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영남후보 만들기' 시동
2000-09-21 박혜경 기자
최근 영남권 출신 중진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영남 후보론'과 '반 이회창'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일련의 회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허주는 김 전대통령과 만나 '(PK와 TK의)지역연대론'에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근혜 부총재와도 상당한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부총재는 이회창 총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고 지난 한나라당 부총재 경선에서도 2위를 해 '대안'이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 일련의 만남들은 모두 차기 대선에서 '영남 후보론'과 '반 이회창'이라는 공통분모 속에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은 이회창 총재 측의 '대안 부재론'은 말 그대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한시적으로 챙기고 있는 것에 불과하고 새로운 대안을 내세운다면 상황은 달라 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연합구도에는 장애도 적지 않다. YS에 대한 영남의 여론이 기본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 그의 스타일상 뒤에서 움직이는데 머물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에 다른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 물론 보다 근본적인 것은 도대체 '대안'이 누구냐 하는 것이다. 모두가 흔쾌히 동의할 수 있고 경쟁력있는 대안을 언제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그러나 차기 대선은 2년 이상 남았다. 그 과정에서 영남후보를 만들고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때문에 여야 모두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지금 움직이는 세력이 연대한다면 차기 대권구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소한 캐스팅 보트를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열쇠는 민심이 쥐고 있다. 다시 지역대표후보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영남의 민심이 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