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채의 사퇴, 김옥두에게는 칼?

2000-10-06     박혜경 기자

'당기구 개편 파동'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민주당 정동채 기조실장. 그 파급이 당직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5일 정동채 기조실장이 당기구 개편안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서영훈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일단은 "당무위원회에서의 개편안에 대한 거센 비판과 장성민 의원의 '제왕적 사무총장론'등의 비판에 대한 책임을 진 것" 이라고 설명되고 있으나 이번 파문을 진화시키기 보다는 당직개편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정동채 실장이 당 기구 개편안에 '책임'을 지게된 이유는 당 개편안이 기조실에서 성안되었다는 것. 그러나 사실 이 안은 작년의 당 쇄신위원회(위원장 김근태)때부터 준비되어 온 것으로 정실장의 작품이라고 볼 수 는 없다는 견해가 많다. 따라서 이번 사의 표명은 자신이 문제의 '사무총장 역할 강화'를 주도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에 대한 항의의 뜻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다 큰 관심의 초점은 정 실장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는 당직개편을 더욱 압박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당 기구 개편'파문의 핵심은 기구개편안 그 자체가 아니라 동교동 구주류의 전횡이고 구체적인 제1 타겟은 '김옥두 '총장이라고 보는 시각이 자배적이다. 기구개편안 자체는 일정한 합의가 있었던 것이고 사무총장만 바뀌면 개편안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정실장의 사임은 김옥두 총장에 대한 '방패막이'가 되기보다는 '사퇴 압력'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왜 진짜 책임져야 할 사람은 가만히 있느냐는 당내 여론이 비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정실장이 소위 '한화갑계'라는 것도 파장을 키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의 사퇴가 당직개편의 계기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수의 당내세력이 동교동계 구주류를 공격하고 이들은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완강히 저항하고 있는 지금의 형국이 계속될지 아니면 역학구도에 변화가 있을지 김대중 총재가 결정하게될 것이다. 당직개편이 단행된다고 해도 영수회담 전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