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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칼럼] ‘중국 대만 사태’ 그리고 한반도

중국과 대만의 양안관계는 남북한과 함께 분단 상황 속에서 통일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양안관계가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로 중국과 대만이 대규모 전쟁연습을 벌이는 사태로 번지는 것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남북한이 이번 양안사태에서 많은 교훈을 얻어 전쟁을 피하고 평화적으로 교류협력을 달성할 지혜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미국이 대만 독립이나 분리주의를 반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며 4-7일까지 '대만 봉쇄' 훈련을 벌여 최신예 스텔스기를 동원하고 재래식 미사일이 대만인들의 머리 위를 날아 대만 동부 해역에 떨어지게 발사했다. 이는 대만에 대한 무력접수를 위한 사실상의 리허설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미사일 일부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돼 일본 정부가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중국은 대만을 둘러싼 6개 해역과 영공에서 실시한 대규모 사격 훈련을 마친 뒤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 조치를 계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대해서도 펠로시 의장과 그 가족에 대한 제재조치를 취한데 이어 미국 정부에 대한 보복조치로 고위 장성급 군사령관 사이의 전화 통화를 포함한 미중간 군사적 대화와 협력 채널을 대거 단절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과의 외교 당국간 대화 채널은 계속 가동시키고 있는데 이는 양국 관계를 전면적 단절 수준으로 몰고 가지는 않겠다는 의중과 함께 미국도 유사한 보복조치를 취할 경우 대응하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으로 읽히고 있다.

한편 대만 정부도 중국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로, 육군이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남부 핑둥현 인근에서 곡사포 155밀리 78문과 120밀리 박격포 6문을 동원한 대규모 포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내달 5일부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AH-1 코브라 공격헬기, 전차, 장갑차 등 무기를 동원해 공지 합동 실 사격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중국과 대만의 군사훈련이 날짜가 겹치지 않게 이뤄지고 있고 미국의 항공모함 부대가 필리핀 인근해역에 머물면서 사태를 주시한다는 입장이어서 무력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과 함께 수출입제한 조치를 발표해 대만에 대한 경제적 압박과 함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국제사회에서 각인시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이번 기회에 대만 주민들에게도 중국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인식시켜 분리주의 입장을 취하는 정부를 선택하지 말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런 추정은 중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대만의 영공과 영해를 인정치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중국 관영언론은 대만에 대한 군사행동 실시 이전에 그 취지와 방법 등을 상세하게 보도하고 대만내의 분리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부각시키는데서 확인된다.

중국이 대만을 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발생할 사태는 대단히 심각하고 수습이 어려울 정도여서 그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해야 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수년전 발생한 ‘홍콩 사태’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홍콩국가보안법을 도입해 강제로 진정시킨 것처럼 대만 정부의 분리주의 정책에도 유사한 방식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안사태와 관련해 펠로시 의장의 공항영접에 한국 정부가 나서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면담치 않은 것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익차원에서 무엇이 최선인지를 고민하는 안목으로 판단할 문제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이 이번 순방에서 국가원수를 안 만난 케이스는 한국이 유일하다거나 윤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부터 미국의 세계전략이나 대북 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 등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중국이 일본 정부의 펠로시 의장에 대한 태도 등을 문제 삼아 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외면한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한중 외교부장관 회담을 하기로 한 점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두 나라가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하는 반도체 칩4 동맹 문제 등 현안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보여,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영안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으나 중국, 대만 어느 쪽이 잘하고 못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를 떠올릴 경우 그 해답이 간단치 않다. 반드시 어느 한 편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은 한국 정부에 양안문제나 미중문제에서 미국이 지향하는 쪽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 간단치 않다. 눈 딱 감고 힘이 가장 센 쪽에 붙어서 이익을 챙기는 선택이 일견 그럴싸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

