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차기대권 유력하다?
2000-10-18 박혜경 기자
YS가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이 차기 대권에서 유력한 후보다"고 말하자 그 의도를 놓고 정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이 총재측은 가치없는 발언으로 돌리며 아무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인제 최고위원측은 크게 신경쓸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지만 내심 '영남권 불가론이 희석되지 않을까' 반기는 분위기다.
YS는 그동안 비이회창을 견지하면서 '영남후보론'를 주장해 왔다. 또한 '민산 재건' 움직임과 '김정일 규탄 서명운동'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반DJ 보수진영의 입장을 앞장서서 발표해 왔다. 이런 YS의 움직임을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지분 일부를 요구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것이 중론이다.
YS는 기회 있을 때마다 DJ 흠집내기를 해왔다.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과 관련해서도 "노벨상 가치가 땅에 떨어졌다"고 폄하했고, 고려대 사건에서는 'DJ의 사주'라며 독설을 날렸었다. 이번 이인제 최고위원을 지지하는 YS 발언(그것도 DJ의 비위장을 건들면서)은 DJ의 후계구도를 흔들려는 의도도 짙다.
이인제 최고위원이 여권의 대선후보로 가장 앞서 나가고는 있으나 당내 입지가 확고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YS가 공개적으로 이인제 최고위원을 지지하고 나왔을 때 후계구도를 둘러싼 민주당 내부 분란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DJ의 차기 대권 후계구도를 흔들어 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민주당 내부에서 2002년 1월 차기 대권후보가 결정되면 DJ가 당적을 내놓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는데, 이인제 최고위원이 여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되면 DJ가 레임덕으로 큰 피해를 받게될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YS는 모든 가능성에 추파를 던지고 있다
대체로 YS의 이번 발언은 이 총재를 압박하고 DJ의 후계구도 구상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YS 정권에서 정치입문 했던 한 한나라당 의원은 "이 총재의 굴복을 전제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거나, DJ와 동서화합을 명분으로 힘을 합쳐 새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이인제 불가론'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이유는 자기를 존중하고, 목소리가 좋다는 것) 갑자기 '이인제 최고위원 지지 발언'을 한 YS의 말을 있는 그대로 믿기도 힘들다.
이인제 최고위원을 이용해 나름대로 이 총재와 DJ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영남권과 이 총재의 틈새를 노리고, 차기 후계자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DJ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던졌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낚시 바늘을 던져놓고 누가 물기를 기다리는 형상이다.
차기 대선후보와 관련해 YS는 이후 어떻게 움직일지 또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이후 정치지형과 연관돼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