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국제유가 반등...달러화는 하락

미국이 다시 한번 더 돈을 풀 전망이다. 주택지표와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더블딥(이중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의 경기가 훨씬 더 나빠지고 디플레이션의 조짐이 나타날 경우 연준이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대량으로 자금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와이오밍주(州)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회의의 연설에서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약화되고 있다”고 밝히고 “경기 전망이 현저하게 악화되고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증될 경우, 연준이 비(非) 전통적인 조치를 동원해 추가로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금융위기 직후에 이어 다시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조치를 취하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이 언급한 비전통적인 조치는 국채나 모기지 증권의 대량 매입을 통해 시중에 대량으로 달러를 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버냉키 의장이 이러한 발언을 한 배경에는 지난 2분기 실적이 예상에 크게 밑돌고 주택경기가 다시 2008년 수준으로 급격히 침체되면서 고용이 다시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도록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이를 염두에 두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물가가 안정성을 저해할 정도로 떨어지지 않도록 강력히 저지할 것” 밝혔다. 또한 버냉키는 연준이 디플레이션에 맞설 충분한 수단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향후 필요할 경우 이들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버냉키 발언 여파...다우지수 1만선 회복, 국제유가 반등, 달러 약세로

버냉키 의장의 이러한 발언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다시 1만선을 회복했고,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어셌다.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조치기 기대되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기록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주가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7주만에 10,000선이 붕괴됐다가 이날 경기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다시 10,000선을 회복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4.84포인트(1.65%) 상승한 10,150.65로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7.37포인트(1.66%) 오른 1,064.59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2,153.63으로 34.94포인트(1.65%) 상승했다.

이날 시장은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 2.4%보다 훨씬 낮은 1.6%를 기록하면서 혼조세로 출발했으나 버냉키 의장이 세계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미국 경제가 짧은 회복 후 다시 침체로 접어드는 ‘더블 딥(double-dip)’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란 발언으로 주가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81달러(2.5%) 상승한 75.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날 급등에 힘입어 주간 단위로 1.8% 상승하며, 3주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유가는 미국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예상과 함께 양적완화 조치로 인해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에 반응한 것이다.

이날 달러화도 약세를 나타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표시하는 달러 인덱스는 0.04포인트(0.05%) 소폭 떨어진 82.90달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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