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 "최근 논란 이슈 잘 모른다…답변 가능한 인원은 출장"

[폴리뉴스 김상준 기자]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권의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200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됐다.

하지만 최근 서울 은평구 한 주민센터에서는 공무원이 다문화가정 구성원인 민원인을 향해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 공무원 B씨, 다문화가정 민원인에 "외국인과 결혼해 짜증나게 하네"

민원인 A씨는 지난해 8월 은평구 한 주민센터에 외국인 아내의 이전 등록 절차를 문의했다가 담당 공무원인 B씨에게 폭언을 들었다. B씨는 전화통화가 끊어진 줄 알고 한 발언이 수화기를 통해 민원인에게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당시 통화 녹취에서 담당공무원 B씨는 "외국인 여자랑 결혼해서 더럽게 사람 짜증나게 하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 하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곧 이어 그는 더 심한 폭언을 이어갔다. B씨는 민원인에게 "거지같은 XX가 다있어. 꼭 찌질이 같아"라고 말했다. 

폭언을 들은 A씨는 “서류를 준비할 게 무엇인지 궁금해 당시 메모할 게 없어 녹음을 하고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 나서 너무 어이가 없어 한참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 항의 전화를 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 '사과한다'며 만나자던 공무원 2차 폭언…"외국인 아내 씨받이 취급" 

공무원 B씨의 폭언은 사과 자리에서도 이어지며 더 큰 논란을 만들었다. 민원인 A씨가 공개한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B씨는 "선생님한테 하는 말이 아니고, 뭔가 늦게까지 장가를 못가서 결혼하고 그냥 약간 애 낳는 그런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거든요.매체에서 보고"라고 말했다. 

A씨는 "그날 저녁에 퇴근하고 만나고 싶다고 해 커피 전문점에서 만났다. 그때 (공무원이) 혼자 온 게 아니고 직장 선배와 같이 왔다"며 "사과를 하러 왔음에도 저에게 말씀을 막 했다"고 주장하며 이같은 추가 녹취록을 공개했다.

A씨는 현재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사건인데, (그 사이) 정식으로 사과 전화를 하든 사후 절차가 있는 알았지만, 사건 이후 9개월간 동장이 사과 전화 한 번 하지 않고 그냥 사건을 없었던 일로 하려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 다문화지원사업 펼쳐 온 은평구, 한 순간 '날벼락'

다문화가정 비하 및 민원인에 대한 폭언으로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선 은평구에는 1860세대의 다문화가정이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다문화가정 결혼식, 김장나눔 행사 등 다문화 가정 관련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하지만 은평구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은평구 한 공무원은 이번 논란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를 답변할 수 있는 공무원은 출장 중에 있어 당장 답변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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