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결’ 당론.. 178명 찬성표에도 3분 2 기준 충족 못해
대한간호협회 “반대 의원들 내년 총선서 반드시 심판할 것”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간호법 제정안이 최종 부결됐다.
30일 재투표 결과 재의결 정족수인 3분 2 찬성 기준을 넘기지 못했다. 대한간호협회는 반대 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해 내년 총선서 심판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 업무 규정을 별도 법률로 분리해 간호사의 면허·자격·업무·범위·처우 개선 등을 담은 법안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또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후 ‘윤 대통령 공약’ 여부를 놓고, 당·정과 야당의 공방이 이어졌고, 이날 본회의에서 재투표가 이뤄졌으나 재석의원 289명 중 178명이 찬성해 의결이 무산됐다. 반대는 107표, 무효는 4표였다.
이날 본회의 전까지 정부·여당은 명칭을 '간호사 처우법'으로 바꾸고 업무 규정은 기존 의료법에 존치하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대한간호협회와 야당은 수용하지 않았다.
본회의 후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가 한걸음씩 양보하여 간호법에 대한 조정안을 마련할 것을 여러 차례 당부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대립으로 법률안이 재의 끝에 부결되는 상황이 반복되어 매우 유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앞으로, 여·야가 협의하여 마련하는 법안이 국민들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 제고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여·야·정이 마주 앉아 간호사 처우 개선, 필수 의료인력 부족 해소, 의대정원 확대, 의료수가 현실화, 무의촌 해소 등 지역 의료기반 확충을 포함한 정책 대안을 마련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간호사들의 오랜 열망인 간호법이 통과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내실 있게 공공의료체계 강화할 수 있는 새 법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호법 부결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과 관련해 “국민 편에서 재투표에 임할 것을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으나 국민의힘(113석)이 일찌감치 '당론 부결'을 정했기 때문에 가결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간호법은 직역들 사이에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켜 국민들의 건강권 보호에 큰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높다"며 "이 사실을 잘 아는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이 법안을 밀어붙이는 건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해 정부 여당의 정치적 부담을 가하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표 계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간호법 논란은 내년 총선 정부·여당 심판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공약 파기’로 보고, 법안 부결시 정치 투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간협은 지난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주최측 추산 10만명이 모인 대규모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간호협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간호법은 이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각 직역의 요구와 우려사항을 모두 반영해 대안을 마련했고, 여야 국회의원 179명이 찬성해 본회의를 통과했다"며 "그런데도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가 반대단체의 허위주장을 근거로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건의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영경 간호협회 회장은 성명에서 "국민의힘은 간호법 제정 약속을 어겼고, 복지부는 간호법 가짜뉴스 확산에 앞장섰다"며 "총선기획단을 조직해 대통령에게 간호법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한 부패정치인과 관료들을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밝혔다.
간협은 30일 오전에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간호법 제정 약속 이행 촉구 및 이종성 의료법 개악 저지' 집회를 열고 간호법 재의결 찬성을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간협은 이날 본회의 재표결 이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국회 임기 만료 전에 간호법을 재추진할 것"이라며 "부당한 불법 진료 지시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에 참여하고, 내년 총선에서 부패정치와 관료를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경 간협 회장은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발의하고 심의한 간호법의 명줄을 끊었다"며 "2024년 총선에서 공정하고 상식적이지 못한 국회의원을 심판하고, 간호법을 조작 날조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을 단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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