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0.5%유지...“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
앞선 만장일치 의견들과 달리 매파 성향 목소리 나와
연내 금리인상 계획 조만간 실행 될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

[폴리뉴스 김서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으로 유지했다. 이는 지난 작년 7, 8, 10, 11월과 올해 1, 2, 4, 5월에 이어 아홉 번째 '동결'이다. 

하지만 이날 금통위에서 '매파'(통화 긴축·금리 인상 지지) 성향의 목소리도 나오고 특히 고승범 위원은 홀로 당장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에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가가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여 상승세를 이어가고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었으나, 장기 국채금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상당폭 하락하였다"며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성장률과 관련해선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5월에 전망한 대로 4% 수준으로 전망했다. 금통위는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라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시 주춤하겠으나 추경 집행 등으로 다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전망경로를 상회, 당분간 2%대 초중반 수준을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점차 1%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이어 금통위는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잠재해 있으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 0.5%포인트(p)를 한 번에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다. 곧이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포인트나 금리가 낮아졌다. 이후 금리를 1년 넘게  0.5%에 동결하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를 통해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동결되는 기간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리며 부동산과 가상화폐, 주식등 자산 가격 버블, 가계대출 급증, 인플레이션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달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고 위원을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은 당장 금리를 올려 경기를 위축시키기에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4차 유행에 따라 커진 경기 불확실성도 기준금리 동결 의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도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금통위는 수출과 투자 호조, 민간소비 개선으로 국내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앞으로 경제 추이와 그에 따른 영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기존 올해 성장률 전망(4.0%)을 그대로 유지한다며, 4차 대유행이 경기 회복세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게 사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되면서 최근 개선되던 민간소비가 분명히 일정 부분 부정적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방역대책, 백신접종 확대 계획이 이행되면서 확산세가 진정되고 정부의 추경 효과가 더해진다면 경기 회복세를 크게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 총재의 판단 하에 이번엔 금리가 동결됐지만, ‘연내 금리 인상’ 계획도 예고대로 조만간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코로나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다음(8월) 금통위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논의하고 검토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따라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당분간’이라는 표현은 안쓰는 게 낫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8월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8월 인상을 결정한 바 없고, 타임 테이블(시간표)이 있는 게 아니다”며 “(금리인상 시점은) 코로나 상황에 달려 있고, 우리가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 총재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관련해서는 선별지원 방식을 지지했다. 그는 “지원금 재원이 한정된데다 코로나로 피해를 본 계층이 있는 동시에 오히려 더 큰 자산을 축적한 계층도 병존한다”며 “이런 점과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피해 입은 계층을 중점 지원하는 것에 더 설득력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집값 고점론’에 대한 견해론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임대료 등의 기준으로 수도권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집값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런 주택 가격 상승이 부채 증가와 밀접히 연결됐다는 점, 차입에 의한 자산투자 비율이 상당히 높은 점은 다른 나라와도 대비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유지됐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