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권 고문치사 사건' 정의찬 씨, 수원월드컵경기장 재단 사무총장 임명

 2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이낙연 후보 옆을 지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이낙연 후보 옆을 지나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우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황교익 씨 '낙하산 인사' 논란에 이어 또 다른 인사 문제로 파문이 일으키고 있다. 이번엔 고문치사 사건의 가해자를 경기도 산하기관의 상임이사로 임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1997년 전남대에서 발생한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관여한 혐의(상해치사)로 구속기소 돼 실형을 선고받은 정의찬 씨(49)가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월드컵재단) 사무총장(상임이사)에 취임했다. 공모를 거쳐 선출되는 자리로 이사장인 경기도지사가 직접 임명하는 구조다.

경기도는 27일 정의찬(49) 경기도 산하 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 사무총장이 일신상 이유로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정의찬 씨는 1997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으로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가담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정 씨 등 남총련 간부 6명은 1997년 5월 27일 전남대에서 학생 행세를 하고 다닌 25세 이종권 씨를 '경찰관에 돈을 받고 학내에 침투한 프락치'로 보고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하고 고문했다. 이 씨는 다음 날 오전 3시 10분쯤 사망했다.

1998년 정 씨는 징역 6년에 자격 정지 3년,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1998년 6월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된 후 2002년 특별사면·복권됐다.

그 이후 정 씨는 더불어광주연구원 사무처장, 경기도지사 비서관, 광주 광산구청 열린민원실장, 월드컵재단 관리본부장 등 정치권 주변에서 활동해왔다.

이재명 지사의 '낙하산 인사'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산하기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이사로 임명된 전직 경찰 간부 박 모(59)씨는 뇌물수수 전력이 드러났다.

박 씨는 2012년 4월 한 기업가에게 4100만원 상당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2013년 7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박 씨는 이재명 지사의 역점 사업인 경기지역화폐 운영 대행사 코나아이의 중국 법인장(부사장)을 지냈다.

또 이 지사의 형수 폐륜 욕설을 "이해한다"라고 두둔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보은 인사' '친문 알박기' 논란으로 사퇴했고, SNS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비방한 성남FC 운전기사가 경기도 교통연수원 간부로 취임해 문제가 됐다.

이재명 지사는 그동안 이들과 연관성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이" "상식 밖의 억지"라고 대응해왔다. 이 지사는 오늘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이 지사의 해명을 요구하며 지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윤석열 대선 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사람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을 대체 무슨 기준으로 연봉 1억원 가까운 자리에 임명하느냐"며 "인사 원칙은 뭐냐"고 했다. 

원희룡 캠프 백경훈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지사의 마이웨이 독단 인사가 점입가경"이라며 "몸통 이 지사는 인사 농단에 대해 책임지고 지사직에서 사퇴하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기인 대변인은 논평에서 "하다 하다 고문치사 가해자를 산하기관 재단 이사로 임명하느냐"며 "무고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반인륜적 범죄인이라도 자신과 가까우면 자리를 챙겨주는 이 지사의 극악무도함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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