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겨냥 감사 주도하며 주목받아
대선 앞두고 아버지 별세... 사실상 상가정치 
국민의힘, 도덕성 흠집 난 윤석열 플랜B 최재형 모시기 열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홍수현 기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인 최영섭 예비역이 소천하며 빈소에 유력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상가정치의 시작이라고 보는 해석이 유력한 가운데 이회창 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총재가 거론되고 있다. 이 전 총재와 최 전 원장의 행보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감사원장 시절 자신을 임명한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한 감사를 주도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 전 원장은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를 수면위로 끌어올렸고, 이 전 총재는 김영삼 정부 시절 방산 비리를 캐내기 위해 청와대와 국방부를 정조준했다. 

두 사람의 신념도 비슷하다. 최 전 원장의 좌우명은 '의연'(毅然·의지가 굳세어서 끄떡없다)이며 이 전 총재의 별명은 '대쪽'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정환경마저 닮아있다. 각각 군인(최재형)과 법관(이회창)의 둘째 아들로 자라났다. 

대선을 앞두고 아버지가 별세한 것 역시 똑닮아있다. 이 전 총재의 부친인 이홍규 옹도 2002년 이 전 총재의 대권 재수를 한 달 여 앞두고 별세했다. 

다른 점을 꼽자면 이 전 총재는 당시 이미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으며 2002년 대선이 정치적 내리막길의 시작이었다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그는 당시 '이회창 대세론'으로 대권을 목전에 두고 막판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최 전 원장은 이제 시작이다. 정치 참여 선언 이튿날 부친이 떠나면서 사실상 상가 정치로 정계에 입문하게 된 셈이다. 


◆ 최재형 모시기... 국민의힘 연이은 조문 행렬 

최영섭 퇴역 대령의 작고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가장 먼저 다녀간 사람은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었다.

권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당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아 당외 대선주자들을 영입하는 중책을 맡았다. 권 의원과 최 전 원장간 회동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친상을 당하자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은 것이다. 

이준석 당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도 직접 빈소를 방문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 전 원장을 사실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플랜B'로 간주하고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X파일에 이어 처가 리스크로 홍역을 앓고 있다. 

권 의원은 조문 후 정치 현안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본인이 정치할 생각을 굳건하게 가져서 언론에 '정치하겠다'고 선언한 거 아니겠냐"며 "그런 상황에서 제 생각에선 정치 재정비를 본인이 해야 하는데 당에도 좋지만 최 원장님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형식으로 입당을 진행할지 긴밀하게 얘기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문을 직후 "감사원장께서 고인의 마지막까지 군인으로서 회상하셨다"며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이기 때문에 애경사에 참석해 추모를 하는 건 당연하다"고 조문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입당을 늦추는 이유가 합리적이라면 국민이 용납하겠지만 합리적 이유가 없으면, 정치적 이유에 국한된다고 하면 그건 다소 환영받지 못할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견제구도 날렸다.

김도읍 정책위의장,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해 서범수 비서실장, 황보승희 수석대변인, 전주혜·강민국 원내대변인, 윤창현, 조명희, 허은아, 김예지 원내부대표, 김석기 조직부총장 등 국민의힘 의원들도빈소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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