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식
“정권교체 민심 올라탄 윤, 문재인 정권을 넘어서는 캠페인 전략과 메시지 없어”
“지지층 결집의 약한 고리, 민주당 정체성을 이재명의 정책공약에 녹여내야”
차재원
“검찰 공화국 현실화 우려, 윤의 법무 검찰 공약은 부동층 공략에 악재”
“말이 바뀌는 이재명, 신뢰의 문제가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고 있어”
황장수
“시간만 소모해가면 이긴다는 생각, 윤은 새로운 노력 전혀 안해”
“진보성과 사회적 성찰, ‘윤은 저렇게 해도 이재명은 이렇게 간다’는 모습 보여야”
김능구
“윤의 철 지난 이념과 사상 공세, 합리적인 보수와 중도층 주저하게 만들 것”
“국민에게 와닿지 못한 실용주의, 통합정부 국민내각의 실체를 보여주는 노력 필요”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2월 22일 ‘예측 불가 대선, 승부의 마지막 변수는?'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그리고 본지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김능구 :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1주일이 지났는데, 지난 1주일 간 양강 후보의 선거캠페인을 분석하고 이후 전망을 해보겠다. 먼저 윤석열 후보부터 보자. 승리의 어퍼컷을 날리는 부분에서 상당히 자신만만함, 당당함을 보여줬다, 다른 한편 민주당 입장에서 봤을 때는 오만함을 보였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셨나?

황장수 : 과거의 대선을 보면 각 진영이 자기들끼리 모여 유세를 하는 것처럼 명쾌하고 선명한 대립구도 속에서 진행이 되었다. 그런데 아까도 얘기했듯이, 만약 내가 이재명 후보 측이라면, 뭔가 보이지 않는 안개 속에 빠지거나 늪에 빠져서, 안될 것은 같은데 잘 움직여지지 않고, 실체가 잘 보이지도 않고, 어떻게 이겨야 될지도 모르는, 이런 양상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고 본다. 왜 이런 모습인지는 선거 후에 알게 되리라 보는데, 그러다보니까 저는 윤석열 후보는 자신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나 하자, 그리고 남은 기간에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들이 해소되어 있다는 느낌을 저는 받고 있다.

그런 게 해소되고 전체적으로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이 높은 상황이면, 대선이라는 싸움에서 킬링타임, 시간만 소모해가면 이긴다라는 생각이 머리에 박히다 보니까, 새로운 노력을 전혀 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안철수조차도 저러다가 녹아버리던지 아니면 맨발로 뛰어오든지 양자택일을 시키면 된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전의 대선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서로간에 매우 적대적이고 한편으로 자원이 총동원되어 선명한 캐치 프레이즈를 걸고 누비던 대선이 아니다. 아마 대선 끝나면 왜 그런지에 대한 답이 나올거다.

김능구 : 약간만 힌트를 준다면?

황장수 : 솔직히 말하면, 제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문대통령이 좀 선명하지가 않다.

尹 후보의 무소불위 검찰권력, 부동층에 상당한 악재... 상당히 우려스러운 시그널

김능구 : 지난 번에도 한번 언급했던 부분 같다. 차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나? 지난주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문제있으면 공수처도 폐지, 이런 부분들이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차재원 :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직전 검찰총장이 바로 대통령까지 되었을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 소위 ‘검찰 공화국’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검찰 권력에 대한 선출 권력의 민주적 통제권이 법무부 장권의 수사지휘권인데, 그것조차 폐지해버리겠다고 한다면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던 검찰 권력을 과연 어떻게 통제하겠다는 것이냐. 그리고 검찰총장에게 검찰청 자체 예산편성권까지 모두 줘버린다면 그걸 과연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당장 본인 입장에서는 직전 검찰총장이고 다음에 누가 검찰 수뇌부가 되든 얼마든지 컨트롤할 수 있을거라고는 자신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고삐가 없는 권력이 특정인에게 가버렸을 때 만일 그 권력이 일탈했을 경우에는 제어할 방법이 없다.

사실 민주적 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문재인 정권이 결국 윤석열 총장을 제어하지 못해서 야권의 대선 후보를 만들었던 상황을 봤을 때, 윤석열 후보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자체를 없애버리는 방식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진짜 검찰공화국을 만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거다.

