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연대에 대한 공감도 50대남녀-청년여성에 비해 낮아, “스스로 연대 철회”

[출처=KBS]
▲ [출처=KBS]

KBS는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세대인식 집중조사> 결과 청년층 중 남성이 ‘사회적 협력과 연대’보다는 학력이나 성에 따른 ‘차별’을 ‘공정’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24일 전했다.

KBS 의뢰로 지난 5월 10~13일 20~34세 남녀 600명을 50~59세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보도에 따르면 ‘복지를 위해 큰 정부가 필요하다’는 문항에 대한 응답을 소득 계층별로 재구성했더니 50대 응답자의 ‘필요하다’는 응답이 저소득층의 경우 1~10 척도에서 3.5수준이었고 소득이 높아질수록 필요하다는 의견은 소폭 증가했다. 소득 계층에 따른 의견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청년층은 가구 소득(부모 소득 포함)이 높아질수록 복지는 필요 없다고 답한 비율이 커 10에 수렴했다. 소득계층에 대한 구분 없이 ‘청년 전체’ 평균만 보면 50대 평균보다 다소 아래쪽이다. 

어려운 이를 돕기 위해 내 것을 나눌 의사가 있는지의 공동체 인식에 대한 질문에서 50대는 성별 구분 없이 고소득으로 올라갈수록 내 것을 나눌 의사도 조금씩 올라간다. 청년 여성도 정도는 덜하지만 비슷한 패턴이다. 

청년 남성의 곡선을 보면 청년 남성의 경우 저소득층의 경우 내 것을 나누겠다는 의사가 약 8 정도로 높았으나 소득이 높아질수록 내 것을 나누지 않겠다는 응답이 크게 높아졌다. 청년 남성은 부자일수록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눌 생각이 없는 경향이 강했다. 

임금 격차에 대한 의식을 보면 청년 남성들의 의견은 학력 수준이나 명문대 출신 여부에 따른 격차 ‘공정하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40.6%로 높았다. 이는 50대 남성(14.5%), 50대 여성(17.2%)에 비해 크게 높았고 청년 여성(27.5%)에 비해서도 높았다.

남성·여성 간의 임금 격차에 대해서도 청년 남성들은 공정하다(52.7%)는 의견이 다수였는데 이는 50대 남성(28.7%)보다도 높은 수치다. 청년 여성은 공정하다는 답변(17.8%)과 50대 여성(13.9%)의 응답은 비슷했다. 

최근 한 GS편의점 점주가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면서 지원 자격으로 ‘페미니스트가 아니한 자’를 조건으로 내건 것에 대해 청년 남성은 절반 가까이인 47.3%가 ‘공정하다’고 답했고 ‘불공정하다’는 답은 32.9%였다. 이는 청년 여성(공정하다 9.1%) 뿐 아니라 50대 남성의 공정하다는 응답(11.5%)과도 대비된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임동균 서울대 사회학교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청년 남성들이 사회 지도층 또는 기득권층으로부터 냉소를 받아온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 몇 년간 사회 주류층에서 여성 문제 해소에 주목하면서 일부 청년 남성들은 기득권층이 자신과 손잡아주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스스로 그들과의 연대를 철회한 측면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생은 왜 살아야 되는지, 동료 구성원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적인 가치를 어떻게 지켜갈 것인지 등에 대해 이미 상당히 많은 청년들이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유지해온 공동체의 사회적 해체를 뜻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김석호 서울대 발전연구소장은 “청년 중 다수가 정글과 같은 각자도생, 생존주의 원리를 깊숙이 내면화하고 그 원리에 적응해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인식이 미래 세대에게 고착화됐을 때 20년 뒤 한국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계층간 연대나 소수자 배려, 타인에 대한 존중과 같은 가치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몹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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