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수상소감에 찬사 쏟아져
기자 간담회에서 인종·성별 등 다양성 피력
영화, K-Pop 등 대중문화산업 한국의 소프트 혁신 주도적 역할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상원 기자] 배우 윤여정이 지난 26일 (한국 시간)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수상 이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아시아 영화의 성장과 관련해 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수상을 통해 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오전 9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개최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한국인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이 출연한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윤여정은 이 영화에서 외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전형적인 할머니의 틀에서 벗어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열연을 펼쳐 국제적으로 호평 받았고 전 세계 40여 개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할리우드 매료 시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에서 자신을 수상자로 호명한 브래드 피트에게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냐”고 익살스럽게 언급했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 ‘미나리’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또한, 윤여정은 “내가 운이 좋아 오늘 밤 이 자리에 섰다. 아마도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인 것 같다”며 두 아들에게는 “이 결과는 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뉴욕타임스는 ‘보는 사람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고 평했다.

이날 시상식 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에게 어떤 냄새가 났는가”라는 다소 무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녀는 “나는 개가 아니다. 브래드 피트의 냄새를 맡지 않았다”고 노련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내게 너무 많은 것을 물어보지 말아달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배우 윤여정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배우 윤여정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무지개처럼 모든 색을 합쳐서 더욱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 다양성 강조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이하 AMPAS)가 마련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이어 갔다. 최근 아시아 영화의 약진과 할리우드와 아카데미 시상식의 다양성 확대 정책과 관련해 그녀는 “무지개도 7가지 색깔이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색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고, 백인·흑인·황인종으로 나누고, 게이와 아닌 사람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라며 “우리는 따뜻하고 같은 마음을 지닌 평등한 사람이므로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안아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밝혔다.

한편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AMPAS는 지난해 여성·유색인종·장애인·성 소수자가 비중 있게 참여한 영화여야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게 규정을 바꿨다. 그동안 ‘백인 잔치’라고 지적받던 아카데미 시상식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로 인해 올해 시상식 후보들의 면면은 다채로워졌다.

구체적으로 감독상 부문 후보 5명 중 2명이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영화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가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남우주연상 후보의 면면 또한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영화 ‘미나리’의 스티븐 연이 후보로 오르는 등 국적, 종교, 인종이 다양해졌다. 

 

문체부는 지난 6일 한국 영화 산업 활성화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 = 연합뉴스>
▲ 문체부는 지난 6일 한국 영화 산업 활성화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사진 = 연합뉴스>

 

‘기생충’에 이어 한국 대중문화의 위상 높여

이번 윤여정의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을 통해 한국 영화는 세계 영화계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확인했다. 작년 영화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로서 최초로 작품까지 수상한 것에 이어, 윤여정의 수상 소식은 미국 영화 산업계 내 한국인의 능력을 인정받아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윤여정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유니버셜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작품에 출연 제의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배우 한예리 역시 이달 초 할리우드 매니지먼트사인 에코 레이크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했다. 

영화를 비롯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거세지고 있다. 매년 적자를 기록했던 문화예술 저작권 무역 수지가 작년 처음으로 1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한류 동호회에 가입한 사람 수는 1억478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성공경제연구소·산업연구원·한국문화산업 포럼에서 "대기업과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이 한국 경제의 제조업 경쟁력을 이끌고 있듯이 K팝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 기업들이 소프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영상콘텐츠산업과 한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윤여정 배우의 수상 소식은 관련 업계를 지원하는 업무를 하는 입장에서도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일이다”라며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 때문에 영화산업 전체가 침체됐다. 문체부는 코로나 19 방역지침을 전제로 영화 산업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이번 수상 소식을 계기로 영화계 전반에 대한 지원을 더욱 견고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문체부 황희 장관은 지난 6일 메가박스 동대문점을 방문해 “앞으로도 문체부는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다시 영화상영관을 활발히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라고 한국 영화 산업 활성화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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