특히 검찰에 대해서 상당한 권한을 다시 부여하는 식으로, 더 나아가서 공수처도 없애고 검경수사권도 원위치되는 방안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말 그대로 윤석열 후보가 이야기 했던 적폐수사도 청와대의 의지, 대통령의 의지대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또 다시 검찰의 복수혈전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그런 부분들이 중도 무당층들한테는 적지 않은 위험신호를 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단일화의 결렬 때문에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표심을 결정하지 못한 중도와 무당층을 통틀어서 부동층이라고 한다면, 윤석열 후보의 법무 검찰 공약은 부동층한테 상당한 악재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능구 : 이전에 보수 세력이 정말 밑바닥까지 추락해서 그 가운데 새로운 재기를 생각하며 여러 가지 혁신안을 내놨는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있을 때 약자와의 동행, 호남과의 대화와 사과, 젊은 층과 함께 하는 부분 등이 기억에 남는다. 현재 20대 남자가 중심이지만 20~30대 젊은 층에서 지지를 얻고 있는데, 사실 그 전에는 꿈도 못 꿨던 이야기다. 호남의 경우에도 폴리뉴스-한길리서치 조사에서 보면 21.6%가 나왔다. 그래서 이준석 당대표가 ‘30%를 목표로 하겠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 지금까지 보수 정당의 어느 대통령 후보도 10%를 넘지 못했다. 결과는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세를 보이고 있는 거다.

약자와의 동행 부분에서도, 상당히 소득이 낮은 층들을 보자면 보수정당 후보를 지지한 걸 두고 ‘계급반대 투표’라는 이야기도 할 만큼 현상이 지속되어 왔는데,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실제로 약자와의 동행, 약자를 위한 정책 공약을 많이 냈었다. 2012년도 박근혜 후보 같은 경우 오히려 문재인 후보를 능가하는 복지 공약을 내놓고 했었는데, 이번에 윤석열 후보가 특이한 게 그 부분에 대해서 사람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공약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종부세를 재산세와 합치는 사실상의 폐지를 공약하고 있는데, 아까 황 소장이 얘기했지만, 젊은 층은 전월세를 연 800만원씩 내는데 시가 30억에 종부세 92만원 내는 걸 많다고 한다며, 비판을 받을 정도다.

그런 반면에 가장 사람들이 우려하는 ‘검찰 공화국의 현실화’를 공약으로 내놨다. 검찰이 하나의 도구로 활용될 때도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제는 검찰 자체가 국정운영의 주체가 되는 그런 검찰공화국에 대해서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 거다. 설사 뒤에 이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정책 공약을 내놓을 때는 캠프라든지 자문 교수단이라든지 많은 사람들의 필터링을 할 것이고 그들은 검찰 공화국에 대한 중도층의 우려도 충분히 알 건데, 이런 공약을 내놨다는 사실이 저는 상당히 의외였다. 예를 들면 캠프에서 윤후보의 여러 가지 메시지나 공약의 진짜 핵심적인 부분들은 필터링과 협의가 없다는 이야기고, 이것은 누구라도 이번 선거공약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데, 이걸 내놨다라는 것은 저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시그널 같다.

어쨌든 현재 민주당은 자기들도 인정했듯이 추격자 입장에 있다. 박빙일 때, 오히려 추격자 입장일 때 뒤에가 승리할 가능성도 높고 하니까 추격자를 인정하고 있는데, 윤석열 후보나 그 쪽 분들은 초박빙을 부정하더라. 초박빙이 아니라 박빙 우세라고.

윤석열, 왜 정권교체를 원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어

홍형식 : 사실 보수 진영에서 선거를 제일 잘 치뤘던 것이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이길 때였고, 나는 윤석열 캠프에 그때 전략팀들이 합류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하고 단일화를 하면서 박근혜를 무조건 이긴다고 봤다. 박근혜는 경쟁력도 없기 때문에 박근혜와 이명박을 동일시해서 ‘이명박근혜’ 한 번 외치면 이긴다, 박정희의 딸이라고만 규정지으면 이긴다고 선거 캠페인이 그렇게 갔다. 제가 그때 인터뷰를 하면서 안철수 문재인이 단일화해도 박근혜 못이긴다고 했다가 진보진영으로부터 욕을 엄청 얻어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내가 그 말을 했던 근거는 선거전략적인 차원이었다.

문재인이 그때 가장 실수했던 것은 이명박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한 대안을 만들지 않았던 거다. 그런데 박근혜 진영은 원칙이 선 자본주의, 법치사회, 국민이 행복한 사회, 공동체가 행복한 사회를 이야기 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한계를 극복해갔다. 반면에 윤석열 캠프를 보면, 현재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이 높아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을 때는 20% 이상 차이가 났지만, 국민들이 왜 이 정부를 비판하고 정권교체를 원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고 박근혜 캠프의 캠페인과 같은 메시지나 전략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박근혜 캠프는 김종인의 경제민주화도 수용하고 개혁적인 보수 세력도 허용했다. 지금 윤석열 캠프는 그런 포용은 물론이고 문재인 정권을 뛰어 넘는 캠페인 전략이나 메시지가 안나오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제가 참 궁금한게 ‘옛날 그 멤버들 다 어디갔지?’라는 거다.

