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경쟁사보다 낮은 배송 경쟁력과 온라인 플랫폼 강화, 숙제로 남아

홈플러스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올라인(all 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합성어)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사진은 홈플러스 강서 본사. <사진=홈플러스> 
▲ 홈플러스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올라인(all 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합성어)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사진은 홈플러스 강서 본사. <사진=홈플러스>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홈플러스가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올라인'(all 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합성어) 전략으로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물류센터 거점으로 삼고 빠른배송 강화 등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쿠팡 등 타 업체에 비해 약한 배송 인프라와 인지도가 낮은 온라인 플랫폼 강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오프라인 유통업 위기 속 최악의 실적 부진,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로 탈피 노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 이어 대형마트 시장점유율 2위인 홈플러스는 최근 인터넷 소비 트렌드 확산과 1인가족 증가에 따른 편의점 매출 확대 등 유통구조 변화의 타격으로 가파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홈플러스의 가장 최근 공시인 2019년 회계연도(2019년 3월~2020년 2월) 매출은 7조30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4.6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02억원으로 38.3% 줄었다.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으로 전년 1327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4배 불어나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회계연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매장 방문객이 줄면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위기 속 타 대형마트들은 온라인 강화로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2002년 대형마트 처음 온라인 사업과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을 시작했음에도 경쟁사보다 소비자 접근성이 약한 등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홈플러스는 최근 3개월 대표이사 공석 끝에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 능한 새 수장을 세우고, 올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을 결합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전반적으로 약점인 온라인을 강화해 오프라인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우선 배송 부문부터 강화한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유통업체의 가격 경쟁력에 맞서 전국 139개 대형마트와 340여개의 슈퍼마켓 등 탄탄한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를 활용해 온라인 배송 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또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달하기 위해 피커(매장에서 상품을 찾아 담는 인력)를 3년 내 1900명에서 4000명으로, 콜드체인(냉장유통) 배송 차량은 1400대에서 3200대로 늘릴 계획이다. 기존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으로 전환하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물류센터 건립 대신 기존 대형마트를 온라인 물류센터 거점으로 활용하며 당일 배송과 즉시배송에 주력한다. 

올해 온라인 매출을 3년 내 2조4000억원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편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첫 화면에서 고객 개인별로 구매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추천 상품을 제시하고, 대형마트 3사 중 최초로 네이버페이를 비롯해 카카오페이와 페이코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들여왔다.  

홈플러스의 숙제…타 업체 비해 약한 배송력·온라인 플랫폼 강화   

홈플러스가 실적 부진을 털기 위해 타 경쟁사보다 약한 배송력과 온라인 플랫폼 등 이커머스 강화에 집중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홈플러스>
▲ 홈플러스가 실적 부진을 털기 위해 타 경쟁사보다 약한 배송력과 온라인 플랫폼 등 이커머스 강화에 집중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홈플러스>

다만 쿠팡과 마켓컬리 같은 이커머스 업체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이미 빠른 배송 서비스 인프라를 갖추고 배송 경쟁력 등에서 앞서 있다는 점은 홈플러스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보다 소비자에 인지도가 낮은 온라인 플랫폼 강화도 올해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다른 곳은 신선도를 위한 CA(Controlled Atmosphere·기체제어) 저장고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직매입으로 빠른 배송을 할 수 있지만, 홈플러스는 그런 인프라가 없다”며 “홈플러스가 온라인 배송을 하기 위해 매장을 창고로 활용한다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현재 자산 유동화로 매장 점포 수를 줄이고 있어 관련 비용이 더 늘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 유통담당 연구원은 "이마트도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삼아 온라인 배송을 하고 있는데 자동화가 없는 100% 수작업이다. 홈플러스도 비슷한 방식을 따라가려 하는데 상대적으로 (점포가) 외각지역에 있어 (도심에 있는) 이마트보다 교통면에서는 배송효율이 높다고 볼 수 있다"며 "문제는 홈플러스가 타 경쟁사보다 약한 온라인 사업을 어떻게 강화할지가 큰 숙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를 보유한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옥션이나 지마켓에서 산 물건을 홈플러스 점포에서 배송하는 등 (온라인 사업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이커머스 강화에 어떻게 활용할지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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