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 합류 연기…김병준‧김한길과 갈등?
상임선대위원장에 김병준‧이준석 선임안 최고위에 제출
선대위 3방향, 당 중심‧국민과 함께‧일하는 선대위
김한길의 ‘새시대준비위원회’, 2030‧중도층 공략 새인물 발굴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니어재단이 새로 그리는 다음 10년, 한국의 외교ㆍ안보 전략 지도를 주제로 연 '외교의 부활 정책 세미나'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니어재단이 새로 그리는 다음 10년, 한국의 외교ㆍ안보 전략 지도를 주제로 연 '외교의 부활 정책 세미나'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3김(金)’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에 이상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앞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는데, 21일 밤 유보 입장을 표하면서 ‘3각체제’ 선대위와 새시대준비위가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현재까지 참여하고 있지 않음에도 선재위는 오늘 오전 내 즉각 김병준‧이준석 상임공동위원회 체제를 확정 짓고, 선대위원 명단까지 인선상에 올렸다. 100여일 남짓 남은 대선을 준비하는 데 긴박한 상황이어서 내달 6일 예정된 선대위 발족식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 총괄선대위원장 예정됐던 김종인 두고, 김병준‧이준석 임명안 상정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앞서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뜻을 밝혔으나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안건을 제출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요청을 전했는데, 일각에서는 선대위에서 김병준‧김한길과 ‘3김체제’로 묶인 것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이라 얘기가 나온다.

22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윤 후보는 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를 선임하는 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김 전 비대위원장 건에 대해서는 “김종인 전 위원장께서는 계속 제가 말씀을 올렸는데 하루 이틀 좀 시간을 더 달라고 하셨다”라며 “본인께서 최종 결심하시면 그때 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윤 후보는 21일 서울 용산구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사무실에서 김 전 대표를 만나 “김한길 전 대표께서 새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교체에 함께 하기로 최종 결정을 했다”면서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이 맡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추가 시간을 더 요청한 것을 두고 윤 후보 측이 당초 선대위를 총괄할 ‘원톱’으로 기용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김병준·김한길’과의 ‘3김체제’ 안에 넣었다는 불만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과 지난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것도 작용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 회의를 마치고 ‘김종인 전 위원장이 시간을 더 달라고 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전날 밤에서 오늘 아침사이에 (말씀하신 것)”이라며 “저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 정태근‧임태희, 최고위 전 김종인 만나 의중 확인

김 전 위원장이 밤 중에 윤 후보에게 전화해 선대위 참여 연기 의사를 밝힌 뒤, 정태근 전 의원과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고위 시작 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김종인 전 위원장 사무실을 방문했다.

그 뒤 기자들의 정 전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지금 선대위 구성 방향에 대해서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시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금방 안될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전 위원장이) 선거까지 이르는 과정에 대해서 여러 예상하는 걱정을 하면서 조금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보겠다”며 “선거를 하면 앞으로 그 동안 판단 유보층도 있고, 누가 더 신뢰를 얻고 확장을 하느냐니까 그런 문제들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김병준·김한길 등 영입으로 '3김 체제'로 불린 데 대해 불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제가 보기에는 안 보신 것 같다”고 일축했다. 총괄선대위원장직을 맡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선 "그건 조금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자고 했으니까, 그대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20일 김 전 위원장이 김병준·김한길 인선에 합의했다는 발표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합의했다는 게 다 확인한 사실이냐"며 "시간을 좀 가지고 하겠다, 그게 처음부터 일관된 (입장이) 아니었을까"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 인사에 대한 불편한 기색이 없었느냔 물음엔 "전혀 없었다. 지혜가 있는 분이기 때문에, 결국 지금까지가 지지자들 사이 경쟁이라면 (이제는) 지지를 유보한 사람들에 대한 노력을 더 해야할 것 아니냐. 걱정을 하시더라"고 답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시간을 더 달라”는 요청이 있었는데도 윤 후보가 바로 다음날 오전 최고위에서 김병준 전 위원장 임명안을 상정한 것을 두고, 좀 더 시간을 두고 이견을 조율하는 모양새 없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공동선대위원장 이수정‧권경애 유력…금태섭‧김경율도 영입 진행 중

한편 이날 최고위에서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의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당 중심의 선대위’, ‘국민과 함께하는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가 그것으로, 다음달 6일 발족식을 열 계획이다.

윤 후보는 “첫째는 앞서 의원총회에서 말한 것처럼 당이 중심이 되는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경륜있는 당의 원로, 당내 유능한 청·장년들의 지혜를 전부 모아 당이 하나로 힘을 합쳐 나아가는 선대위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두번째는 국민과 함께하는 선대위”라며 “선대위 구성 자체가 국민통합의 과정이 돼야 하고, 정권교체의 열망은 같지만 아직 우리 당과 함께하길 주저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을 모두 정권교체의 전선으로 모셔 함께하는 선대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세번째는 일하는 선대위”라며 “선거 과정을 통해 훨씬 운동력이 있고 강력한 정당으로 재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에 여의도 밖 ‘뉴 페이스’ 기용에 적극 나서면서도, 지방 조직은 선거 경험이 많아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중진 의원들에게 맡길 계획이다.

공동선대위원장에는 범죄심리학자로 여성·아동 인권 보호 전문가 이수정 경기대 교수, 권경애 변호사의 합류가 거의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김경율 회계사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이 진행되고 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은 당내 인사와 외부 영입 인사를 골고루 포진시키는 방향이 될 것 같다"며 "일괄적으로 한꺼번에 발표하기보다 외부 영입해야 하는 분들이 사정이 있어서 확답을 주시는 대로 차근차근 한 두분씩 계속 인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 선대위에는 '이재명 저격수'와 '경제통'으로 두각을 드러냈던 KDI 교수 출신 윤희숙 전 의원이 합류할 예정이다. 윤 전 의원은 윤 후보 근거리에서 TV토론 출연, 기구 구성, 정책 발굴 등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 지휘봉을 쥐는 선대위에는 조직, 직능, 정책, 홍보·미디어, 당무지원본부 등 5개의 총괄 본부를 두고 총괄본부장과 산하 본부장을 배치할 계획이다.

조직과 직능의 경우 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많은 현역 의원을 총괄본부장에 배치할 예정이며, 조직총괄본부 산하에 시·도 선대위를 배치해 실질적으로 일할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조직도를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수석 대변인은 "12월 6일쯤 선대위 발족식을 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비서실장 인선은 논의되지 않았고 확정되지 않아 발표하기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 새시대준비위원회, 중도‧탈진보‧합리적 진보 세력 등 외연 확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휘하는 ‘새시대 준비위원회’는 중도층과 2030세대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새시대준비위는 계층·지역·성별·세대를 폭넓게 아우르며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인사들이나 새로운 사회적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인사들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새 시대'에 필요한 인물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 측은 "영입 인사는 꼭 호남에 한정하는 게 아니라 광범위하게 중도, 탈진보, 합리적 진보 세력을 모으고, 인물과 계층, 성별과 지역을 초월해 모실 것"이라며 "정치활동을 해본 분도 필요하지만 새로운 시대 담론을 담을 수 있는 분을 모시려 한다"고 말했다.

또 "꼭 명망가가 아니어도, 우리네 평범한 이웃이어도 자기 분야와 영역에서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분들도 포함될 것"이라며 "이를테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업종에 종사하는 인물들도 영입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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