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독식제, 미국헌법의 위기?
2000-11-09 박혜경 기자
현재까지 득표결과는 앨고어가 부시보다 15만표를 더 얻었다. 그러나 승자독식제라는 미국헌법을 기초한 선조들의 망령이 유권자들의 선택을 막고 있다. 대통령 결정은 지지율로서가 아니라 선거인단수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이미 한가지 답을 속삭였다. 앨고어 후보가 전국 득표율에서 약 1억표 중 15만표를 더 얻었다. 그러나 미국헌법을 기초한 선조들의 망령이 그러한 선택을 막고 있다. 대통령 결정은 지지율로서가 아니라 선거인단수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고어는 득표율 뿐 아니라 고어 260명, 부시 246명으로 선거인단수에서도 앞서고 있다. 아직 오레곤주가 개표전이지만 오레곤은 선거인단수가 7명밖에 안되기 때문에 부시가 오레곤을 가져가더라도 253명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플로리다가 결정적인 변수이다. 플로리다에서 득표율이 높은 후보가 플로리다의 선거인단 25명을 모두 가져가서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 이것이 미국 선거의 독특한 점인 승자독식제도 때문이다.
하지만 플로리다의 득표수 차이가 부시 2,909,176명 49%이고, 고어 2,907,451명 49%로 1700여표, 0.5% 미만에 불과하다.플로리다 주법에 따라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 간 득표수 차이가 총득표수의 0.5% 미만일 경우 자동적으로 재검표를 해야 한다. 현재 플로리다는 재검표 중이며 그 결과를 양후보 진영과 미국민들은 초긴장상태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미국국민들이 자신들이 누구를 뽑았는지를 알게 될 때에도 의구심들은 남아 있을 것이다. 재개표 결과가 조지 부시 후보를 당선 확정한다면, 입법자들과 미국국민들은 100년만에 처음으로 그 결과에 반대할 것인가? 방법론의 위기-부유한 유대인 노인이 팻 부캐넌을 찍을 정도로 투표용지가 판독 불가능할 수 있을까? 롤러 코스터를 방불케하는 플로리다 상황에 대한 언론의 성급한 보도로 시차가 3시간이나 늦은 서부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던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까?
이런 흔치않은 가시덤불 같은 상황에서 누가 선출되든지 적법성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아마도 수치놀음에 강한 주식시장에서는 문제시하지 않을테지만)
한편 부시는 승리를 장담하며 차기대통령선포는 시간문제'라고 여유를 보였다. 부시측은 플로리다에서 1천784표 앞서 있으며 남아 있는 해외(군인 및 그 가족) 부재자 투표자들도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부시당선가능성을 높였다.
앨 고어는 “우리 헌법 하에서 나와 조 리버맨 부통령 후보가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 더 많은 지지를 획득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선거인단의 승리자가 다음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우리 헌법은 자유의 온전한 토대이며 각 주(州)에서 투표로 미국인들이 내린 진정한 결과를 실현하도록 충실히 준수되어야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양후보 모두에게 축사를 보내고, 국민들에게 "이후에는 미국국민 중 누구라도 '아직 내 표가 산정되지 않았다'는 말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Time.com의 e-voting질문 "대통령 당선이 선거인단에 의해서가 아니라 전국 지지율로 결정되어야 하는가?"에 그렇다 46.7%, 그렇지 않다 49.8의 결과가 나왔다.
(장유미기자/ewincom)