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대위원장 사흘만에 자진 사퇴
함익병 이어 노재승도 ‘발언’ 논란에 휩싸여 사퇴...검증없는 ‘영입’ 타격

과거 막말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임명된지 3일만에 '자진사퇴'했다. (사진/연합)
▲ 과거 막말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던 노재승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임명된지 3일만에 '자진사퇴'했다. (사진/연합)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 SNS를 통해 쏟아냈던 과거 막말 발언들로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결국 자진사퇴했다.

국민의힘이 2030 청년을 잡기위해 영입한 노씨는 지난 6일 공동선대위원장에 공식 임명된 지 사흘만에 당 안팎의 비난 여론에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김성태 전 의원, 함익병씨에 이어 세 번째 선대위 인사실패이고 영입인사로는 두 번째 실패다.

특히 외부 영입인사들의 ‘부실 검증’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윤석열 후보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평범한 대한민국 30대 청년으로 정권교체 밀알이 되겠다”

“당 권고 아닌 저의 판단, 후보와는 따로 교감 못해”

노재승 위원장은 9일 오후 5시30분경 국회에서 권성동 사무총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직을 내려놓는다”고 자진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불거진, 과거 제 소셜미디어에 남겼던 글에 대한 논란은 해명보다는 인정을 그리고 사과를 해야 했지만 아직 덜 자란 저의 마음의 그릇은 미처 국민 여러분의 기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이어 “작성 당시 상황과 이유와 관계없이 과거에 제가 작성했던 거친 문장으로 인해 상처 입으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영상을 끝으로 직을 내려놓고 한 사람의 유권자의 위치로 돌아가 제가 근거리에서 확인한 윤석열 후보의 진정성을 알리며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비록 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해 중도 하차를 하지만 정치적 배경이 없는 저의 임명을 통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성실히 살아가는 청년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시야가 과거에 비해 더 넓어졌음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덧붙여 ‘마지막 부탁’으로 “과거에 남겨놓았던 부끄러운 문장들과는 달리,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30대 청년으로서 정치권에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을 유튜브 ‘오른소리’ 채널을 통해 전해드리고자 한다”면서 ‘비니좌’ 노재승이 아닌 평범한 30대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정권교체 역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오전까지만 해도 그만둔다고 하지 않았는데 심경 변화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계속 불거지는 상황에서 제가 선대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는게 과연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지, 제가 바라던 정권교체 방향과 맞는지 고민하게 됐다“며 ”직을 유지하며 해명 활동을 한다면 제 명예 회복을 위한 이기적 행동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오직 윤 후보 당선과 국민의힘 집권을 위해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당의 권고보다는 제 주관이 많이 반영된 저의 판단의 결과"라며 자진사퇴인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는 따로 교감을 나누지 못했다”면서 “후보께서 양해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노재승, 공동선대위원장 공식 임명 후 비난 여론 속에 3일만에 ‘자진사퇴’ 까지..

김종인 “당 차원서 빠른 시일안에 결심해야.. 과거 문제로 인선 취소 사례 있어”

노재승씨 자진사퇴까지 지난 3일동안 국민의힘은 전전긍긍했다.

그의 발언에 대한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2030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 ‘노재승 사퇴’를 결정하지 못하고 ‘노재승 감싸기’로 일관했으나, 국민들의 분노가 점차 커지자 보호 분위기가 3일만에 전격 ‘사퇴’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8일부터 기류의 변화는 감지되었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 8일 노씨 영입 철회에 대해 ”가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지금 선대위에서 이 분이 전에 하신 얘기들을 쭉 검토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여지를 두었다.

또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노 위원장의 진퇴 여부와 관련된 공식적 회의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다만 선대위 관계자들이 수시로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깊은 주의를 갖고 상황을 보고 있다"고 기류 변화를 우회적으로 말했다.

이어 9일 윤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했던 발언들을 싹 구글링(구글 검색)해서 본다고 하니 좀 있어 보라. 오늘 하루 정도 지켜보시라"고 했고, 이양수 수석대변인도 9일 오전 선대위 회의 후 "(노재승) 본인에게 판단을 맡겨보는 것이 도의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사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민들의 비난 여론에 당내에서도 사퇴 기류가 강해지면서 자진사퇴가 거론되었다.

