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누가 뭐래도 내갈길 간다?
2000-09-19 박혜경 기자
민주당이 '여야 중진회담'을 제의했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무시하고 부산 장외집회 준비에만 전념하는데...
민주당이 여야 총무회담 등 공식적인 창구가 있음에도 '여야 중진회담'을 제기한 것은 한나라당이 민주당 3역에 대한 불신이 깊고, 대화상대로 현 지도부를 꺼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협상창구를 복원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전해들은 한나라당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중진회담' 제의 방침을 완전히 무시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이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움직여 왔기 때문에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든 결심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 이미 대통령이 특검제는 안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밝힌 상태에서 "'여야 중진회담'에서 논의할 내용이 극히 제한적이다"는 판단이다.
박병석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모든 문제를 중진회담에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야당의 합리적 입장은 수용키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지만 한나라당은 특검제를 '중진회담'의 중심의제로 논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태.
민주당에서는 결국 김대중 대통령이 '특검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국정조사만 채택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제기된 것이나 민주당내 논란이 되고 있는 여타 다른 대안들에 대해서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한나라당 한 당직자가 전한다.
또한 한나라당의 이런 인식에는 현 정세가 정부여당을 더욱 세게 몰아 붙이면 붙일수록 한나라당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상황판단도 깔려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최근 대통령이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최고위원 워크샵에서 나온 발언을 주시하고 있는 상태. 대통령이 현 여야 대치정국을 수습해야 할 위치에서 최고위원 워크샵에서 제기된 수습안을 적극 참고할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