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빈 민주당 대변인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는 ‘정치적 중립’의 공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
이철희 靑 정무수석 “출마 같은 정치적 행위 위해 임기 채우지 않는 것은 조직에 마이너스”
[폴리뉴스 김서정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의 대권 도전을 목전에 두고 여권이 탐탁치 않은 기색을 표했다. 윤 전 총장은 오는 29일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최 감사원장은 28일 사퇴하고 대선에 도전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이 모두 국민의힘 입당을 타진하며 反문재인 야권후보로 출마한다. 이에 청와대와 민주당은 거세게 분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최재형 원장을 향해 “대통령 출마를 목적으로 감사원장직을 이용했고,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면 사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탄핵되어야 할 대상”이라 공식 비판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대변인은 2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감사원장직을 발판으로 대선에 나선다면, 국민이 세워놓은 ‘정치적 중립’의 공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현직 감사원장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를 다 채우지도 않고 사퇴하겠다는 것만으로도 무책임한 행위인데, 사퇴 후에 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한다면, 이는 감사원장 재임기간 동안 수행했던 일들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에 대해 분명히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회창 전 총리의 경우 감사원장 임기 도중에 국무총리로 발탁되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사례는 있었지만, 대선 출마를 위해 스스로 임기를 채우지 않은 무책임한 감사원장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설명하며 “국가 최고 감사기구인 감사원장으로서 임무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자신의 대선 욕망을 채우기 위해 계획적으로 감사원장직을 이용했다면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특히 현 정부의 감사원장으로 임명되었음에도 본분을 저버리고 중도에 사퇴하는 것도 부족해 야당 대선후보가 되겠다는 것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을 수장이 앞장서 짓밟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과 최 원장의 대권 도전을 목전에 두고 청와대도 탐탁치 않다는 기색이다. 두 사람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지만, 임기 중 정권과의 잦은 충돌로 야권의 대권주자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5일 MBC라디오에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 자리에 임기제를 둔 이유는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출마 같은 정치적 행위를 위해 임기를 채우지 않는 것은 조직에 마이너스 효과이지 않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이철희 수석은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 선언 예고에도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제가 평가할 입장이 못 된다”고 했고, 최 원장에 대해서는 “사회의 큰 어른으로 남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오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권 출마를 공식화 했다.
청와대는 지난 2017년 6월17일 윤 전 총장을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할 당시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해 왔고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여줬다”며 극찬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청와대는 지난 2017년 12월7일에도 신임 감사원장으로 최 원장을 지명하면서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 년간 민·형사·헌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으로서의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 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온 법조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문 대통령은 그간 여권의 비판에도 두 사람을 두둔하는 입장을 보였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최 원장 주도의 감사원 원전 관련 감사에 대해서도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는 오는 29일 윤 전 총장의 대권 출마 선언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을 계획이다. 또한 최 원장이 내주 초 사표를 제출할 경우 곧장 수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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