한중 교역관계는 한미, 한일 교역관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국내 선거를 최종적으로 의식해야 하는 정치권에게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번 미중 갈등도 다 두 나라의 국내정치가 배경이 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3기 집권과 직결된 당 대회가 10월에 열릴 예정이고, 미국은 중간 평가의 성격인 11월 선거가 있다. 두 나라는 이 두 정치 행사를 앞두고 있어 국내에서 책잡힐 일은 하지 못할 입장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한국 정부도 국내 정치나 남북관계를 고려해 미중관계를 챙겨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양안사태는 평화통일이라는 큰 과제를 놓고 발생한 충돌로 분단과 외세, 자주와 종속 여부 등을 놓고 벌어진 갈등의 성격을 지니고 있고 이 점은 남북한 관계 추진에서도 비슷하게 발생했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번 양안사태에서 중국, 대만 가운데 누가 옳고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내리는 것은 간단치 않은 것이 어떤 시각을 가지느냐에 따라 결론에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몇 년 전 발생한 홍콩 사태의 경우 그랬다. 중국은 1997년 영국과 맺은 홍콩반환 협정에 따라 50년 동안 홍콩식 자본주의 경제와 지방 자치를 보장하기로 하면서도 ‘일국양제’의 개념 아래 가능하다는 전제를 달아놓았다. 그러다가 2019년 홍콩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 이후 중국은 2020년 7월 시행한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해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외국인도 홍콩 밖에서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처벌하도록 했다.

2019년을 전후해 홍콩 사태가 한참 진행될 당시를 되돌아보면 국제관계의 다층적 의미와 선택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드러난다. 국내외 관계가 그렇듯이 하나의 관계는 수많은 요인들이 뒤섞여 있어 어느 것을 우선하느냐 하는 작업은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당시 홍콩시위대가 한국의 광주항쟁을 계기로 만들어진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면서 한국 시민사회의 적극적 지원을 희망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다. 민주화 투쟁을 경험한 한국 사회에서 홍콩시민들을 보면 누가 옳고 그른지가 확연해지는 듯 했다. 즉 홍콩주민만을 주목하면 중국 중앙정부가 비판을 면키 어려웠다.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 지배를 1백 50년간 받은 뒤 중국에 반환되면서 홍콩시민들이 과거 홍콩지배 시절의 인권 상황보다 열악해지는 현실에 불편을 느껴 강압적인 홍콩 정부에 저항하고 그것에 강경 대응하는 중국 중앙정부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홍콩시민들이 중국에 비해 인권 보호의 공간이 더 넓었던 영국지배 시절을 그리워하고 현실을 불편해 하는 것은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었다.

중국이 한국식 민주주의에 비춰 독재국가인 것은 사실이고 인권 보호가 미흡했기 때문이었다. 중국 정부가 중국 본토의 저급한 인권관련 법제도를 홍콩시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인류 보편적 권리인 인권보장에 어긋나는 것 또한 분명해 보였다. 중국 정부는 본토 주민과 자본을 홍콩으로 많이 진출시켜 상권을 장악했고 그것이 홍콩주민의 경제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었다고 알려졌다. 홍콩시민들은 이래저래 고통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 본토의 정치체제가 인민독재를 헌법에 명기한 상태이니 홍콩만 예외로 영국식 인권 보호조치를 인정한다는 논리가 실현되기 힘들어 보였다. 영국이 홍콩시민에게 허용한 인권보장 제도가 홍콩을 식민지배하기 위한 노림수를 감추는 술수였다는 점은 없는 것인가 하는 점도 무시하기 어려웠다.

