투명하다. 실질적인 상용화 성공 모델 출시 시기를 일러야 2035년 무렵으로 보고 있다. 최소 2030년까지는 생태계를 움직일 실질적 기술과 인프라가 성숙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안전성에 관한 법률도 아직 재정이 되지 않은 상태다. UAM자체가 최초로 나오는데다가 항공 특성상 한 번 사고가 나면 2차, 3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법 제정도 쉽지 않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UAM의 출시 자체는 가능할지라도 실질적인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상용화를 위해서는 법과 제도화를 얼마만큼 시스템화 시키는지가 관건”이라며 “지금 현재로선 관련법 자체가 거의 없는 상태다. 조종 자격의 경우에도, UAM 전용 자격증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가 UAM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미국 중국 등 강대국들도 미래먹거리로 UAM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자동차 제작사 측면에서 UAM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기업은 현재로선 현대차를 제외하곤 없다. 미래먹거리를 현대차가 유일하게 치고 나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든 힘은 모터로 통한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모터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이 보고서는글로벌 전기차용 구동시스템 시장이 지난해 5조원에서 2030년 60조원으로 12배가량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금까지는 2개의 바퀴에만 동력이 전달됐던 2륜 구동 전기차가 대세였지만, 향후에는 고성능의 4륜 구동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 대당 구동 모터 탑재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모터 사용이 전기차에 국한되지 않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로도 확장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모터는 전기차에서 배터리 다음으로 중요한 부품이다. 대당 들어가는 모터의 개수도 늘어날 것이기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전기차 뿐만 아니라 로봇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에도 공통으로 들어가는 핵심부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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