尹, 철지난  철 지난 이념, 사상 공세 "이런 정권교체 곤란해" 문제의식

김능구 : 저는 촛불 이후에, 이전에 보수 정당이 했던 ‘이념으로 규정하고 그것으로 몰아치는 것’은 끝났다고 본다. 작년 서울시장보궐선거에 오세훈 시장이 승리했을 때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실패를 가지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후보를 보면 민주당에 대해 나치, 파시스트 같은 ‘전체주의 정당’,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짓’, ‘철 지난 좌파혁명 이론을 공유하는 사람들‘처럼, 직접 말만 안했지 빨갱이로 규정하고 공격하고 있는 거다. 태극기 강경파들이 주로 하는 메시지인데 그걸 그대로 하고 있다.

미국 보수당이 괴멸됐다가 새로운 보수를 주창하고 다시 올라왔듯이, 보수가 혁신과 쇄신을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보수가 되어야 국민들은 다시 기회를 주는 거다. 한국의 보수정당에도 그것을 요청하고 했었는데, 마지막에 원팀 합세했다지만 유승민 의원이라든지 이런 분들은 거의 존재감이 없는, 그런 선거가 되다 보니까, 지금 국힘과 윤석열 캠프에는 철 지난 이념, 사상 공세가 통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론이나 민심 등 어떤 근거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부분은 결국 막판에 합리적인 보수와 중도층으로 하여금 주저하게 만들 것이라고 본다. 정권 교체는 바라지만 ‘이런 정권 교체는 곤란하지 않느냐’라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거다. 지금 2주 남은 상태에서 캠페인 기조를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차재원 : 조금 첨언을 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나치, 파시즘, 공산주의 이렇게 민주당 정권을 규정짓는데, 그렇다면 윤은 그 정권 하에서 벼락 출세를 하고, 검찰 총장을 하면서 그 정권의 임기동안 그 정권을 옹위하는데 결사적으로 앞장 섰던 사람 아닌가. 그럼 자신의 행위는 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왜 자기 반성이 없느냐는 거다. 자기가 중앙지검장으로 또 검찰총장으로 발탁되는 부분은 다 정당한거고, 그럼 그때는 나치, 파시즘, 공산주의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정권에 대해서 부역한 행위 아닌가? 지금 자신이 아무리 반문 캠페인에 올라타 있다고 하더라도 현 정권을 그런 극단으로 매도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정치적인 균형감이 상실돼있다는 거다. 설사 집권하고 난 뒤에도 이런 부분은 국정운영에 상당히 문제를 만들 수 있다.

또 하나. 집 값 상승은 민주당의 악의적 전략이고 집 없는 사람들이 민주당 찍게 하려고 만든 하나의 정치적 작품인 것처럼 몰아가는 부분이 있다. 과연 집 없는 사람들이 민주당 정권 찍었나? 4.7 보궐선거 때 부동산 가격 상승 때문에 분노했던 표심은 결국 민주당을 심판했다. 그런데도 집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민주당 찍게 할려고 부동산 가격을 부추겼다는 식의 현실 진단은 정말 잘못된 거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양극화해서 갈라치기하면, 나중에 대통령 되고 난 뒤에 국민통합은 어떻게 할 생각인지 상당히 우려된다.

국민통합정부 '안될 것'... 이재명 언행에 신뢰 부족 '때와 장소따라 말 바뀌어'

김능구 ; 이재명 후보를 한 번 짚어보겠다. 지난 주 유세에서 유독 국민통합 대통령, 통합정부, 국민내각을 전면에 내걸었다. 홍준표 정책, 박근혜 정책, 박정희 정책까지도 다 갖다 쓰겠다. 김동현, 안철수까지 함께 하겠다면서 유승민 의원도 이야기했다. 다시 말해서 진영대결을 끝장내고 국민통합 정부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한 건데, 실제로 국민들한테 어필되고 있느냐? 이건 좀 다른 것 같다.

