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시행 2년 앞두고 전세값 폭등 가능성↑
높아진 금리·대출이자보다 낮은 전월세전환율도 한 몫
전문가 “매매 시장 안정되어야 임대 시장 안정될 것”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주희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와 금리 추가 인상 등으로 주거비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8월이면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중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를 시행한 지 2년을 맞게 된다. 이에 따라 임대인들은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번 사용한 매물은 향후 4년 간 보증금을 올리지 못할 것을 고려해 신규 계약 전환 과정에서 전셋값을 크게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꾸준한 금리 상승과 대출이자·월세 간 차이 감소 등도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월 신규취급액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84%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코픽스가 상반기 내 2%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픽스가 오르면 통상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기 때문에 향후 세입자들의 이자 부담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월세전환율이 전세대출 금리보다 낮아진 영향도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 4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지난 17일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연 3.26~5.126%로 집계되면서 최고 기준 연 5%를 넘은 상황이다. 이는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4.2%)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세입자들은 월세를 택하고 있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서도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직방’이 대법원 등기광장에 올라온 서울 지역의 임대차 계약 확정일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서울의 월세 계약 비율은 작년 한 해 보다 4.4%p 높은 51.6%로 집계됐다. 

서울의 월세 비율은 2019년 41.0%, 2020년 41.7%, 지난해에는 46.0%를 기록하면서 매년 상승폭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공개한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에서도 월세 증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2만10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452건)보다 27.7% 늘었다. 1분기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2만 건을 넘긴 것은 서울시에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국내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전세의 월세화는 심화될 것”이라며 “현재 거주지를 유지하고 싶은 수요자들은 급등한 전세 가격을 감당하기 어려워 월세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추세가 완전히 바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매매 시장이 안정되어야 임대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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