영국이나 서구 사회가 과거 식민지 침략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늘날에도 그것을 미화시키는 쪽의 해괴한 논리를 앞세우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국제사회의 문제점이 확연해지는 측면도 있었다. 어느 시기를 주목하느냐에 따라 판이한 논리가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상에서처럼 홍콩 사태를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결론이 국내에서도 판이하게 갈렸다. 홍콩시민 또는 중국 중앙 정부 어느 한 쪽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나뉜 것이다. 홍콩 시위현장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거나 중국 중앙정부에서 홍콩시민운동을 강력 통제할 안보관련 법을 만들면서 인권탄압이 중국 정부에 의해 자행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반대로, 중국 정부 입장에서 19세기 제국주의 침략으로 빼앗긴 실지 회복이라는 의미에 초점을 맞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늘날 트윗이 대중화되면서 국내외 대소사에 대해 단어 하나, 문장 두어 줄로 표현, 평가하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는데 이런 사고와 표현형식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 홍콩 사태를 통해 드러났었다. 자칫 상충되는 논리 앞에서 엉거주춤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콩 사태를 되돌아보는 것은 남북관계도 단선적이거나 양자택일 방식이 적절치 않고 상호 부딪히는 논리를 동시적으로 추진해야 할 당위성에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이번 양안사태도 중국, 대만 어느 쪽이 더 문제인가 하는 점은 합리적인 분석 작업을 할 경우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렵다. 세상사가 선과 악, 정상과 비정상 등의 2분법 방식으로 판정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 해도 현상에 눈을 감거나 판단을 중지하는 것도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세상살이가 간단치 않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라 하겠다. 남한과 미국이 하는 일은 다 올바르고 선이지만 북한이 하는 것은 다 잘못이고 악이라는 등식이 고정관념화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분단이후 80년이 가까워오고 전쟁을 겪은 뒤 대화, 협력도 모색하다가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벽에 부딪히면서 남북간에 군비증강과 군사적 대치의 강도만 강화되고 있다.

양안사태를 보면서 이참에 한국 정부는 미시적인 것과 함께 거시적으로 동맹 등에 대한 사고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즉 미국이 최근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진영과 그렇지 않은 진영으로 나눠 군사적, 경제적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우는 식의 신냉전을 부추기고 한국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것은 국가이기주의에 함몰된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또한 불평등한 한미동맹관계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중국에서는 이 도령과 방자의 관계로 조롱하고 있다. 현재의 한미군사동맹은 이승만이 70여 년 전 미국에 퍼주기 식으로 맺은 것으로 오늘날 한국이 세계에서 경제력 10위. 군사력 6위가 된 상황에서도 지속해야 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 맞는 자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면서 남북평화통일도 촉진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깊이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세계 최빈국인 북한보다 남한은 국방비 지출이 30배가 넘는데 북한은 재래식 무기가 대적하기 어려운 막강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막힘없는 상상과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남북한의 미래는 어떨 것이고 누가 중국, 대만의 입장에 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중국의 경우 30년 만에 최빈국의 위치에서 G2로 부상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 합리적인 남북관계에 대한 모색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면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박정희,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들이 남북 합의를 통해 평화통일의 로드맵을 이미 제시해 놓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동서이념대결이 끝났는데도 국가보안법에 의해 이념을 민족보다 상위개념으로 삼고 멸공통일을 외치고 있는데 진짜 걱정할 일의 하나는 인구 감소로 인한 국가소멸 위기다. 남한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초 현재 0.8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8년째 연속 꼴찌, 인구 추락 속도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대로 80년이 지나면, 한국 인구가 2천 만 명 아래로 붕괴하면서 2300년엔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창출해서 국가가 존속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하는데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도 대책의 하나가 될 것이다. 즉 막대한 국방예산을 줄여 출산율 증가를 위한 복지확충을 하면서 전쟁 위험이 없고, 평화와 행복의 요람인 한반도로 만드는 노력이 절실하다.

지난 수십 년간 국보법에 갇힌 남북관계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지금은 인구절벽과 한국의 소멸이라는 새롭고 절박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평화통일을 통해 진정한 민족의 이해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증진시키는 과제에 고민해야 할 때이다. 중국과 대만 사태를 겪으면서 새삼스럽게 와 닿는 우리의 문제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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