차재원 : 저는 안된다고 본다. 결국은 이재명 후보의 언행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부족하기 때문이다. 말이 계속 바뀌는데 예를 들면 중국과의 문제가 그렇다.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편파 판정, 한복 논란 문제가 뜨니까, 그 전까지 윤석열 후보의 혐중, 반중을 비판하던 이 후보가 서해 불법조업하는 중국 어선들 격침시켜야 된다는 말을 한다. 그 말이 문제가 되니까 그게 아니고 나포해 와서 엄하게 벌을 준다는 것이라 해명했는데, 그건 이미 다 하고 있는 거다. 때와 장소에 따라 말이 계속 바뀐다는 건데, 민생을 위해서 실용적으로 하겠다는 선한 의지보다는 ‘저 사람은 필요할 때마다 표 될만한 거는 무조건 던지네’라는 이미지가 사람들한테 각인되어있는 거다.

어떻게 보면 정책의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어제 토론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이 현재 내세우고 있는 부동산 공약들이 문재인 정권하고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심상정 후보가 ‘국힘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고 아주 강하게 공격했었다. 그렇듯이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됐을 때는, 급한 건 다 껐으니까 그 다음엔 자기 편향적인 또다른 방식으로 나라를 끌고 갈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들이 내재되어 있는 거다. 이재명 후보의 발목을 잡는 하나의 요소라는 생각이다.

김능구 : 어제 TV토론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 후보는 ‘말바꾼다’라고 했는데, 이런 말이 어느 정도 팩트가 있다는 이야기다. 황장수 소장은 이재명 후보 일주일 어떻게 보셨나?

황장수 : 솔직히 말하면 윤석열의 어퍼컷 만큼이나 이재명의 발차기가 우습게 보였다. 좌파라면 진보성과 함께 현재 가시화된 문제들, 누구나 절감하듯이 기득권 사회로 가고 있고, 부동산 문제도 심각하고 경제도 어려워져가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과 발표 등이 있어야 한다. 물론 그런다고 대중의 시선을 모아내기는 어렵겠지만, 386의 정서들을 다 긁어모아서라도 뭐라고 할까 세상을 변화키시기 위한 노력, ‘윤석열은 저렇게 해도 나는 이렇게 간다’라는 모습을 보여야된다. 서로 우습게 됐으니까 그냥 가자는 작전인지 모르겠지만, 저런 식의 유세를 가지고는 이 대선 판을 역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민주당 전략 요체는 정체성, 이념, 사회적 약자, 격차해소 등 "이재명 공약에는 약해"

홍형식 : 제가 정책은 수렴이 돼서 변별력이 없다고 했는데, 실제 양 진영에서 내놓고 있는 정책들을 나열해놓고 민주당과 보수당을 구분해보면, 과거에 80~90%는 맞았다면, 지금은 이게 어느 당 후보의 공약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민주당 전략의 가장 큰 요체는 정체성이다. 이념적 정체성도 있겠지만, 사회적 약자 그리고 격차 해소라는, 적어도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기본적으로 깔려있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이야기하는 공약들은 그런 부분들이 많이 약하다. 그러다보니까 내가 볼때는 중도층 공략에도 문제지만 당내의 국회의원들이나 여러 세력들로부터도 공감대가 형성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 거다.

그래서 윤석열 후보가 적폐수사 발언을 해서 그나마 민주당 진영의 지지자들이 어느 정도 결속을 했지, 그 이전까지는 한계가 있었다. 조사를 보면 보수가 윤석열 지지하는 것보다 진보가 이재명 지지하는 결집력이 약했다. 그러던 것이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계기로 지금은 비슷하거나 역전이 되는 수준까지 왔다. 결국은 민주당이, 상대 후보의 영향을 받은 거지, 진보진영의 정체성이나 전통적인 노선에 입각해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했다는 거다. 이제 문제는 짧은 기간이지만 이재명 후보가 그걸 어떻게 자기 정책으로 녹여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인데, 그걸 해내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진보여당 진영의 결집력이 다시 이완될 가능성도 배제못한다고 본다.

