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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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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한미정상회담 후 北 첫 반응, 김명철 명의 ‘미사일지침 종료’ 비난

北 공식입장이 아닌 일본 활동 ‘비공식 대변인’의 입장을 통해 한미에 대한 ‘간보기’ 성격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대한 ‘대북 적대시정책’의 연장 아니냐는 추궁 담아
북미대화 앞두고 북한의 ICBM 능력에 대한 ‘몸값 높이기’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어 

북한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첫 반응이 31일 나왔다.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를 두고 ‘미국 대북 적대시 정책’ 연장으로 바라보며, ‘한반도 군비경쟁’에 대한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북미대화에 앞서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미사일 능력’에 대한 몸값을 높이는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 명의의 ‘무엇을 노린 미사일지침종료인가’라는 논평기사를 내놓았다. 북한은 조선노동당 또는 외무성 담화, 또는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아닌 ‘김명철 평론가’를 통해 한미정상회담 결과 중 미사일지침 종료 부분만 따로 떼어내 자신의 입장 중 일부를 우회적으로 내보였다. 

김명철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식 교육을 받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기자로 일했고 이후 조미평화센터소장으로 활동하면서 일본 및 서방언론에 북한의 입장을 반영하는 글을 기고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김정일의 비공식 대변인’이라는 닉네임을 얻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에도 북미관련 전망 글들을 발표해왔다.

북한은 자신의 공식입장이 아니라 김명철 개인의 입장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방식으로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첫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한미정상이 합의한 4.27과 6.12 합의에 기초한 북미대화 추진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미사일지침 부분만 따로 떼어낸 것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간보기’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명철은 이 글에서 미사일지침 종료에 대해 “이미 수차에 걸쳐 미사일지침의 개정을 승인해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한 것도 모자라 사거리 제한 문턱까지 없애도록 한 미국의 처사는 고의적인 적대행위”라고 미국을 먼저 겨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자위적 조치들을 한사코 유엔결의 위반으로 몰아붙이면서도 추종자들에게는 무제한한 미사일 개발 권리를 허용하고 입으로는 대화를 운운하면서도 행동은 대결로 이어가는 것이 바로 미국”이라며 “이것은 미국이 매달리고 있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동시에 파렴치한 이중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실용적 접근법’이니, ‘최대유연성’이니 하는 대조선 정책기조들이 한갓 권모술수에 불과하다”며 “미국이 남조선의 미사일 족쇄를 풀어준 목적은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군비경쟁을 더욱 조장하여 우리의 발전을 저해하려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명철은 “우리 주변나라들을 겨냥한 중거리미사일 배비를 합법적으로 실현해 보려는 것이 미국의 속심”이라며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비대칭적인 불균형을 조성하여 우리에게 압력을 가하려고 하는 것은 정전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의 첨예하고 불안정한 상태를 더욱 야기시키는 심중한 실책”이라고 말했다.

김명철은 이에 “우리의 과녁은 남조선군이 아니라 대양너머에 있는 미국”이라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면서 “남조선을 내세워 패권주의적 목적을 실현해보려는 미국의 타산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어리석은 행위로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속담에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란 말이 있다.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저들이 추구하는 침략야망을 명백히 드러낸 이상 우리의 자위적인 국가방위력강화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소리가 없게 됐다”며 “우리는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철은 또 한국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서도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고 설레발을 치면서 지역나라들의 조준경 안에 스스로 머리를 들이민 남조선당국자의 행동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쪽저쪽의 반응이 어떠한지 촉각을 세우고 엿보고 있는 그 비루한 꼴이 실로 역겹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미국이 떠드는 유엔결의 위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코앞에서 벌어지는 엄중한 도발행위들에 응당한 주목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의 연장으로서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에 비난을 통해 미국에게 ‘대북 적대시정책의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명철 논평이 전하고자 하는 또 다른 메시지는 한국에 대한 미사일지침 종료에 대해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서 비대칭적인 불균형을 조성’하려 한다는 문구로 북한 자신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한 부분이다. 중국과의 관계를 은연 중 내비친 대목이다.

다음으로 “우리의 과녁은 남조선군이 아니라 대양너머에 있는 미국”이라는 말을 통해 북한의 ICBM 능력을 강조했다. 향후 북미협상이 재개될 경우 ‘ICBM 폐기’에 대한 계산법도 달라졌다는 얘기다. 즉 미국이 북한의 ICBM을 폐기하도록 하는데 치러야할 대가가 더 커졌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가 한국에 대한 주권으로 본다면 북한의 미사일개발이 왜 ‘유엔 제재대상’이냐는 목소리도 담고 있다. 북한은 자신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국가주권인 자위권 행사라는 기존 주장을 국제사회에 강조한 것이다.

북한의 첫 반응이 김명철의 이 같은 논평에서 출발한 것은 일단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즉 협상에 들어가기 전의 몸 풀기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추후에 공식적으로 내놓을 4.27판문점선언과 6.12싱가포르 선언에 기초해 북한과 대화를 하기로 한 대목에 대한 평가에 앞서 자신의 미사일능력에 대해 기존의 어법으로 접근하지 뜻으로도 읽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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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 기자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여론조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외교-안보-통일 등의 현안을 정확하게 보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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