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증가·충당금 하락…이익 급증, 중간배당 나서
가계부채도 사상 최대 수치...'특정계층' 부작용 지적도

5대 금융그룹 회장. 김정태(왼쪽부터)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상 가나다 순) [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 5대 금융그룹 회장. 김정태(왼쪽부터)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상 가나다 순) [사진=각 금융그룹 제공]

[폴리뉴스 김서정 기자] 국내 금융지주가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순익이 약 8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사상 최대치 기록이다. 은행은 이자수익이 크게 증가했고, 주식거래 증가 및 소비회복 등으로 증권사와 카드사의 수수료수익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사상 처음으로 4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중간배당을 실시할 전망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조474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4.6% 증가했다. 모두 각 2분기, 상반기 실적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순익은 1조7532억원과 1조4000억원으로 각각 작년 동기보다 30.2%와 114.9% 증가했다. 이 또한 상반기 뿐 아니라 역대 모든 반기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신한금융지주는 2조3000억원 순이익이 예상된다. 신한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27일 공식적인 자료를 발표 및 배포 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순익까지 더할 경우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익이 10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NH금융지주는 작년 상반기 9100억원의 순익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엔 1조원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그룹의 이익 증가의 배경으로 우선 예대 마진 개선을 꼽고 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 덕에 은행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자를 줄 수 있는 예금(저원가성 예금)에 돈이 넘쳐 흐르면서, 은행은 그만큼 대출에 사용할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용을 덜 들이는 대신 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계열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도 증가세는 다소 꺾였지만 여전히 금융그룹 순이익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대출 부실 등에 대비하는 충당금 규모가 작년보다 줄어든 것이 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줬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편 크게 불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3개 금융그룹 이사회는 일제히 중간배당을 확정했다. 특히 KB금융과 우리금융이 금융지주 출범 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KB금융의 배당기준은 올해 6월 말 주주 대상이며 주당 배당금은 750원이다. 우리금융 이사회의 경우 7월 말을 기준이다. 중간배당을 결의했으나, 아직 배당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 확보, 자본 적정성 개선,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 확대 등을 고려했다"며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의 작년 상반기 중간배당액은 주당 500원이었다.

한편 지난 3월 기준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 수치인 1765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조성된 저금리 환경 속 서민과 자영업자들에게 금융그룹이 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린 상황이 금융권 등 특정계층에 부작용을 낳았단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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