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 유용' 김혜경 소환 임박…'백현동 특혜' 조만간 1차 결론
'옆집 비선 캠프' 새로운 단서 발견…'불법도박' 혐의 장남도 소환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공동취재사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공동취재사진) 

[폴리뉴스 한유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을 공식화 한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 사건 수사가 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8·28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일부 사건 수사를 완료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대놓고 정치 개입을 한다"고 비판했으나, 각 사건에 대선 과정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섞여 공소시효(9월 9일)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경찰 수사가 더욱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경찰과 검찰이 수사 중인 이 의원 직·간접적 관련 의혹 사건은 ▲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 성남FC 후원금 의혹 ▲ 이 의원 자택 옆집 비선 캠프 의혹 ▲ 이 의원 장남 동호씨 불법도박 의혹 ▲ 대장동 개발·로비 의혹 중 성남시의회 상대 로비 여부(이상 경기남부경찰청) ▲ 변호사비 대납 의혹(수원지검) ▲ 대장동 개발 의혹(서울중앙지검) 등이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수사가 가장 많이 진척된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맡고 있는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김씨가 전 경기도청 별정직 5급 공무원 배모 씨를 통해 법인카드로 개인 음식값을 결제하고,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았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경기도청과 법인카드가 사용된 식당 등을 압수수색하고, 지난 3일 핵심 인물인 배씨를, 4일에는 최초 제보자를 각각 불러 조사했다. 앞으로의 소환 대상은 윗선으로 지목돼 온 김씨 한 사람만 남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경찰은 이 사건 수사를 이달 중순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변수는 최근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지난달 26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배씨의 지인 40대 A씨이다. A씨는 지난해 대선 경선 기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 의원 측 운전기사로 일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의원은 사적 인연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 명의의 신용카드가 법인카드 결제 전 바꿔치기 목적의 사전 결제에 사용된 정황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보강 수사 중이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부동산 개발회사 아시아디벨로퍼 측이 성남시로부터 용도변경(자역녹지→준주거)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2006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이 의원 측 선거대책본부장이던 김인섭 씨가 2015년 1월 이 회사에 영입된 뒤 사업에 급속하게 진전됐고, 김씨가 용도변경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는 대가로 70억원을 챙겼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감사원은 시민단체로부터 공익감사 청구를 받아 실지 감사를 벌였으며, 지난달 공개한 감사 결과 보고서를 통해 성남시가 민간에 수천억원대 이익을 몰아주는 비위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달 안에 1차 결론을 내리는 것을 목표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의원이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2016년 두산, 네이버 등으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은 경기 분당경찰서가 한 차례 수사한 뒤 지난해 9월 불송치 결론을 내렸으나, 고발인 이의 신청으로 보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가 대부분 마무리돼 법리 검토만 남은 가운데 분당서는 민생 사건이 산적했다는 이유 등으로 상급 기관인 경기남부청에 사건 이송을 요청했고, 경기남부청이 사건을 넘겨받았다. 수사 주체가 바뀌면서 경찰은 사건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고 있다.

'이재명 옆집 비선캠프 의혹'은 이 의원 자택인 분당 수내동 아파트 옆집에 있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합숙소가 선거 사무소로 쓰였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법카 의혹'의 핵심인 배씨가 문제의 집을 집주인 대신 전세 매물로 내놨고, GH가 2020년 8월 이 물건을 2년간 임차하기로 계약한 정황을 잡아 수사 중이다. 

'동호씨 불법도박 의혹'은 이 의원 장남 동호 씨가 불법도박을 하고, 성매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경찰은 지난 1월 동호씨의 계좌를 압수해 돈의 흐름은 물론 문제의 도박 사이트 이용 기록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동호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며, 소환 시기는 미정이다.

'대장동 개발·로비 의혹' 중 성남시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 부분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난 1월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을 구속하고, 현재는 다른 시의원들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6가지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데, 일부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의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이 섞여 있어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 의원이 경찰을 향해 "대놓고 정치 개입하는 것"이라고 날 선 비판을 하고 있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수사를 마냥 늦출 수 없는 이유이다. 

검찰에서도 이 의원 관련 의혹 수사가 한창이다.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 됐다는 의혹이다.

이 의원은 여러 차례 의혹을 부인했는데, 국민의힘과 시민단체 등은 이 의원의 발언이 허위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 고발로 인해 검찰 역시 공소시효를 한 달여 앞두고 있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대장동 의혹'의 사건 본류를 수사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당 대표에 출마한 이 의원에 대해 여권과 당내 일부에서는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의원은 "모든 영역에서 모든 방향에서 (저를 향해) 최대치의 공격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의도의 마음 즉 여심(汝心)은 당심·민심과 극단적으로 다르다"며 당 대표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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