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폴리뉴스 고현솔 기자]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우리은행의 차기 경영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의 호실적에 기반해 권 행장의 3연임이 점쳐지는 한편, 새로운 주주 합류로 터닝포인트를 맞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권 행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취임 당시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부여받은 권 행장은 올해 초 조직안정, 디지털 혁신 등 좋은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1년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경영성과를 지켜본 후 재연장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은행 임원인사는 자추위에서 후보들을 간추려 최종후보자를 선정하면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차기 우리은행장이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우리은행 실적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에서 권 행장의 3연임도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 986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5%(8274억원) 증가한 수치다. 타 은행 순이익 증가율(KB국민 15.5%, 신한 20.7%, 하나 17.7%)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타 금융지주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실적을 견인한 권 행장의 공을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올 초 1년 연임을 결정하며 자추위가 실적 회복을 주문했던 만큼 현시점에서 권 행장의 연임에 제동을 걸 명분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는 만약 이번에도 행장 연임에 성공할 경우 권 행장이 ‘포스트 손태승’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것으로 예측한다. 향후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뒤를 이을 차기 회장 후보로 권 행장과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 등이 거론됐던 만큼 자연스레 차기 대결 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손 회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다만 권 행장의 임기 만료가 ‘완전 민영화’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추측한다. 손 회장이 새로 합류하는 과점주주와 국내외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하는 차원으로 조직 및 인사체계를 아우르는 혁신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권 행장 후임으로는 박화재 우리은행 부행장,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 등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2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 매각을 통해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유진PE가 4%를 낙찰받아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게 됐고, KTB자산운용이 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두나무, 우리사주조합이 각각 1%씩 낙찰받았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우리금융 지분율 순서는 우리사주조합(9.8%), 국민연금(9.42%), 예보(5.8%)로 바뀐다.

과점주주 변화에 따라 ‘킹메이커’ 사외이사 구성도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대로 매각절차가 종결된다면 낙찰자인 유진PE가 추천한 사외이사는 내년 1월에 개최될 임시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사외이사는 3월 말 정기주총에서 선임된다. 한 박자 빠른 선임시기로 인해 새 사외이사가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권한을 가진 자추위에 참여할 가능성도 커졌다. 손 회장을 비롯한 4명의 사외이사로 꾸려진 자추위는 내년 1월 가동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뀐 킹메이커에도 불구하고 손태승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면서도 "손 회장과 함께 새 과점주주가 완전 민영화를 기점으로 변화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면 권 행장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사내에 도는 이야기는 없다. 내년 1월부터 (임원인사)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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