정치인 생명은 '신뢰', 이재명 '신뢰 문제 깊은 성찰 필요'... 국민통합정부, 신뢰와 진정성 관건 

김능구 : 차교수가 이재명 후보의 말바꾸기랄까 신뢰 문제를 지적했는데, '정치인의 생명은 신뢰'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생명을 던지는 경우도 많이 지켜봐왔고, DJ가 92년 14대 대선이 끝나고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다가 영국 갔다와서 그걸 번복할 때 그 번복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것을 감당해내야 했었나. 그래서 정치인의 신뢰라는 것은 진보든 보수든 국민들이 바라볼 때 제일 중요한 부분이고 누구나 잘 아는 것인데, 이재명 후보 나름대로는 이게 국민을 위한 기본적인 철학과 정책 속에서 하나의 실용적인 변화라고 말하더라. 하지만 이것이 현재 신뢰 문제로까지 제기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국민통합 대통령, 지역과 계층과 이념 갈등을 극복하고 상생하는 나라만이 내일을 담보할 수 있고, 더욱이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신뢰가 없어서 어떤 이야기를 해도 어필되지 못한다면, 그래서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의 말을 신뢰하지 않으면, 그 나라와 국민들은 어디로 가겠나. 이런 지적을 극복하는 것은 대선에도 필요하겠지만, 그 이후 인수위나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저는, 국민통합대통령과 통합정부, 국민내각을 이야기한다면 말로만 할게 아니라 정말 그 자리를 맡아서 함께 할 수 있는 예비 내각이랄까, 그런 분들이 실제로 지지선언을 하고 자기가 함께 하겠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말로만이 아니고 실제적으로 보여줘야 그 부분의 '진정성'을 인정받지 않을까. 물론 그분들과 함께 하는 게 쉬운 건 아니겠지만 저는 그 정도가 있어야 되지 않겠나 하는 거다.

6월 지방선거에 3~4인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노무현 대통령이 원포인트 개헌을 이야기하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공동정부까지 구상하면서 우리나라의 소선거구제, 이것만은 바꿔야된다고 주장했던 의제다. 유신시대에 정권의 필요에 의한 2인 중선거구제가 있었지만, 3~4인 중대선거구제는 다당제를 낳고 민심에 비례해서 선출하게 된다는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발언인데, 이런 엄중한 이야기도 호응이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이것도 신뢰라고 하는 기본적인 문제에서 나온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본인은 실용주의라고 얘기했지만, 남은 기간 아직까지 국민들한테 와닿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극복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나 생각된다.

예전 대선의 TV광고는 ‘노무현의 눈물’, ‘이명박의 국밥’ 이런 게 아주 인상적이었다. 지금 양 후보의 TV광고를 보신 인상은?

차재원 : 새롭다는 건 별로 못느꼈다. 말씀하신 2002년도 노무현의 눈물, 2007년도 이명박의 국밥을 믹스한 것이 이재명인 것 같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상당히 감성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국밥 할머니한테 욕먹는 일종의 셀프디스도 선보이고 있다. 1차 광고에서 이재명은 흠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큰 미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더 큰 질문해달라고 역시 셀프디스하고, 2차 TV 광고에서는 성남에서 거리 유세하면서 눈물 흘렸던 걸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3차 때는 자기의 어린시절 손편지를 쓰는데, 이번 설날에 윤석열 후보가 예비후보 홍보물 보낼 때 손편지한 부분을 따온 것 같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윤석열 후보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만든 것 같다. 그러니까 국민의 편이라고 해서 중년 자영업자의 시선으로 윤석열을 얘기하면서 공정과 가치를 드러내는 거고, ‘아이’편은 아이를 등장시켰는데, 본인이 주인공인 모습보다는 다른 사람 제 3자의 시선을 통해서 뭔가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이때까지 다 한번씩은 시도했던 방식이기 때문에 새롭다기 보다는 과연 그 진정성을 어떻게 판단할까, 받아들일까의 부분인데 제가 어느 것이 낫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고 유권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김능구 : 심상정 후보의 TV광고가 좀 이색적이었다고 나오더라. 총 길이가 1분 30초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40초 정도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막말 부분들을 나열해 놓고, 그 이후에 자기가 어려운 시민들의 편에 서겠다고 나온다. 미국에서는 네거티브 정치광고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어느 후보의 광고인지도 모르게 그 후보를 공격하는 것들이 미국 TV의 정치광고에아주 흔하게 나왔었는데, 심상정 후보가 그걸 한 것 같다. 황 소장님, 관련해서 말씀하실 것은?

황장수 : TV광고는 크게 할 말이 없는데,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안된다. 하나 참 신기한 거는, 대선이 끝나고 3월 10일이면 인수위니 뭐니 발표도 하고 가야되는데, 대선 이후 이야기는 거의 안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후보 측이 그런데, 집권 세력을 준비하는 국회의원이 100명은 되는데 집권 후 해야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거의 안하고 대선까지 굴러가고 있다.

그래서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이긴 사람이 과거처럼 인수위를 구성하고 정부를 짜고 하는 행태처럼 갈 수 있을거냐, 아니면 그 과정에서 혼란과 정치적 대립을 만들어내기 시작하고 그야말로 권력 자체가 약체로 굴러갈거냐라는 의문이 있는 거다. 적어도 지금 쯤 되면 이긴 다음에 어떻게 하겠다라는 말도 있고, 이길 만한 쪽에서는 한 쪽에 이겼을 때 어떻게 한다는 것을 준비하는 조직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참 희한한 대선을 치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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