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경영 악화 / 사진=연합뉴스
농가경영 악화 /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해 농가 살림살이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쌀값과 한우 가격이 급락하면서 소득은 줄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비료 등 생산비가 크게 오르면서 지출이 역대 최대로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2년 농가 판매 및 구입가격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축산업 경영 여건을 보여주는 농가교역조건지수는 100.4(2015=100)로 전년보다 13.4% 하락해 역대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농가교역조건지수는 농가판매가격지수(농축산물 72개 품목 가격지수)를 농가구입가격지수(경영활동에 투입된 421개 품목 가격지수)로 나눈 값이다. 농가교역조건지수가 올라가면 농가의 채산성이 개선된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에는 농가판매가격지수는 하락했는데 농가구입가격이 최대 폭으로 오르면서 농가 경영여건이 악화됐다.

농가 소득 하락을 부추긴 것은 곡물(-12.1%)과 축산물(-5.2%)이다.

특히, 고구마(-37.0%), 검정콩(-19.8%), 멥쌀(-15.1%)이 전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고, 감자(45.4%)와 보리쌀(17.8%), 맥류(8.8%)는 올랐다.

축산물 가운데 한우 숫소(-16.5%)와 암소(-13.5%)가 큰 하락 폭을 기록하며 축산물 가격을 끌어 내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쌀값이 워낙 큰 폭으로 하락했고, 축산물 중 특히 한우 공급이 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농가 경영활동에 필요한 물품의 가격을 나타낸 농가구입가격지수는 125.2(2015=100)로 전년보다 12.7% 상승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재료비(32.2%), 경비(19.9%), 가계용품(4.8%), 노무비(13.0%) 등 안 오른 것이 없을 정도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 곡물가가 많이 상승했고, 원료 수급이 어렵다 보니 비료비와 사료비 등이 많이 올랐다. 경유, 등유 등 기름값을 나타내는 영농광열비도 크게 상승했고, 인건비와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년 대비 역대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올해는 농가소득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올해는 반등하며 4800만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쌀 가격은 시장공급물량이 줄어 작년 수확기 대비 9% 증가하고 계획대로 적정 생산 면적을 달성할 경우 완만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4699만 원이었으나 올해 농가소득은 쌀과 한우 가격 회복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 증가하며 4800만원대(4802만원)로 올라설 전망이다.

올해 쌀 가격은 시장공급물량 감소 등으로 작년 수확기 대비 9% 높은 5만1000원(20㎏ 기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적극적 수급대책으로 연간시장공급물량이 전년 대비 9% 줄고, 향후 시장 출하 목적의 농가 재고도 정부 출하 증가(82만t)로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우 가격은 사육 마릿 수 증가 영향으로 하락하겠지만 정부가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선제적인 암소 비육지원사업과 한우 할인행사, 급식·가공품 원료육 한우 대체, 수출 확대 정책 등을 추진하면 하락 폭은 완화될 것으로 봤다.

특히, 축산 농가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 곡물가격은 수급여건이 다소 개선되면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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