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계의 추구가치-보편적 규범 중요, 거기 위반된 행위 규탄하고 제재” 사실상 중-러 겨냥
박순애-김승희 질문에는 “규범에 반한다고 배제해선 안 돼, 가치는 선언하고 지키기 것일 뿐”
“북핵 대응 위해서 중단됐던 한미일 군사안보협력 다시 재개한다는 원칙론에 합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뒤 귀국길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뒤 귀국길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에 대한 중국의 반발에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는 아니다”면서도 미국 주도의 인권 등 “보편적인 국제규범”의 기준을 강조해 미국의 ‘중국 배제 행보’에 동참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스페인 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후 귀국 길 기내 간담회에서 나토정상회의 참석에 대한 중국의 반발 등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나라 외교가 특정 국가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 쪽에 치우쳐왔다”며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선거 과정이나 제 취임사나, 나토 연설에서도 대한민국이 국내 또는 국제관계에서 추구해야 하는 가치, 보편적인 규범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고, 거기에 위반된 행위가 있을 때는 우리가 함께 규탄하고 제재해 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지켜야 될 원칙과 규범이 침해 되었을 때 그것을 지키기 위해 다함께 연대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국가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어떤 국가든지 규범에 입각한 질서를 존중하지 않고, 세계가 지켜가야 될 가치와 규범을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 우리가 다함께 규탄하고 제재도 가하고, 만약 그 국가가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면 함께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고 하는 것”이라며 “어떤 국가에 따라서 호불호가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는 ‘인권과 민주주의 규범’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의 행보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윤 대통령은 ‘중국 배제’는 아니라는 말을 하면서도 미국과 같은 기준과 보폭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 커졌다.

윤 대통령은 박순애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한 질문에 “한미일 3자회담이라든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서 저는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재차 했다.

그러면서 “국내든 국제관계든 간에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와 국 사회 규범이든 국제관계 규범이든 다함께 지켜야 되는 규범과 가치를 지켜야 된다”며 “그런 정신을 가지고 국제 문제나 국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규범과 가치의 문제를 짚었다.

이어 “국내 문제에서도 어떤 사람이 규범에 반하고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를 위반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우리 사회에서 배제하거나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사회가 함께 추구하는 가치를 확인하고, 선언하고, 지키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박순애, 김승희 후보자에 대한 임명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국내적 규범과 가치를 실행적 의미로 바라볼 경우 임명을 철회해야 하지만 이를 선언적 의미로 보면서 ‘배제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 우선되면 이들을 임명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윤 대통령의 기내 발언은 이 두 가지가 혼재된 듯하다.

북한 핵문제 대응과 관련해 “한미일 3국 정상이 이 북핵에 대해서 함께 대응을 논의한 것은 이번이 한 5년 만에 처음”이라며 “북핵 대응을 위해서 상당기간 동안 중단되었던 군사적인 안보협력 부분들이 다시 재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그런 원칙론에 저희가 합치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테일하고 세부적인 것은 이제 각국의 외교부장관과 국방장관 또 안보 관계자들의 이어지는 논의에 의해서 더 진전되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대응을 근거로 한미일 3각 군사협력 강화 및 3국 군사훈련 추진에 합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일관계 개선에 있어 과거사 문제를 풀 해법을 묻는 질문에 “과거사 문제와 양국의 미래의 문제는 모두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같이 풀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저는 강조해 왔다”며 “과거사 문제가 양국 간에 진전이 없으면 현안과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없다는 그런 사고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부 함께 논의할 수 있고,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서 협력을 할 수 있다면 과거사 문제도 충분히 풀려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위안부문제는 2015년 한일합의에 따라야하고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해선 한국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나토정상회담 중 경제적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저는 한국 원전이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가장 안전하고, 그리고 가장 신속하게 빠른 시일 내에 시공을 완료할 수 있다(고 정상회담 등에서 자신있게 설명했다)”고 원전 세일즈에 노력했다고 답했다.

또 “방산 분야는 관심 있는 나라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와 초기부터 함께 연구 개발을 해서 기술을 공유하고자 희망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방부 장관이, 원전 부분에 대해서는 산업부 장관이 계속 상대국 장관들과 더 세부적인 협의를 진행해 나가면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한 윤 대통령은 기자들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수고 많으셨다”며 말하고 “마드리드 구경 좀 하셨나” 등 질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와인들 좀 마셨냐, 스페인 와인이 가성비가 좋고 맛도 있는데”라는 말도 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