선대위 관계자는 9일 “어제 노 위원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했으나 먹히지 않았다”며 “오늘 다시 논의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날 오전 이준석 대표, 권성동 사무총장과의 '3자 면담'을 했으나 노씨는 “사퇴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라디오인터뷰 선대위 관계자들은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윤희숙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는 TBS라디오에 출연 “적절하지 않다”며 “정치의 영역에 들어올 때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적어도 해명할 준비를 한다거나 계정을 없앤다든지 이 정도 작업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금태섭 선대위 전략기획실장도 CBS라디오에 출연 “(노재승 위원장이)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된다”며 “가부간에 결정이 난다고 단정지어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사회가 그 정도는 좀 봐줄 수 있지 않느냐. 끝까지 가겠다고 하면 총력을 다해 보호해서 해명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해 여전히 ‘감싸기’ 입장이 상존했다.

‘노재승 사퇴’ 기류가 강했음에도 여전히 국민의힘이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였던 것이 이날 오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직속 조직인 총괄상황본부가 내부 회의를 통해 “노 위원장이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면서 확실히 ‘사퇴’쪽으로 강경한 입장으로 기울었다.

김종인 당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파주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 안장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보기엔 당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결심할 것 같다"면서 "당에서 그 사람 하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과거 문제로 (인선이) 취소됐던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서 처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조금 지켜보라"고 ‘사퇴’ 입장을 밝혔다.

총괄선대위 회의 이후 노씨가 사전녹화한 KBS 정강정책 방송을 전격 취소하고,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과 권성동 사무총장 등이 노씨를 만나 자진사퇴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부실검증 실패 자인한다. 비판 달게 받겠다”

6일 출범한 윤석열-김종인-이준석의 통합 선대위체제가 출범하자마자 연이어 '부실 인사' 문제가 터졌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검증 실패'를 자인했고 윤석열 후보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사진/연합)
▲ 6일 출범한 윤석열-김종인-이준석의 통합 선대위체제가 출범하자마자 연이어 '부실 인사' 문제가 터졌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검증 실패'를 자인했고 윤석열 후보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사진/연합)

노재승씨의 자진사퇴로 그의 문제는 일단락되었으나 ‘부실검증’ ‘인사실패’라는 근본적 문제가 전면에 드러났다.

‘부실검증’ 문제에 대해 노 위원장 기자회견에 함께한 권성동 사무총장은 “선대위는 90일 기간이고, SNS를 다 들여다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검증에 실패했다는 걸 자인한다. 그 비판을 달게 받겠다"고 인정했다.

이어 ”최소한 공동선대위원장급 이상 간부급에 대해서는 좀더 검증팀을 두고 발언이나 행적에 대해 검증하겠다. 급하게 안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위원장에 대해 "자기 사업만 열심히 하던 젊은 청년을 우리 욕심으로 모셨다가 여러가지 논란 끝에 우리 욕심으로 자진사퇴하는 모양새로 끝나게 돼 기성세대 한사람으로서, 가만있던 사람을 정치판에 끌어들였던 사람으로서 인간적으로 굉장히 미안함과 죄송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금태섭 전략기획실장도 “깜짝쇼 인재영입은 지양해야 한다”고 영입실패에 일침을 놓았다.

‘비니좌’라는 이름으로 SNS 활동하는 노씨는 37세 청년 사업가로서 그가 정치권에 알려진 것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 지지유세 연설로 일약 청년스타가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이번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에 전격 영입됐다.

그러나 그가 올린 글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5‧18 폭동, 김구는 국밥에 사람 죽인 인간, 검정고시 출신 비정상, 반일은 정신병, 정규직 폐지 주장, 재난지원금 개밥, 코로나19 우매한 국민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문제의 글들이 쏟아졌다. 결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9일 자진사퇴에 이르렀다.

앞서 지난 5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정한 함익병씨는 “여자는 국방의 의무 지지 않으니 4분의 3만 권리 행사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자 임명 7시간 만에 내정을 철회했다.

또 김성태 전 의원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직능총괄본부장직을 지난 11월27일 전격 사퇴했다. 자신의 딸 KT 채용청탁 문제로 비판이 쏟아지자 내린 결정이다.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2030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못한 인사였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윤석열-김종인-이준석의 '통합 선대위'로 지난 6일 공식 출발하자마자 연이어 터진 '부실검증' '인사실패'로 윤 후보는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 체제는 ‘부실인사 리스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야 할 숙제가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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